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G 매출중 거의 절반이 영업이익…어떻게 가능할까(종합)

입력 2017-03-14 11:17   수정 2017-03-14 12:03

KT&G 매출중 거의 절반이 영업이익…어떻게 가능할까(종합)

영업이익률 44%, 제조업 평균의 8배…"사회공헌 확대해야"

(서울=연합뉴스) 정열 기자 = 담뱃세 인상으로 서민증세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국내 담배 독과점 업체인 KT&G가 지난해 제조업 평균의 8배가 넘는 경이적인 영업이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KT&G가 이렇게 높은 영업이익률을 달성할 수 있는 배경에 대한 논란이 있다.

일각에서는 KT&G가 폐암예방 캠페인 등 사회공헌 활동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14일 KT&G에 따르면 이 회사는 지난해 매출 2조9천682억원, 영업이익 1조3천51억원의 실적을 올렸다.

2015년 기준 국내 제조업 평균 영업이익률이 5.1%였던 것을 감안하면 제조업 평균의 무려 8.6배가 넘는 44%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한 것이다.

국내 제조업체 중 영업이익률이 가장 높은 것으로 알려진 삼성전자의 영업이익률도 16~17% 안팎에 불과하다.

KT&G는 담뱃세 인상이 단행됐던 2015년에도 매출 2조8천217억원, 영업이익 1조2천373억원의 실적을 올리면서 43.8%라는 놀라운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이는 일반적으로 영업이익률이 가장 높은 업종으로 꼽히는 게임 업계의 평균 영업이익률보다도 높은 것이다.

그러나 독과점 업체인 KT&G가 2015년 1월 단행된 담뱃세 2천원 인상으로 서민들의 불만이 높아진 와중에 이처럼 높은 영업이익률을 올린 것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이 쏠린다.

2014년까지 2천500원 안팎이던 담배 한 갑 가격은 2015년 1월부터 담뱃세가 2천원 인상되면서 4천500원 전후로 껑충 뛰었다.

담뱃값을 올려 흡연율을 줄이겠다는 취지였지만 세금 인상 직후 뚝 떨어졌던 흡연율은 1년이 지나면서 점차 회복되기 시작해 지난해 말에는 거의 담뱃세 인상 이전 수준에 근접하면서 '서민 증세' 논란을 불러왔다.

부유층보다는 저소득층이 담배의 주 소비층이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서민들은 담뱃세 인상으로 고통받고 있는데 KT&G가 매출의 절반에 육박하는 44%의 영업이익률을 올린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담뱃잎 수매가를 인상하거나 과도한 이익을 공헌활동 등을 통해 사회에 환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KT&G가 국내 담배농가로부터 사들이는 담뱃잎 수매가는 등급별로 ㎏당 6천~1만원선에 형성돼 있다.

KT&G가 지난해 국내 담배농가에 지급한 담뱃잎 수매총액은 870억원가량이어서 전체 영업이익의 10%에도 못미친다.

엽연초생산협동조합중앙회 관계자는 "일부 담배농가는 생산비에도 못미치는 수매가를 받고 있는 상황"이라며 "많은 이익을 내는 KT&G가 수매가를 올려주면 좋겠지만 '갑을 관계'여서 마냥 올려달라고 할 수만은 없는 입장"이라고 토로했다.

하지만 KT&G는 이런 비판이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영업이익률이 높은 것은 규제산업이어서 광고·판촉 등 마케팅 비용을 쓸 수 없는 담배산업의 특성이고, 최근 1~2년간 영업이익이 호조를 보인 것은 수출이 증가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KT&G의 국내 시장 매출은 2014년 1조9천669억원에서 2015년 1조9천266억원, 2016년 1조8천394억원 등으로 감소세인 반면 수출은 2014년 5천331억원, 2015년 6천810억원, 2016년 8천309억원 등으로 증가 추세다.

국내 공장에서 생산돼 수출한 물량과 국외 공장의 판매량을 합산한 KT&G의 국외 담배 판매량은 2015년 처음으로 국내 판매량을 추월하기도 했다.

수출이 갈수록 증가하는 추세이긴 하지만 여전히 국내 매출이 해외 매출보다 2배 이상 많은 상황이다.

KT&G 관계자는 "규제산업이어서 마케팅 비용을 쓰기 어려운 담배산업의 특성상 영업이익률이 높은 것이며 이는 해외 담배회사도 마찬가지"라며 "KT&G가 담뱃세 인상으로 이득을 본 것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KT&G는 또 사회공헌비로 2015년 808억원, 2016년 728억원을 투입하는 등 여타 상장사에 비해 높은 비율의 금액을 사회공헌에 쓰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국내 농가의 담배 수매가가 해외에서 사들이는 것보다 2~3배 비싼 데도 국내 생산량의 전량을 KT&G가 수매하는 것은 국내 기업으로서의 책임감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한국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KT&G가 5년쯤 전에는 저가품 위주로 수출을 하면서 해외에서 한 갑당 평균 가격이 20센트대 중반이었는데 지금은 30센트대 중반으로 판매가가 높아진 것이 수익률 증대에 기여했다"고 분석했다.

한 대기업 사회공헌담당 임원은 "KT&G가 다른 기업에 비해 사회공헌 비중이 높긴 하지만 주로 기업이미지를 높이기 위한 문화사업 위주"라며 "국민의 건강을 담보로 이익을 얻는 사업 특성상 폐암 예방 캠페인이나 연구활동 등 보다 실질적인 사회공헌 활동을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passio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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