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전문가 "탄핵에 국론분열 불가피…긍정에너지로 바꿔야"

입력 2017-03-12 08:10  

브라질 전문가 "탄핵에 국론분열 불가피…긍정에너지로 바꿔야"

"민주주의 성숙단계 진입 의미…대규모 시민 운동에 주목하라"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통신원 = "대통령 탄핵은 분명 엄청난 정치적 사건입니다. 탄핵으로 일부 국론분열을 피할 수 없겠지만, 이를 새로운 도약을 위한 긍정의 에너지로 바꾸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브라질 상파울루 주립대학(USP) 경제경영대학(FEA)의 지우마르 마지에루(54) 교수는 9일(현지시간) 연합뉴스에 지난해와 올해 브라질과 한국에서 벌어진 대통령 탄핵 사태를 비교 평가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지우마르 교수는 과거 한국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에서 방문연구원으로 활동한 적이 있다. 한국·중국·일본 등 동북아시아 3국과 브라질 간의 정치·외교·경제 관계에 관한 저서와 논문을 다수 발표하는 등 브라질 학계에서 아시아와 한국 전문가로 꼽힌다.

그에게 대통령 탄핵이 브라질 사회에 미친 영향과 한국의 최근 정치 상황에 대한 견해를 물었다.





-- 브라질은 1990년대 초반 콜로르 전 대통령에 이어 지난해 두 번째로 대통령 탄핵 사태를 겪었다. 대통령 탄핵이 브라질 사회에 남긴 교훈은 무엇인가.

▲ 브라질은 1880년대에 독립했으나 아직 민주주의가 성숙하지 못한 상태다. 이 때문에 공화국 시대에 들어서도 여러 차례 군사 쿠데타를 겪었다. 1964년부터 1985년까지 20여 년간 군사독재정권도 거쳤다. 브라질보다 민주주의 역사가 짧은 한국 역시 비슷한 과정을 경험했다. 대통령 탄핵은 민주주의가 성숙 단계로 들어섰다는 것을 의미한다. 두 번의 대통령 탄핵이 브라질 사회에 시사하는 것도 이런 부분이다.

-- 대통령 탄핵이 브라질 사회에 남긴 후유증은 무엇이고, 어떤 변화를 가져왔다고 보나.

▲ 탄핵을 통해 대규모 시민운동이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 등장했다. 한국에서 촛불시위가 벌어진 것도 같은 의미다. 브라질 국민은 '발전된 커뮤니케이션 수단'이라고 부를 수 있는 대규모 시위를 통해 사회적 문제에 대한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브라질에서 최근 수십 년간 이 정도로 대규모 시민 움직임이 벌어진 적이 없었다. 우리는 대규모로 전개되는 시민운동과 이를 통해 표출되는 국민의 요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 한국에서는 대통령 탄핵으로 국론분열을 우려하는 시각이 많다. 브라질과 비교해 어떻게 평가하나.

▲ 대통령 탄핵 과정에서 나타나는 국론분열 양상은 어쩔 수 없다고 본다. 국론이란 원래 하나로 통합되기 어렵다. 상반되거나 서로 다른 의견이 존재하는 것이 오히려 국정운영에 도움이 될 수 있다. 국론의 만장일치는 거의 불가능하며, 만장일치가 이루어질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한국의 현재 상황이 지나치게 보수 성향으로 치우쳐 있다는 사실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탄핵이 기각되는 것보다는 (대통령이든 또는 다른 정부 인사든) 탄핵이 가결되는 것이 한국 민주주의 발전에 건설적인 방향으로 작용할 것으로 생각한다.







-- 브라질은 호세프 대통령 탄핵 이후 경제가 비교적 빠르게 안정되고 있다. 그러나 정치 분야는 쉽게 안정을 찾지 못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 정부가 정치·경제적 책임을 다할 수 있게 하는 데는 수많은 방법이 존재한다. 탄핵은 많은 방법 가운데 하나일 뿐이다. 군사혁명이나 다른 극단적인 방법보다는 탄핵이 오히려 낫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탄핵이 이뤄졌다고 해서 정치권에 만연한 부정부패가 근절되거나 단시일에 큰 경제 도약을 이룰 수는 없다. 정치적 부정부패 척결과 경제적 도약을 위해서는 강력한 개혁이 필요하다. 개혁안이 마련됐다고 해도 성공을 보장할 수 없다. 따라서 적폐 해소와 새로운 경제 도약을 위해서는 끊임없는 새로운 시도가 필요하다.

-- 대통령 탄핵이라는 불행한 사태가 반복돼서는 안 된다는 점에서 탄핵 제도 자체에 대한 회의적 시각도 있다.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 대통령 탄핵은 단지 정치적 혼란만으로 초래되지는 않는다. 대통령의 무책임, 국정운영 능력 부족, 범법 행위 등 여러 이유에서 발생할 수 있다. 탄핵 제도를 부정적으로 인식하거나 이를 없애야 한다고 주장하기보다는 국민의 삶을 개선하고 행복추구권을 보장하기 위해 무능한 국정 책임자를 최대한 신속하게 교체하는 제도적 장치를 도입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더 좋은 방법이 아닐까 생각한다.

fidelis21c@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