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FTA 5년] 韓, 美쇠고기 수입증가율 작년 47%…세계 1등

입력 2017-03-13 06:08   수정 2017-03-13 13:40

[한미FTA 5년] 韓, 美쇠고기 수입증가율 작년 47%…세계 1등

국산 쇠고기 자급률 처음으로 40%선 붕괴

"미국산 안전하다" 응답률 처음으로 50% 넘겨

(서울=연합뉴스) 정빛나 기자 = '광우병 논란'으로 한 때 수입이 전면 중단됐던 미국산 쇠고기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5년 만에 수입시장 1위를 넘보고 있다.

국산 쇠고기 자급률은 처음으로 40% 아래로 내려왔는데, 한우 가격이 치솟고 청탁금지법이라는 새로운 변수가 생겼기 때문이다.

10년 안에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관세가 완전히 철폐되는 데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쇠고기 연령제한 해제'를 요구할 가능성도 있어 이 추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 미국산 쇠고기 수입증가율 세계 1위…소비자 인식도 바뀌어

13일 한국무역협회와 미국육류수출협회(USMEF)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량은 15만6천t으로 전년(10만6천t)보다 46.5% 급증했다.

통관, 검역 기준에 따라 수출량 집계가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USMEF 발표 자료를 보면 수입량이 5천t대 이하로 소량인 국가를 제외하면 한국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 증가율은 전 세계에서 가장 높았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량으로는 일본에 이어 한국이 가장 많았다. 그만큼 수입량이 가파르게 늘어나고 있다는 의미다.

USMEF가 지난해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 갤럽과 700여 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소비자 인식 조사에서는 2012년 이후 처음으로 '미국산 쇠고기가 안전하다'는 응답률이 50%를 넘어서기도 했다.






이는 불과 10년 전 미국산 쇠고기가 한미 FTA 협상의 최대 걸림돌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가히 적지 않은 변화다.

2001년 '소고기 수입 자유화' 이후 'LA갈비' 등을 앞세워 한국 수입 소고기 시장에서 부동의 1위를 달렸던 미국산 쇠고기는 2003년 미국 내 광우병이 확인되면서 수입이 전면 금지됐다.

이후 미국은 광우병이 추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이유를 들어 쇠고기 수입 재개를 요구했고, 2006년부터 2008년 6월까지 수차례에 걸친 한·미 정부 간 협상 끝에 결국 '30개월 미만' 쇠고기 수입 재개가 결정됐다.

이 과정에서 정부가 한미 FTA 타결을 위해 쇠고기 수입 협상을 졸속 추진했다는 여론이 거세지면서 대규모 반정부 촛불집회가 열렸고 취임 초기 이명박 정권이 위기에 직면하기도 했다.

그러나 수입 재개로 빗장이 풀리고 한미 FTA가 발효되며 '날개'를 단 이후부터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 광우병 사태 이전으로 빠르게 회복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미국산의 수입 시장 점유율은 2007년 6.4%에서 지난해 42.6%까지 높아졌고, 같은 해 11월 한 달 기준이기는 하지만 관세 납부를 마친 '통관' 기준으로 미국산 수입량이 13년 만에 호주산을 제치고 1위를 기록했다.

이 추세대로라면 조만간 미국산이 호주산을 제치고 다시 1위 자리를 탈환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 점점 설 자리 잃는 한우…자급률 30%대까지 추락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한미FTA가 발효된 2012년 48.2%였던 쇠고기 자급률은 지난해 37.7%(추정치)까지 하락했다.

자급률은 우리나라의 쇠고기 총 소비량 가운데 국산 소비량이 차지하는 비중으로, 2003년(36.3%) 이후 13년만에 40%대가 붕괴했다.

쇠고기 자급률이 하락했다는 것은 국내산 쇠고기인 한우 소비는 감소했지만 상대적으로 저렴한 수입 쇠고기를 찾는 수요가 늘어났다는 방증이라는 것이 농경연의 설명이다.

미국산 쇠고기 관세가 10년 안에 완전히 철폐되는 2026년에는 자급률이 36%대로 지금보다 더 떨어질 전망이다.

지난해부터 시행된 청탁금지법의 영향으로 미국산을 필두로 한 수입 쇠고기 수요는 계속 증가하는 반면 한우는 식사(3만 원)와 선물(5만 원) 가액 기준에 맞추기가 사실상 불가능해져 자급률 하락이 더 빠르게 진행될 가능성도 있다.







새롭게 출범한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자국 쇠고기에 대한 연령제한 해제를 요구할 경우 한우 농가의 어려움이 심화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한미 양국은 2008년 당시 모든 연령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재개하기로 했다가 촛불의 반대에 부딪히자 30개월령 이상 된 쇠고기 수입을 보류하되, 소비자 신뢰가 회복되면 전면 수입개방 문제를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이 때문에 트럼프 행정부가 한미 FTA 재협상을 요구할 경우 쇠고기 연령제한 해제 카드를 가장 먼저 꺼낼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농경연 관계자는 "수입개방과 관세율 하락, 유통 기술의 발달 등으로 향후에도 쇠고기 수입은 계속 증가할 것"이라며 "생산비 절감을 통한 한우의 경쟁력 확보가 필요하고, 차별화 전략 등 새로운 방안도 모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shin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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