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의 계절, 소설 주인공으로 되살아난 노무현

입력 2017-03-13 15:44  

정치의 계절, 소설 주인공으로 되살아난 노무현

소설 '오래된 생각' '대통령의 소풍'




(서울=연합뉴스) 김계연 기자 =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과 조기대선 현실화로 정치 열기가 뜨거운 가운데 노무현 전 대통령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소설이 나란히 나왔다.

참여정부에서 청와대 대변인과 연설비서관으로 일한 윤태영(56)씨는 재임 4년차인 2006년을 중심으로 청와대 안팎의 풍경을 소설 '오래된 생각'(위즈덤하우스)에 담았다. 소설에서 청와대 대변인을 두 차례 지내는 '진익훈'과 대통령 '임진혁'의 실제 모델은 누가 봐도 윤씨와 노 전 대통령이다.

소설에는 사실과 허구가 뒤섞였다. '실세 총리'가 삼일절에 골프를 쳤다가 논란이 돼 낙마하자 임진혁은 당내 여성 의원을 총리로 기용한다. 임진혁 대통령은 현직 검사장의 범죄혐의 보고서를 받고도 '검찰 독립'을 이유로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는다. 그러나 검찰총장은 '검찰 개혁안에 대통령의 왜곡된 인식과 편견이 반영됐고 검찰의 진정한 독립은 요원하다'며 사퇴한다. 퇴임 이후 검찰 수사를 받게 된 임진혁은 "너무 많은 사람들에게 신세를 졌다"는 문장을 컴퓨터 모니터에 남기고 목숨을 끊는다.

윤씨는 사실에 기반해 이야기의 뼈대를 세운 뒤 상상력을 투입했다. 인사동 근처 한정식집 등지에선 '역적 모의'가 벌어진다. 재벌그룹 사장, 판검사, 대학교수, 고위 관료들이 한 자리에 모여 "참으로 젖비린내 나는, 유치하기 짝이 없는 정권"이라며 참여정부를 깔본다. 청와대 내부정보까지 빼내 대통령을 흠집내려고 안간힘을 쓰는 무리다.

본격 레임덕 시기를 맞은 노 전 대통령의 모습은 다소 처연하게 그려지고 말투나 버릇은 사실적이다. 수시로 담배를 찾는 임진혁은 북핵 위기가 고조되자 기록해두라며 진익훈에게 이렇게 말한다. "우리는 세계에서 가장 고집 센 나라와 가장 힘센 나라 사이에 끼어 있다."

윤씨는 "돌이켜보면 그분에 대한 미안함이 한 시절을 지배했다. '미안해하지 마라'는 남겨놓으신 말이 있음에도 그 의미를 곱씹지 않았었다. 소설을 쓰는 동안 비로소 그 말씀이 내 가슴을 파고 들었다. 이제 나는 그 미안함을 내려놓는다"고 썼다. 윤씨는 현재 안희정 충남지사 캠프에서 TV토론단장을 맡고 있다. 336쪽. 1만4천원.

소설 '대통령의 소풍'(스틱)은 노 전 대통령 집권 2년차 때 벌어진 탄핵소추 사건을 그렸다. 역사적 사실과 달리 소설에선 헌법재판소가 대통령 '강철중'에 대한 국회의 탄핵안을 받아들인다. 이에 반발한 시민들이 거리로 쏟아져나오고 급기야 군부가 개입한다. 저자 김용원씨는 "정치적인 방학을 맞아 관저 뜰을 할 일 없이 거닐며 소풍 아닌 소풍을 보내야만 하는 인간적인 고뇌와 소회를 작가의 상상력으로 그려보고 싶었다"고 했다. 205쪽. 1만2천800원.

dad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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