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현대차 이사선임 '찬성' vs '반대' 주목

입력 2017-03-06 06:02   수정 2017-03-06 06:24

국민연금, 현대차 이사선임 '찬성' vs '반대' 주목

국민연금 "장기적 주주가치 증대하는 방향으로 결정"

(서울=연합뉴스) 윤선희 유현민 기자 = 12월 결산법인의 올해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국민연금공단의 의결권 행사의 향방에 관심이 쏠린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말 기준 기금 적립액이 558조3천억원에 달하며 이 중 557조7천억원을 금융부문에서 운용하고 있다.

이 가운데 18.4%인 102조6천억원을 국내 주식에 투자하고 있다. 이는 코스피와 코스닥 전체 시가총액(작년 말 기준)의 7%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지난 2일 현재 국민연금이 10% 이상 지분을 보유한 상장사도 76곳이나 된다. 삼성전자[005930]와 현대차[005380]도 각각 9.03%, 8.02%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물론 전체 국내 주식 투자액의 절반 정도를 위탁 운용하고 있지만, 이는 동시에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가 다른 기관투자자의 주주권리 행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이유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지난 한 해 지분을 보유한 기업 753곳의 주총에 참석해 3천35건의 상정안에 의결권을 행사했다.

이 가운데 찬성이 2천715건으로 89.46%에 달했고 반대는 306건으로 10.08%에 그쳤다. 나머지 14건(0.46%)에 대해선 중립 입장을 취하거나 기권했다.

국민연금의 주총 안건 반대 비율은 상법 개정과 관련해 정관 변경 반대 안건이 증가했던 2012년 17.00%로 정점을 찍은 이래 10% 안팎의 수준을 유지해 왔다.

지금까지 증시 안팎에서 국민연금은 주주권리를 소극적으로 행사하는 '덩치만 큰 거수기'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실제 주식을 보유한 상장기업의 주총에 참석해 주요 상정안에 반대표를 던진 안건은 10건 중 1건꼴에 그쳤다.

그나마 국민연금의 주총 안건 반대 비율은 2% 안팎에 그치는 기관투자자(운용사)의 반대 비율과 비교하면 5배 정도 높은 수준이다.

그러나 최순실 사태와 관련해 지난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 의결권 행사를 둘러싼 논란이 제기되고 있어 올해 주총시즌 국민연금의 행보는 더 주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우선 오는 17일 예정된 현대차의 주총에서 국민연금이 정몽구 회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에 어떻게 나올지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민연금은 2013년 현대차 주총에서 "기업가치 훼손 내지 주주권익 침해 이력이 있다"며 정 회장의 이사 재선임을 반대한 바 있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이르면 10일께 열리는 투자위원회에서 최종 입장이 정해진다"면서 "의결권 행사 지침에 따라 장기적으로 주주가치 증대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증시 참여자들 사이에서는 국민연금이 국민 노후를 책임지는 만큼 기업 경영 효율화를 이끌어 운용 수익률을 극대화할 다양한 개선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일각에선 국민연금이 주총에서 영향력 있는 의결권을 행사하려면 다른 기관투자자들과 공조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국민연금이 단일 주주 기준으로는 상당한 지분을 가지고 있더라도 주총에서 의미 있는 목소리를 내기에는 지분이 부족하다는 이유에서다.

경제개혁연대 소장인 김상조 한성대 교수는 "국민연금은 과거에도 두 차례에 걸쳐 정몽구 회장의 이사 재선임에 반대할 정도의 의결권 지침을 마련해 놨다"면서 "그러나 혼자 반대해서는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국민연금이 자신의 지분에 대해서만 소극적으로 주주권리를 행사할 게 아니라 의결권 행사 방침을 미리 밝히는 등 국내 기관투자자들을 설득하고 선도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른 한편으로는 기관투자자의 적극적인 의결권 행사를 유도하는 자율지침인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을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김 교수는 "국민연금이 신뢰받는 주주권리 행사 모습을 보인다면 상법이나 공정거래법 개정 없이도 한국 기업 지배구조의 많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면서 "국민연금이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해 적극 실천하는 모습만 보여도 충분하다"고 말했다.

그는 "스큐어드십 코드의 활성화는 적대적으로 경영에 개입하라는 얘기가 절대 아니다"며 "평상시 투자회사의 경영진과 대화를 통해 문제를 사전에 인지하고 해결을 모색하기 위해 함께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더 나아가 체제 개편을 통해 기금운용본부의 독립성과 전문성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보건복지부 장관이 당연직으로 맡는 기금운용위원회 위원장을 전문성을 갖춘 민간 인사가 맡도록 해야 한다"며 "아예 기금운용본부를 분리해서 공사로 만들어 독립성을 강화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indigo@yna.co.kr, hyunmin623@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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