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입고 지친 울버린…휴 잭맨의 마지막 울버린 영화 '로건'

입력 2017-02-23 18:20  

상처입고 지친 울버린…휴 잭맨의 마지막 울버린 영화 '로건'





(서울=연합뉴스) 황희경 기자 = '엑스맨' 시리즈의 슈퍼 히어로 '울버린'이 다시 돌아왔다. 그런데 우리에게 친숙한 그 모습이 아니다. 상처를 스스로 치유하는 능력을 잃은 탓에 온몸이 상처투성이다. 덥수룩한 수염에 주름은 깊게 팼다.

손에서 튀어나오는 무기인 '클로'는 여전하지만 믿음직스러운 슈퍼 히어로의 모습이라기보다는 어딘가 위태위태한 모습이다.

휴 잭맨의 마지막 울버린으로 화제가 된 영화 '로건' 속 울버린은 기존 울버린 캐릭터와는 다른 모습이다. 슈퍼 히어로의 능력을 잃어가는 그는 늙고 지친 인간의 모습에 가깝다. 영화 제목이 울버린의 본래 인간 이름인 로건인 것도 인간적인 면모에 초점을 맞추는 내용을 암시한다.

히어로의 능력을 잃어가는 로건은 한때 엑스맨 들의 리더였지만 이제는 역시 늙고 병들어 휠체어에 의존하는 신세가 된 '엑스(X)-프로페서'(패트릭 스튜어트 분)를 돌보며 멕시코 국경 인근의 한 은신처에서 살아간다.

세상에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조용히 살던 그의 앞에 어느 날 자신을 닮은 돌연변이 소녀 '로라'가 나타난다. 정체불명의 집단에 쫓기는 '로라'를 지키기 위해 로건은 모든 것을 건 대결을 시작한다.

위력적인 클로를 휘두르며 벌이는 액션은 여전하고 피가 난무하지만 기존 할리우드 블록버스터가 주는 통쾌함은 느껴지지 않는다. 대신 지친 히어로가 힘겹게 마지막 힘을 짜내 분투하는 모습은 쓸쓸하기까지 하다.

영화의 또다른 축은 '로라'역을 맡은 신예 다프네 킨이다. 첫 영화라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의 액션을 선보이는 11살의 스페인 소녀는 어리지만 강렬한 여전사의 역할을 200% 해내며 휴 잭맨과 함께 나란히 영화를 이끌어 간다.

2000년 영화 '엑스맨'으로 스타덤에 오른 휴 잭맨은 이번 영화로 17년간 자신의 분신과도 같았던 '울버린'과 작별한다.

17년 동안 9편의 엑스맨 시리즈에서 울버린 역할을 맡아왔던 그는 "마지막 작품에 정말로 모든 것을 다 쏟아붓고 싶었다"는 말대로 마지막 울버린에서 새로운 울버린을 만들어냈다.

'앙코르'로 골든글로브 작품상을 받았던 제임스 맨골드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28일 밤 개봉. 137분. 청소년 관람불가.






zitron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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