사극이라기보단 청춘 판타지…'화랑' 7.9%로 아쉬운 종영

입력 2017-02-22 07:51   수정 2017-02-22 09:57

사극이라기보단 청춘 판타지…'화랑' 7.9%로 아쉬운 종영

어두운 이미지 벗고 재기발랄 판타지 실현…개연성 부족에 집중도 저하




(서울=연합뉴스) 이정현 기자 = 미남 옆에 또 미남, 또 또 미남….

'꽃화랑' 6명을 내세워 시청자의 눈을 즐겁게 했던 KBS 2TV 월화극 '화랑'이 지난 21일 막을 내렸다. 22일 시청률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마지막 20회는 전국 시청률 7.9%, 수도권 시청률 8.0%를 기록했다.

경쟁작인 SBS TV '피고인'의 전국 시청률은 22.2%, MBC TV '역적'은 11.5%로 각각 집계됐다.

지난해 12월 19일 첫회에서 6.9%를 기록하며 젊은층에서 호응을 얻은 '화랑'이었지만 SBS '피고인'의 전작인 '낭만닥터 김사부'가 20% 위에서 고공행진을 한 탓에 출발부터 기를 펴지 못했다.

'낭만닥터 김사부'가 끝나면서 10%대 진입 여부에 관심이 쏠렸으나 역시 쫄깃한 긴장감을 선사하는 '피고인'과 초반부터 김상중의 연기력으로 몰입도를 높인 '역적'에 계속 고전을 면치 못했다.






◇ '전사'에서 '청춘'으로…판타지 속 화랑을 꺼내다

기존 미디어 속 신라 '화랑'의 이미지는 전사에 가까웠다. 성인 장군들 못지않은 기백으로 백제 등과의 전투에 나서 죽기를 각오하고 싸웠다. 하얗게 분칠한 얼굴에 시뻘건 입술은 화장이라기보단 결의를 내비치는 분장에 가까웠다.

그러나 드라마 '화랑'은 그런 이미지를 버리고 꽃미남들을 내세워 싱그러운 청춘의 낭만과 판타지를 부각했다. 방송 전부터 '꽃화랑'들의 미모가 연일 화제가 됐으니 고정관념을 타파한 데는 어느 정도 성공한 셈이다.

박서준, 박형식, 최민호, 도지한, 조윤우, 김태형 등 6명의 화랑이 '선문'이란 한 공간에서 합숙하며 각각 성장통을 겪고 티격태격하는 모습은 전쟁 같은 극단적인 신(scene) 없이도 시청자의 눈을 즐겁게 하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마냥 성장 드라마 같진 않았다.

마지막회에서도 밝혀졌듯 천인도, '반쪽'도 아닌 성골이었다는 무명(박서준 분)의 출생 비밀과, 자신의 입으로 왕임을 선언하기까지 오랜 시간 절치부심했던 삼맥종(박형식)의 고통, 그리고 아로(고아라)를 사이에 둔 두 사람의 우정과 경쟁, 결국 협력은 충분히 진지했다.

지소태후 역의 김지수와 풍월주 역의 성동일, 박영실 역의 김창완 등 중년 연기자들도 극이 지나치게 가볍게 흐르지 않도록 무게감을 잡아줬다.

아울러 100% 사전제작된 덕분에 황량한 겨울 풍경이 아닌 싱그러운 여름 영상을 만끽할 수 있었단 것도 장점이다. 화랑과 원화의 다채로운 복장이 풍성한 여름 배경과 잘 어우러졌다.






◇ 개연성 부족과 반복된 패턴에 힘 빠져…타깃 확대 실패

그럼에도 '화랑'은 장점보단 단점이 더 부각된 측면이 없지 않다.

사전제작임에도 개연성이 부족한 이야기 전개와 매번 반복되는 구도는 몰입감을 주지 못했다.

여섯 화랑을 맡은 배우들은 제각기 맡은 사연을 충실히 표현해냈다. 박서준은 6명 중 맏형으로서 극 중에서나 촬영장에서나 중심을 잡았고 박형식은 사극이 처음이지만 박서준과 대등하게 겨뤘다. 이외에 연기가 처음이거나 경력이 많지 않은 아이돌 출신도 있었지만 대체로 무난한 연기력을 보였다는 평가가 다수였다.

여주인공 고아라는 매번 위험에 처하면서도 유쾌함과 긍정적인 마음을 잃지 않는 아로를 적절하게 소화했다.

그러나 스토리 측면에서 삼맥종이 스스로 왕임을 밝히지 못하는 이유가 충분히 납득할 만큼 설명되지 못했고, 매번 위기 상황에 빠지는 아로를 구하러 무명과 삼맥종이 함께 달려온다는 패턴은 너무 뻔했다.

또 아로를 사이에 두고 무명과 삼맥종이 대등한 구도를 이뤘어야 긴장감이 높아졌겠지만, 아로의 마음이 처음부터 무명에게 기운 상황에서 삼맥종은 매력을 충분히 발휘하기 어려운 게임이었다. 늦게 끼어든 숙명공주(서예지)는 사각관계라고 하기에도 민망한 수준에서 마음을 접어야 했다.

이 때문에 무명과 아로의 러브스토리는 생각보다 달콤하지 못했고, 끌고 또 끈 삼맥종의 왕 선언 장면 역시 기대만큼 짜릿함을 안겨주지 못했다.






여섯 화랑의 스토리가 충분히 다뤄지지 못한 점도 아쉬웠다. 반류(도지한)-수연(이다인) 커플이나 지소태후와 안지공(최원영) 커플, 한성(김태형)-단세(김현준) 형제의 이야기는 메인 줄거리만큼 관심을 얻었지만 짧은 분량으로 급히 마무리됐다.

제작진이 처음부터 이 드라마는 청춘 사극이 아닌 청춘물이라고 밝혔던 만큼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고도 볼 수 있겠다.

그러나 조금만 더 극의 짜임새를 강화하고 볼거리를 늘렸다면 더 넓은 세대로부터 사랑받는 청춘물이 될 수 있었던 가능성은 충분했기에 아쉬움이 남는다.

lis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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