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전쟁고아 1천명 살린 美 헤스대령 기념비 제주에 섰다

입력 2017-03-09 09:35  

6·25 전쟁고아 1천명 살린 美 헤스대령 기념비 제주에 섰다



(서울=연합뉴스) 이영재 기자 = 6·25 전쟁 당시 미군 수송기로 서울의 전쟁고아 1천여명을 제주도로 무사히 피신시킨 고(故) 딘 헤스 미 공군 대령의 공적 기념비가 9일 제주도에 세워졌다.

공군은 이날 헤스 대령의 2주기를 맞아 제주항공우주박물관에서 공적 기념비 제막식을 한다고 밝혔다.

헤스 대령은 6·25 전쟁 당시 미 공군이 대한민국 공군 F-51 전투기 훈련과 조종사 양성을 위해 창설한 '바우트 원'(BOUT-1) 부대를 맡아 공군 전투력 강화에 기여한 인물이다.

한국 공군 정비사가 헤스 대령의 F-51 전투기에 써준 '신념의 조인(鳥人)'이라는 글귀는 한미 공군 우의의 상징으로 자리잡았다.

특히, 헤스 대령은 중공군의 공세로 인한 1·4 후퇴를 앞둔 1950년 12월 러셀 블레이즈델 군목과 함께 서울의 전쟁고아 1천여명을 미 공군 C-54 수송기 15대에 태워 제주도로 피신시킨 일화로 유명하다. 이 때문에 헤스 대령은 '전쟁고아의 아버지'라는 별명을 얻었다.

제주도에 전쟁고아들을 위한 보육원도 지은 그는 전쟁이 끝난 다음에도 수시로 한국을 찾아 고아들을 지원했고 20년 넘게 전쟁고아를 위한 모금 활동을 했다. 헤스 대령은 2015년 3월 3일 세상을 떠났다.

헤스 대령의 2주기를 맞아 제주도에 공적 기념비가 세워진 것은 그가 '전송가'(Battle Hyme)이라는 제목의 자서전에서 밝힌 소망 때문이다.


자서전에서 그는 6·25 전쟁 당시 전쟁고아들의 고통과 희생을 기억하기 위한 기념비를 세우고 '우리가 구조할 수 없었던 생명들을 추모하며'라는 글귀를 새겨달라고 썼다.

전쟁으로 삶을 꽃피우기도 전에 목숨을 잃은 모든 어린이를 잊지 않게 해줄 기념비를 세워달라고 간절히 요청한 것이다.

공군은 고인의 유지를 받들고 그의 공적도 기리고자 작년 4월부터 기념비 건립을 추진했다. 광림교회는 기념비 제작 비용 전액을 지원했다.

공군은 제주특별자치도와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의 도움을 받아 헤스 대령이 구조한 전쟁고아들의 피난처인 제주도에 기념비를 세우기로 했다.

기념비는 수송기를 향해 손을 흔드는 전쟁고아들을 표현한 탑, 헤스 대령이 전투기를 타고 출격하는 모습을 담은 조각, 그가 자서전에 남긴 전쟁고아들을 위한 추모 글을 새긴 비석 등으로 구성됐다.

기념비 제막식에는 정경두 공군참모총장, 김방훈 제주 정무부지사, 마크 내퍼 주한 미 대사 대리, 더불어민주당 위성곤 국회의원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헤스 대령의 아들 래리 헤스 씨도 참석해 의미를 더한다.

래리 헤스 씨는 "어떤 이가 아버지에게 '무엇으로 기억되고 싶은가'라고 물었을 때 아버지는 '사랑'이라는 단어로 기억되고 싶다고 하셨다"며 고인을 추모했다.

ljglor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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