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양태영 테라펀딩 대표 "P2P 최초 대출액 1천억 넘어"

입력 2017-03-02 06:11  

[인터뷰] 양태영 테라펀딩 대표 "P2P 최초 대출액 1천억 넘어"

"다세대·빌라 시장 규모 연 20조원…대부분 대부업 등서 자금 조달"

"부동산 P2P 대출, 1순위 대출·사업장 신탁 여부 따져봐야"




(서울=연합뉴스) 박의래 기자 = "1천억 대출하는 데 2년이 조금 더 걸렸습니다. 다음 목표는 1조원입니다."

양태영 테라펀딩 대표는 2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누적 대출액이 1천억원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P2P(개인 간) 금융업체 중 처음이다.

지난해 1월 초만 해도 누적 대출액은 69억원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폭발적으로 성장한 덕분이다.

P2P 대출은 대출을 받으려는 사람과 이들에게 돈을 빌려줄 사람을 직접 연결해 주는 금융 시스템이다.

테라펀딩은 빌라나 오피스텔 등 소형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이라는 틈새시장에 특화돼 있다. 건설자금이 부족한 건축주와 투자자를 연결해 연 10%대 중금리 대출을 중개한다.

테라펀딩이 P2P업체 중 가장 먼저 1천억원을 돌파할 수 있었던 것은 '안전하다'는 평가를 받아서다.

P2P업체의 심사 능력만을 믿고 담보 없이 투자해야 하는 신용대출 P2P와 달리 부동산을 담보로 잡고 있고, 까다로운 심사로 손해를 최소화하는 프로세스를 만든 덕분이다.

건설자금이 필요한 건축주가 테라펀딩의 문을 두드리면 부동산·건축 전문가들이 대출 여부를 심사한다.

대출은 테라펀딩이 1순위어야만 된다. 기존 대출이 있다면 대출받은 돈으로 모두 상환해야 한다.

또 건물이 지어지면 이를 담보로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을 수 있는지 본다. 건물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 테라펀딩에서 빌린 돈을 대환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대출 가능성 외에도 분양에 성공할 수 있을지, 분양이 안 되면 전세로라도 빚을 갚을 수 있는지 본다.

이렇게 확인한 후에도 완공된 건물 가치의 60%까지만 대출이 나간다. 최악에는 경매를 통해 빚을 받아내기 위해서다.

해당 대출자의 시공 능력이나 과거 기록을 확인하는 것은 기본이다. 이렇게 깐깐하게 심사를 하다 보니 대출 심사 통과율은 5%에 불과하다.

심사를 통과한 사업은 홈페이지에 올려 투자자를 모집한다. 투자자는 매월 연 10%대 금리의 이자를 받다가 건물이 다 지어지면 원금을 돌려받는다.

사업이 진행되는 중간에도 테라펀딩이 정기적으로 현장을 점검하고 진행 상황을 홈페이지에 올린다.

보통 한 사업에 투자하고 원금을 받기까지는 8개월 정도가 걸린다. 담보가 있고 투자 기간도 짧으며 수익률도 높다 보니 투자자가 몰린다.

지난달에는 10억원을 모집하는데 29초 만에 마감됐다.

양 대표는 "투자자 모집을 할 때면 동시 접속자 수가 많아 혹시나 홈페이지가 다운되지는 않을까 걱정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가 처음 소형 빌라에 관심을 두게 된 것은 스물네 살 때다. 부산에서 대학을 다니다 HSBC은행의 계약직으로 부동산 대출 상담을 하면서 경매로 부자가 되는 사람들을 보게 됐다.

양 대표도 경매를 해봤고, 처음 낙찰받은 건물을 되팔아 3개월 만에 1천만원을 벌었다.

자신이 생겨 회사도 그만두고 경매 시장에 본격적으로 들어갔지만 2번째 낙찰받은 건물은 복잡한 권리관계로 5년 만에 손을 털 수 있었다.

양 대표는 "소형 건물을 지을 때는 금융기관 대출이 어려워 지인이나 대부업 등 여러 곳에서 조금씩 돈을 빌려서 하다 보니 문제가 생기면 권리관계가 복잡해지는 것을 그때 알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은행 입장에서는 소형 PF는 큰 사업에 비해 돈이 안 되다 보니 관심이 없지만 다세대나 소형 빌라, 오피스텔 시장이 연 20조 원이 넘어 충분히 틈새시장으로 공략할 수 있다고 봤다"며 "돈이 꼭 필요해 고금리 사채를 쓰는 사람에게 중금리로 돈을 빌려줄 수 있어 보람도 느낀다"고 말했다.

이렇게 2014년 12월에 시작한 테라펀딩은 지금까지 1천5억4천만원의 대출이 나갔고, 상환받은 돈은 324억5천만원이다.평균 수익률 연 12.5%이며 평균 투자기간은 8.3개월이다. 서비스 시작 후 부도 처리된 상품은 단 한 건도 없었다.

전체 투자자는 5천940명이었고 총 투자 건수는 2만5천678건이었다. 1인당 평균 투자금액은 약 1천700만원이며 1인당 평균 4.3회 투자했다.

전체 투자자 중 재투자율은 66.5%이며 98회나 투자에 참여한 사람도 있다.

테라펀딩이 성공을 거두면서 최근 P2P 금융 시장에는 부동산 담보대출을 취급하는 업체들이 우후죽순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양 대표는 부동산 담보대출이라고 해서 무조건 안전하다고 보면 안 된다고 경고한다.

양 대표는 "부동산 담보대출에 투자할 때는 해당 대출이 1순위 대출인지 여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10억 원 가치의 건물에 1순위로 6억 원이 잡혀있고 2순위로 1억 원이 들어갔는데, 대출이 부실화돼 경매로 넘어갔다.

이 건물이 7억 원 이상으로 팔리면 좋지만 5억 원에 낙찰되면, 1·2순위자 모두 1억 원씩을 손해 보게 된다. 그러나 손해율은 16.7%와 100%로 크게 다르다.

해당 사업이 부동산 신탁회사로 소유권을 이전해 놓았는지도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는 "사업자가 여러 사업장을 동시에 하는 경우가 많은데 한 사업장에서 부실이 나면 채권자가 다른 사업장을 담보로 잡는 경우가 많다"며 "소유권을 신탁회사로 이전해 놓으면 이자가 연체되거나 회사에 문제가 생기더라도 부동산 현장이 3자에게 압류돼 경매로 넘어가는 일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laecorp@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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