劉 "변하지 않는 정치적 토대"…南 "합리적 보수는 수구와 달라"
(서울=연합뉴스) 홍정규 기자 = 바른정당 대선주자인 유승민 의원과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3일 나란히 '보수의 심장' 대구에서 대권 행보에 나섰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주도한 유 의원과 남 지사가 탄핵심판 선고가 임박한 시점에 박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대구를 방문한 것이다.
특히 박 대통령으로부터 '배신의 정치'로 낙인 찍힌 유 의원은 전날에 이어 이틀째 대구에 머무르며 기자 간담회를 열고 개헌 결의대회 등에 참석한다. 유 의원의 지역구도 대구다.
유 의원 측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유 의원에게 대구는 변치 않는 토대"라며 "'최순실 사태'로 침묵하는 영남의 보수층을 안심시키기 위해 대구를 찾은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대구·경북(TK)의 유 의원 지지도가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나지만, 낮은 응답률과 바닥 정서를 고려하면 결코 적대적인 분위기는 아니라는 게 유 의원 캠프의 인식이다.
유 의원은 전날 SBS '숏터뷰'에 출연, 전·현직 대통령과 대선주자를 야구 수비 포지션에 배치하면서 박 대통령을 투수로 꼽기도 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시절 야구 동호회 활동을 했던 그는 "(박 대통령이) 선수로 뛰시기는 좀 곤란하지만, 잘 던질 기회를 드려야죠"라며 박 대통령과의 묘한 '애증'을 드러내기도 했다.
2014년 지방선거에서 박 대통령을 "대한민국의 딸"이라며 자신이 지키겠다고 했던 남 지사도 이날 대구에서 개헌 결의대회에 참석하고 큰불로 피해를 봤던 서문시장을 방문한다.
대구의 상징적 공간인 서문시장에서 남 지사는 자신이 강조하는 협치와 연정을 거듭 역설할 예정이라고 남 지사 캠프 관계자가 전했다.
인터넷 방송에서 랩과 춤을 선보이며 '젊은 후보' 이미지를 강조한 남 지사는 자신을 "바탕은 보수에 둔 정치인"이라며 "중도와 진보를 아우르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남 지사 측은 "보수의 텃밭인 대구에서 진영 논리를 깨고 이념·지역 간 통합을 강조하겠다"며 "합리적이고 깨끗한 진짜 보수는 적폐를 옹호하는 수구와 다르다"고 말했다.
남 지사는 그동안 경기도 이외 지역을 다닐 기회가 다른 주자들에 비해 적었다. 이날 대구를 찾은 남 지사는 오는 4일 부산, 5일 광주를 방문해 '통합과 연정'의 전도사를 자처할 계획이다.
보수정당인 바른정당 주자로 나선 유 의원과 남 지사가 이번 대구 방문으로 지지율 반등의 계기를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국갤럽이 지난달 28일부터 전날까지 전국 유권자 1천10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신뢰수준 95%에 ±3.1%포인트)에 따르면 바른정당 지지율은 5%로 창당 이후 최저치다.
보수층 응답자들의 지지율도 11%로 자유한국당(33%)은 물론 더불어민주당(18%)에 못 미쳤다. 이번 조사와 관련한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인터넷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zhe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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