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리마 민방위', 김한솔 피신 위한 급조단체 가능성

입력 2017-03-09 16:47   수정 2017-03-09 17:07

'천리마 민방위', 김한솔 피신 위한 급조단체 가능성

탈출 지원 관련국 정부, 민간단체 명의 내세운 듯

탈북민단체 조력설…탈북민단체장 "007작전 있었다" 주장

(서울=연합뉴스) 홍국기 기자 = 살해된 김정남의 아들 김한솔과 가족의 피신 과정에 네덜란드, 미국, 중국, 무명의 정부 등 4개 나라 정부가 '천리마 민방위'라는 민간단체 명의를 내세워 협업했고, 국내외 탈북민단체가 측면지원했을 가능성이 제기돼 주목된다.

김한솔이 등장하는 유튜브 영상을 게재한 '천리마 민방위'는 지난 8일 홈페이지에 4개 나라 정부에 감사를 표한뒤 "탈출을 원하시거나 정보를 나누고 싶은 분은 우리가 지켜 드리겠다"며 "우리는 어떤 대가도 바라지 않는다"고 밝혀 실체에 대한 궁금증을 키웠다.

'대가없는 북한탈출 지원과 신변보호'를 공언했다는 점에서 '천리마 민방위'가 국내외 탈북민들이 만든 민간단체일 가능성은 작다는 관측이 우선 제기된다.

한 대북 소식통은 9일 연합뉴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탈북을 돕는 일은 목숨을 걸어야 하는 일인 데다 돈도 굉장히 많이 든다"면서 "북한에서 강을 건너 제3국을 통해 한국으로 들어오는 데 통상 1천500만원 정도의 자금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홈페이지에 나온 대로라면 '천리마 민방위'라는 단체는 자금이 풍부한 곳"이라며 "자금이 풍부하면서 김한솔과 그 일가족을 안전한 곳으로 피신시킬 수 있는 정보력이 있는 탈북민단체는 국내외를 통틀어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2월 초에 미국 대사관 관계자들이 나를 찾아와 탈북 경로와 방식 등에 대해 구체적으로 물어봤다"며 "미국이 최근 탈북 지원정책에 적극적으로 관심을 보이는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천리마 민방위'라는 작명이 북한식이 아니고 어울리지 않는 두 단어의 어색한 조합이라는 것도 이런 주장을 뒷받침한다.

소식통은 "'천리마 민방위'라는 단체의 이름은 북한식 작명이 아니다"라며 "미국이나 이번 김한솔의 피신을 주도한 국가가 임시로 만든 유령단체일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천리마라는 단어를 영어로 옮기면서 북한식으로 'Chollima'가 아니라 남한식으로 'Cheollima'로 옮긴 것은 번역과정에 한국사람의 도움을 받았기 때문일 수 있다"고 예상했다.

국내 한 탈북민단체장도 "'천리마 민방위'는 새로 만들어진 조직"이라며 국내에 있는 단체가 아니라고 했다.

이 단체장은 이 조직과 자신의 단체가 모종의 연관이 있다고 암시하며 "(김한솔 피신에) 10만달러(약 1억1천500만원)를 써서 007작전을 펼쳤다"라고만 밝혔다.

'천리마 민방위'는 전날 홈페이지에 "긴급한 시기에 한 가족의 인도적 대피를 후원한 네덜란드 정부, 중국 정부, 미국 정부와 한 무명의 정부에게 감사를 표한다"고 밝힌 바 있다.

소식통과 전문가들의 말을 종합하면 이들 4개국이 협업해 '천리마 민방위'라는 단체를 내세워 김한솔의 피신을 주도했고, 이 과정에서 국내외 탈북민들과 접촉해 조언을 구했을 가능성이 현재로써는 가장 타당한 시나리오로 보인다.

정성장 실장은 "'무명의 정부’는 한국 정부거나 망명지까지 도착하는 데 편의를 제공한 제3국일 것으로 판단된다"는 견해를 밝혔다.

또 북한 망명정부 수립을 추진하는 유럽의 탈북민단체가 이번 김한솔의 피신과 연관됐을 가능성은 작지만, 김한솔의 상징성을 고려해 향후 접촉을 시도할 가능성도 남아 있다.

앞서 국제탈북민연대 김주일 사무총장은 망명정부 수립을 위해 김정은의 이복형인 김정남과 김정일의 이복동생인 김평일 체코주재 북한대사와 접촉을 시도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에 대해 통일부는 지난달 21일 언론브리핑에서 탈북민단체의 망명정부 수립 추진은 "일부 탈북민들의 일탈"이라고 비판했다.

redfla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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