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패오명' 美시카고 경찰 임용률 97%…"자격미달자 양산 우려"

입력 2017-03-15 08:13  

'부패오명' 美시카고 경찰 임용률 97%…"자격미달자 양산 우려"

로스앤젤레스 74%·전국 평균 86%

(시카고=연합뉴스) 김 현 통신원 = 경찰의 공권력 남용과 인종차별 관행으로 전국적인 비난을 산 미국 시카고 시의 경찰 후보자 임용률이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14일(현지시간) 시카고 트리뷴은 "시카고 시 경찰학교(Police Academy) 졸업률은 97%로, 전국 평균 86%, 로스앤젤레스 시 74% 등에 비해 현저히 높다"며 "자격 미달자 양산 우려가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에서 경찰이 되려면 각 도시 경찰청이 주관하는 필기시험과 체력·신체검사 등을 거쳐 경찰학교에 입학한 후 보통 6개월 간의 자격 훈련 과정을 이수해야 한다.

트리뷴은 경찰 자료를 분석, "지난 2012년 7월부터 2016년 4월까지 시카고 경찰학교에 입학한 예비 경찰관 2천 명 가운데 졸업을 못해 임용되지 않은 사람은 단 60명(3%)에 불과했다"며 "로스앤젤레스의 경우 같은 기간 입학생 1천750명 가운데 450명(25.7%)이 실기시험에 실패하거나 스스로 포기해 졸업을 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두 도시 경찰학교의 차이점을 단순 비교할 수는 없지만, 로스앤젤레스 경찰학교의 훈련 과정을 통과하기가 시카고 경찰학교 졸업 보다 어렵다는 것만은 분명하다.

일례로 로스앤젤레스 예비 경찰관은 총격 테스트를 통과하기 위해 저조명 등 다양한 조건에서 250차례 총을 쏴야 하지만, 시카고 경찰학교의 기준은 50차례에 불과하다.

트리뷴은 "2013년부터 2016년 사이 로스앤젤레스 경찰학교에서 총격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해 임용에 실패한 예비 경찰관 수가 63명이나 된다"고 설명했다.

뉴욕 시 경찰학교 졸업률은 같은 기간 93.4%였다. 숫자로 보면 채용 시험을 거쳐 경찰학교에 입학하고도 임용이 안된 예비 경찰관 수가 700명에 이른다.

연방 법무부가 조사한 미국 600개 도시 경찰학교 평균 졸업률(2011~2013)은 86%였다.

반면 시카고에서는 경찰학교에 입학만 하면 임용은 '따놓은 당상'인 셈이다.

이에 대해 시카고 경찰은 "경찰학교 입학 심사가 엄격하기 때문"이라며 "충분한 자격을 갖춘 후보만 경찰학교에 입학해 자격 훈련을 받게 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2015년부터 잇따라 불거진 흑인 총격 사살 사건을 계기로 시카고 경찰 관행에 대한 총체적 조사를 실시한 연방 법무부는 최신 보고서를 통해 "시카고 경찰이 신입 채용 과정에서 엉성하고 구시대적인 훈령을 제시, 자격 미달자를 가려내는데 실패했다"며 "위험할 정도로 준비 안된 경찰을 배출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람 이매뉴얼 시카고 시장은 2018년 말까지 시경 소속 경찰관 수를 현재 보다 1천명 더 많은 1만3천500명으로 늘리겠다는 방침이다. 은퇴자 수까지 고려하면 신규 채용 인원은 2천 명에 달할 전망이다.

시카고대학 법학전문대학원 크레이그 퍼터먼 교수는 "100%에 가까운 경찰학교 졸업률은 시카고 경찰이 신규 채용 인력을 철저히 심사해서 선택해야 할 책임을 다하지 않고 있다는 증거"라며 "인권 유린과 공권력 남용을 자행하는 경찰관이 나오는 것이 놀라울 게 없다"고 일침을 가했다.


chicagor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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