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이너 안상수 "글자는 디자인의 핵심…홀려야 작품 나온다"

입력 2017-03-14 16:24  

디자이너 안상수 "글자는 디자인의 핵심…홀려야 작품 나온다"

서울시립미술관서 5월 14일까지 '날개.파티'展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무언가에 홀려버리는 상태가 있는 것 같아요. 홀리면 어떤 대상이 꿈에서도 나타나고 밥 먹을 때 떠오르기도 하죠. 연애도 홀려서 하는 거잖아요. 이러한 몰입은 창작자로서 가져야 할 태도라고 생각해요."

한글 글꼴 '안상수체'를 만든 디자이너 안상수(65)는 14일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에서 열린 '날개.파티' 특별전 기자간담회에서 창작자로서 몰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남색 작업복과 빨간 털모자를 착용하고 나온 그는 "대상에 감정이입을 해서 나와 일체화됐을 때 창의적인 작품이 꽃처럼 피어나온다"며 "몰입한 상태에 이르려고 노력하지 않는 것 자체가 벽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날개.파티'전은 한글의 조형성을 끊임없이 실험해온 안상수의 작품 활동을 회고하는 전시다. 전시 제목에서 '날개'는 안상수의 호이고, '파티'는 그가 2013년 경기도 파주출판단지에서 시작한 교육 협동조합 파주타이포그라피학교(PaTI)의 영어 약칭이다.


이 전시는 서울시립미술관이 원로 작가의 성과와 자취를 돌아보고 한국미술의 현주소를 점검하기 위해 2013년부터 2년마다 개최하는 '세마 그린'(SeMA Green) 전의 하나로 기획됐다.

작가는 자신의 인생을 세 시기로 나누고는 "처음 20년은 부모 아래에서 성장한 시기였고, 다음 20년은 디자이너라는 이름으로 현장에서 활동한 기간이었다. 나머지 20년은 대학교에서 교육자로 지냈다"며 "디자이너와 교육자가 제게 주어진 역할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나이 예순에 변화를 추구한 것이 디자인 학교인 파티 설립이었다"면서 "내후년이면 예술과 디자인에 많은 영향을 미친 독일 조형학교 바우하우스가 100주년이 되는데, 바우하우스처럼 역사적인 콘텐츠를 남길 수 있는 학교를 디자인해 나가고 싶다"고 덧붙였다.


올해 처음으로 졸업생 14명을 배출한 파티는 글꼴 디자인, 편집 디자인, 포스터 제작 등을 통해 한글 디자인 작업에 천착해온 안상수가 세운 학교답게 '문자의 창조성'에 주목한다.

작가는 "컴퓨터 프로그램이 숫자로 이뤄진 것처럼 디자인의 핵심이자 기초는 글자"라며 "글자를 부려서 디자인하는 타이포그래퍼들이 디자이너의 주축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시 공간은 크게 안상수가 완성한 작품들로 구성된 1부 '날개'와 파티의 교육 철학과 결과물을 공개하는 2부 '파티'로 나뉜다.

'날개'에서는 1985년 고안된 안상수체의 혁신적인 면모를 살펴보고, 작가가 30여 년간 제작한 타이포그래피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한글의 자음과 모음을 분해해 악보처럼 나열한 '도자기 타일', 한글에 민화적 요소를 더해 완성한 신작 '홀려라' 등이 전시됐다.

이어 '파티'에서는 파티의 교육 과정을 담은 영상과 사진 등을 만나볼 수 있다.


전시 기간에는 전시장 한편의 '교실'에서 파티의 커리큘럼 가운데 선별한 워크숍과 교육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서울시립미술관은 이번 전시를 위해 1천 쪽이 넘는 도록을 펴냈다. 4월에는 디자이너 안상수의 작품 세계를 다각도에서 조명한 에세이도 출간할 예정이다.

전시는 5월 14일까지. 문의 ☎02-2124-8800

psh5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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