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객 미행해 1천여만원 훔친 택시기사 '쇠고랑'

입력 2017-03-12 09:00   수정 2017-03-12 09:51

승객 미행해 1천여만원 훔친 택시기사 '쇠고랑'



(서울=연합뉴스) 권영전 기자 = 승객이 현금을 많이 갖고 있는 것을 알아채고 몰래 뒤쫓아 1천여만원 상당을 훔친 택시기사가 경찰에 구속됐다.

서울 중부경찰서는 승객을 사무실까지 미행해 현금이 든 가방을 훔친 혐의(야간주거침입절도)로 택시기사 이모(53)씨를 구속했다고 12일 밝혔다.

이씨는 지난달 7일 오전 1시께 서울 중구의 한 창고 겸 사무실에 침입해 자신의 택시 승객이던 의류상 A씨의 현금 가방을 훔친 혐의를 받는다.

이 가방에는 현금과 수표를 합해 1천200만원이 들어 있었다. 가방 자체도 약 190만원 상당의 명품 브랜드 제품이다.

이씨는 서울 송파구에서 택시에 탑승한 A씨가 술에 취해 '내가 현금이 많다'고 자랑 조로 말하는 것을 들은 데다 삯을 치를 때 지폐 다발을 꺼내 거기서 2만원을 지불하는 것을 보고 범행을 결심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A씨를 내려준 뒤 약 300m를 몰래 뒤따라갔다. 이후 바깥에서 사무실 안을 지켜보다 A씨가 잠시 화장실에 가느라 자리를 비운 틈을 타 범행했다.

폐쇄회로(CC)TV 확인 결과 이씨가 사무실에 침입해 가방을 훔쳐 나오는 데까지 걸린 시간은 4초에 불과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은 범행 현장 인근과 탑승지점 인근 CCTV를 분석하고 탐문수사를 벌이는 등 추적해 이달 초 회사로 출근하던 이씨를 검거했다.

그러나 이씨는 훔친 돈 일부로 도박 빚을 갚고, 나머지도 모두 도박으로 탕진한 상태였다.

이씨는 범행 당시 입었던 옷을 하천에 버리는 등 증거 인멸을 시도하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씨는 특수강도강간 등으로 과거에도 10여 차례 경찰에 입건됐던 것으로 드러났다. 현행법상 강도·성폭행 등 강력 범죄를 저지르면 20년간 택시 면허를 딸 수 없지만 이씨는 강력범죄를 저지르기 이전에 면허를 딴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이씨를 상대로 여죄를 추궁하고 있다.

comm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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