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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고아의 아버지' 딘 헤스 미 대령 기념비 제주서 제막

입력 2017-03-09 12:26   수정 2017-03-09 13:15

'전쟁고아의 아버지' 딘 헤스 미 대령 기념비 제주서 제막

한국전 당시 고아 1천여 명 구해…서거 2주기 맞아 공적 기려

(서귀포=연합뉴스) 박지호 기자 = 한국전쟁 당시 전쟁고아 1천여 명을 구한 '전쟁고아의 아버지' 딘 헤스(Dean E. Hess) 미 공군 대령 서거 2주기를 맞아 그의 공적을 기리는 기념비가 제주에서 제막됐다.

공군은 9일 제주 서귀포시 안덕면 제주항공우주박물관 야외항공기전시장에서 딘 헤스 대령 공적기념비 제막식을 했다.

정경두 공군참모총장이 주관한 이날 제막식에는 딘 헤스 대령의 장남 레리 헤스씨와 김방훈 제주도 정무부지사, 마크 내퍼 주한미대사 대리, 더불어민주당 위성곤 의원, 토마스 버거슨 미7공군사령관, 그리고 딘 헤스 대령과 함께 출격했던 김두만 전 공군참모총장과 이강화 예비역 준장 등 한국전 참전 조종사들과 딘 헤스 대령의 후원을 받았던 이들 등 200여 명이 참석했다.

행사는 기념비 제막 및 기념촬영, 공적비 건립 경과보고, 기념사와 축사, 유족 대표 레리 헤스의 감사인사 순으로 진행됐다.

정경두 공군참모총장은 기념사에서 "제주도에서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전쟁고아들을 잊지 못하고 그들을 위한 작은 기념비 설립을 소망했던 딘 헤스 대령의 숭고한 뜻이 드디어 결실을 맺게 되었다"며 "공적기념비를 통해 우리는 대한민국 수호와 공군 발전을 위한 고인의 노고와 업적을 기리는 것은 물론 전쟁고아들을 위해 헌신했던 딘 헤스 대령과 러셀 블레이즈델 목사의 사랑을 함께 나누고 기억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딘 헤스 대령은 한국전쟁 당시 미 공군이 대한민국 공군의 F-51 전투기 훈련과 전투조종사 양성을 위해 창설한 바우트 원(BOUT-1)부대를 맡아 전투기 한 대 없이 항공작전의 불모지였던 초창기 대한민국 공군을 최단기간 내 싸울 수 있는 군대로 거듭나게 했다. 그는 1년간 무려 250여 회 출격하며 전쟁 초기 적 지상군을 격퇴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딘 헤스 대령이 당시 자신의 F-51 전투기에 새겼던 '信念의 鳥人'(신념의 조인, By Faith I FLY)은 오늘날 우리 공군 조종사들의 기상을 상징하고 있다.

딘 헤스 대령은 1·4후퇴를 앞둔 1950년 12월 20일, 러셀 블레이즈델 미 군목과 함께 1천여 명의 전쟁고아를 C-54 수송기 15대를 동원해 서울에서 제주도까지 안전하게 피신시키고 보육원을 설립하는 데 기여했다.

전쟁이 끝나고 귀국한 뒤에도 수시로 한국을 방문해 고아들을 돌봤으며, 20여 년간 전쟁고아 후원금 모금활동에도 앞장섰다.

우리 정부는 이러한 그의 헌신적인 노력을 기려 1951년과 1960년에 무공훈장을, 1962년에는 소파상을 수여했다.

오늘날 우리 공군의 토대를 마련하고 한국전쟁 당시 전쟁고아들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아끼지 않은 딘 헤스 대령은 그의 자서전인 '전송가(Battle Hymn)'에서 전쟁 중 무고하게 희생된 전쟁고아를 추모하기 위한 기념비 설립을 소망한 바 있다.

이에 공군은 딘 헤스 대령의 숭고한 뜻을 받들고, 그의 공적을 기리기 위해 지난해 4월부터 기념비 제작비용 전액을 후원한 광림교회와 함께 기념비 건립에 나서 제주도에 기념비를 건립했다.

기념비에는 수송기를 향해 손을 흔드는 전쟁고아들의 모습을 표현한 중앙의 탑을 중심으로 오른쪽 비석에는 딘 헤스 대령이 F-51 전투기를 타고 한·미 조종사들과 용맹하게 출격하는 모습을 사실적으로 조각했다.

왼쪽 비석에는 딘 헤스 대령과 블레이즈델 미 군목, 황온순 한국보육원 원장, 계원철 공군 군의관 등 전쟁고아 후송 작전 공로자들이 전쟁고아를 돌보고 있는 모습을 새겼고, 뒷면에는 고인의 소망대로 전쟁고아를 추모하는 글을 적었다.

딘 헤스 대령의 자취는 매년 여름 제주를 금빛 선율로 물들이는 제주국제관악제에서도 찾을 수 있다.

그가 제주로 피신시킨 전쟁고아 중 한 소녀가 1952년 제주를 찾은 이승만 대통령 앞에서 클라리넷을 부는 모습이 빛바랜 흑백사진으로 남았고, 관악제 조직위원회가 2011년 이 소녀를 관악제에 초청해 감동의 연주를 펼치기도 했다. 2014년 관악제에서는 영화 '전송가'를 상영했다.

딘 헤스 대령은 2015년 3월 3일 미국 오하이오주에서 98세의 나이로 숨을 거뒀다.

한편 기념비가 들어선 제주항공우주박물관은 항공과 우주를 테마로 한 아시아 최대 규모의 박물관으로 2014년 4월 24일 개관했다.

박물관은 항공역사관, 천문우주관, 테마존, 야외전시장 등으로 구성돼 있으며 건물 안팎에 한국전쟁에 투입됐던 전투기를 비롯해 공군 항공기 35대가 전시돼 있다.

jihopark@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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