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관광객, 아카데미 시상식 '깜짝스타' 등극

입력 2017-02-28 08:44  

할리우드 관광객, 아카데미 시상식 '깜짝스타' 등극

약혼녀와 버스투어 하다 즉흥 초대받아 덴젤 워싱턴 성혼선언까지




(시카고=연합뉴스) 김 현 통신원 = 약혼녀와 함께 할리우드 버스 관광에 나섰던 미국 시카고 남성이 제89회 아카데미 시상식의 '깜짝 스타'로 부상했다.

27일(이하 현지시간) 시카고 언론에 따르면 2017 아카데미 시상식에 즉흥 초대됐던 '시카고에서 온 게리'(Gary from Chicago)란 인물이 소셜미디어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시카고 주민 게리 콜과 약혼녀 비키 마인스는 전날 로스앤젤레스 돌비극장에서 열린 아카데미 시상식에 사전 계획 없이 초대돼, 할리우드 특급 배우들이 증인을 선 가운데 '가장 좋아하는 배우' 덴젤 워싱턴의 성혼선언으로 약식 결혼식까지 올렸다.

콜과 마인스는 로스앤젤레스 여행 중 할리우드 관광버스를 탔다가 이처럼 상상도 못 했던 일을 경험했다.

아카데미 시상식 사회자 지미 키멀은 생방송 도중 즉흥적으로 임의의 관광버스 승객 전원을 행사장으로 초대했고, 이 가운데 콜-마인스 커플이 포함돼있었다.

할리우드 기념 후드티와 야구모자 차림에 검은 뿔테 안경을 쓰고 연보라색 스마트폰을 손에 든 콜은 시상식 무대 앞에 서서 본인을 "시카고에서 온 게리"라고 소개했다. 이어 마인스는 그의 약혼녀라고 밝혔다.




그러자 키멀은 마인스에게 "가장 좋아하는 배우가 누구냐"고 물었고, 마인스는 영화 '펜스'(Fences)로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워싱턴을 가리켰다.

키멀로부터 "주례를 서줄 수 있느냐"는 요청을 받은 워싱턴은 흔쾌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콜과 마인스 사이로 가서 "두 사람이 남편과 아내가 되었음을 선언합니다"라고 성혼선언을 하고 커플의 기념 셀피 촬영에 응했다.

콜은 아카데미 남우조연상을 받은 마허샬라 알리의 트로피를 손에 들고 사진을 찍었고, 남우주연상 후보 라이언 고슬링, 여우주연상 수상자 엠마 스톤 등과도 인사를 나눴다. 마인스는 제니퍼 애니스톤으로부터 선글라스를 선물 받기도 했다.

소셜미디어에는 "시카고에서 온 게리"라는 해시태그를 단 포스팅이 쏟아졌다.

시카고 프로 스포츠팀들도 콜에게 무료입장권과 선물을 제안했다. 프로농구팀 불스와 프로야구팀 화이트삭스는 경기 관람 비용을 지불하겠다고 공표했고, 프로풋볼팀 베어스는 팀 로고가 새겨진 스마트폰 커버를 콜의 연보라색 커버 대체품으로 준비해놓았다고 익살을 부렸다.

한편 ABC방송은 콜과 마인스가 이날 밤 방송되는 '지미 키멀 라이브' 쇼에 출연한다고 밝혔다.


chicagor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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