黃 없는 보수진영 주도권 다툼…'대선 이후'까지 노리나

입력 2017-03-16 12:22   수정 2017-03-16 13:49

黃 없는 보수진영 주도권 다툼…'대선 이후'까지 노리나

한국당 "黃 지지층, 우리당으로…최선 아니면 차선 찾아야"

바른정당 "바람피웠으면 각방 말고 이혼"…비박 원심력 자극

(서울=연합뉴스) 홍정규 기자 =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불출마 선언 이후 보수 진영의 주도권 경쟁이 뜨거워졌다.

황 권한대행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10% 안팎의 지지율을 얻었다. 보수 진영에선 독보적인 수치다. 그는 야권과 겨룰 유일한 대항마로 여겨졌다.

범보수로선 황 권한대행의 빈자리가 크다. 이 공간을 차지하려고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이 다투는 형국이다.


한국당은 황 권한대행 지지층이 강경 보수 성향이었다는 점에서 한국당 주자들이 가장 많은 혜택을 볼 것으로 기대했다.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은 16일 KBS 라디오에 출연해 "근본적으로 보수적 성향의 분들이 황 권한대행에게 지지를 보냈다"며 "그 표가 어디로 가겠느냐. 우리 당으로 올 것"이라고 말했다.

정우택 원내대표도 MBC 라디오에 나와 "최선(황 권한대행)이 아니면 차선을 찾아야 한다"고 거들었다.

이들의 기대처럼 황 권한대행 불출마에 따라 한국당 홍준표 경상남도지사의 지지율이 눈에 띄게 높아졌다는 여론조사도 나왔다.

리얼미터가 전날 MBN 의뢰를 받아 성인 남녀 1천15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신뢰수준 95%, 표본오차 ±3.1%포인트,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 황 권한대행 지지자의 32.4%는 홍 지사에게 갔다.


바른정당은 정반대의 견해를 내놨다. '보수의 본산'인 대구·경북(TK)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바른정당 지지율이 올랐다는 여론조사에 주목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TK 유권자들이 탄핵에 찬성했던 바른정당에 우호적이지 않았는데, 막상 탄핵 이후 누가 우리 지역의 정치를 대표할지 고민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전국 단위 여론조사에선 바른정당이 황 권한대행 불출마의 반사효과를 별로 누리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보수 진영에 중요한 TK의 민심은 다르다는 주장이다.

바른정당은 이를 근거로 한국당 비박(비박근혜)계의 원심력을 자극했다. 전날 지상욱 의원이 한국당을 떠나 바른정당으로 옮긴 것도 소재로 삼았다.

김성태 사무총장은 한국당 비박계를 "각방 쓰고 계신 분들"로 표현하며 "남편이 바람피웠으면 당당하게 이혼하는 게 답"이라고 추가 탈당을 촉구했다.

한국당과 바른정당의 싸움은 현재 지지율로만 따지면 '도토리 키재기'지만, 대선이 진영 대결 구도로 치러지면 승산이 있다는 기대감을 버릴 수 없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이미 판세가 더불어민주당으로 기운 상황에서 두 당이 국민의당과의 연립정부 구성은 물론이고 민주당 집권 정부에서의 제1야당 지위까지 염두에 뒀다는 관측이 나온다.

황 권한대행 불출마로 야권 주자들의 지지율 역시 만만치 않게 올랐고, 한국당과 바른정당에 대한 지지율이 오히려 하락했다는 여론조사 결과도 무시할 수 없다.

가깝게는 내년 지방선거, 멀게는 2020년 총선을 고려하면 보수 진영은 다시 합칠 수밖에 없고, 이때 '먹느냐 먹히느냐'가 양측의 관심사라는 것이다.


zhe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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