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와 '분노'…탄핵에 희비 엇갈린 촛불과 태극기

입력 2017-03-10 22:06   수정 2017-03-10 22:10

'축제'와 '분노'…탄핵에 희비 엇갈린 촛불과 태극기

촛불집회 "우리가 해냈다" 광장서 자축…내일 마지막 주말집회

분노한 태극기집회, 경찰과 극렬 충돌…사상자 62명, 경찰도 33명 부상

(서울=연합뉴스) 사건팀 = 헌법재판소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만장일치로 인용한 10일 탄핵 찬반단체들의 희비는 극명히 엇갈렸다.

박 전 대통령 탄핵을 촉구한 촛불집회는 저녁시간대 광장을 '축제'로 장식했다. 그보다 먼저 열린 탄핵 반대 태극기 집회는 좌절감과 분노로 가득했다.

'박근혜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이날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촛불이 승리했다! 탄핵은 시작이다! 박근혜를 구속하라!' 집회를 개최했다.

예정된 본 집회 시작은 오후 7시였지만, 오후 4시께부터 광화문 광장에 모인 시민들은 함께 치킨을 뜯거나 막걸리, 맥주 등을 나눠 먹으며 기쁨을 나눴다.

광장 곳곳에서는 이날을 '불금'(불타는 금요일)이 아닌 '탄금'(박근혜가 탄핵된 금요일)으로 부르며 "우리가 해냈다"고 자축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오후 7시께 광화문 광장을 빼곡히 메운 시민들은 이정미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결정문 주문을 읽으며 "피청구인 박근혜 대통령을 파면한다"고 발언하는 영상이 화면에 나오자 부부젤라를 불며 목청 높여 환호했다.

이태호 퇴진행동 공동상황실장은 "작년 10월 '이게 나라냐'는 탄식에서 시작한 작은 외침이 거대한 함성이 됐다. 우리 주권자가 새 역사의 장을 열었다"며 "이제 박근혜와 그 공범들이 합당한 심판을 받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퇴진행동은 주말인 11일 오후 4시 광화문광장에서 '모이자! 광화문으로! 촛불 승리를 위한 20차 범국민행동의 날'이라는 제목으로 마지막 주말 촛불집회를 열어 작년 10월29일부터 4개월여간 이어진 주말 집회에 마침표를 찍는다.







탄핵 기각 또는 각하를 예상하며 활기차게 시작한 태극기 집회는 '만장일치 인용'이라는 결과에 당혹해하다 좌절을 거쳐 이내 분노의 도가니로 변했다.

선고 결과를 접한 참가자들은 "헌재를 박살내자" 등 구호를 외치며 헌재 방향에 경찰이 설치한 차벽으로 몰려들었다. 일부는 죽봉과 각목 등을 경찰에게 휘둘렀고, 차벽 위로 기어올라 경찰에게 달려드는 위험한 상황도 연출됐다.

경찰 버스를 파손하고, 차량에 밧줄을 걸어 잡아당기거나 차벽 차량을 뜯어내는 등 행위도 있었다. 경찰을 향해 소화기를 뿌리는 참가자도 나왔다. 현장을 취재하던 국내외 취재진에게도 무차별로 폭력이 가해졌다.

이 과정에서 부상자가 속출했고, 일부가 목숨을 잃는 일까지 벌어졌다.

오후 1시께 김모(72)씨가 헌재 인근 안국역 사거리에서 피를 흘린 채 쓰러져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오후 1시50분께 숨졌다.

당시 다른 참가자가 현장에 주차된 경찰 버스에 들어가 시동을 걸고 차벽을 들이받는 과정에서 뒤쪽에 있던 소음측정차량 지붕의 철제 스피커가 떨어져 김씨의 머리를 가격한 것으로 추정됐다. 버스를 몬 참가자는 경찰에 검거됐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태극기 집회 현장에서 발생한 사상자는 현재까지 모두 62명으로 파악된다. 2명이 사망하고 2명이 크게 다쳤으며, 56명이 경상을 입어 60명이 병원으로 후송됐다. 2명은 부상이 경미해 현장에서 응급조치했다.

현장에서 시위대를 막던 경찰관 9명과 의무경찰 24명 등 경찰 측에서도 33명이 다친 것으로 집계됐다. 부상 정도는 크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태극기 집회를 주최하는 '대통령 탄핵 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탄기국)는 11일 오후 2시 중구 대한문 앞에서 집회를 이어간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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