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총선은 브렉시트 국민투표·美대선과 달라…佛대선이 전조"
(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 15일 실시한 네덜란드 총선에서 극우 포퓰리즘 정당의 득표율이 예상보다 적게 나왔지만 이를 최근 유럽에서 돌풍을 일으킨 극우 포퓰리즘의 확산 중단으로 결론짓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나왔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15일(현지시간) 네덜란드 총선 표결방식이 미국 대선이나 브렉시트 국민투표와는 다르다며 오히려 4~5월 열리는 프랑스 대선이 제대로 된 판단 기준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네덜란드 총선 결과를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에 이은 극우 포퓰리즘 도미노 현상 중단으로 해석하는 것이 섣부른 판단일 수 있다는 의미다.
가디언에 따르면 브렉시트나 미 대선은 득표율이 과반을 점하는 쪽이 승리하지만, 네덜란드 총선은 전체 150개 의석을 놓고 28개 정당이 경합을 벌이는 구도다.
이 때문에 가장 많은 의석 확보가 예상되는 집권여당 자유민주당(VVD)도 31석을 얻는 데 그칠 전망이다. 극우 정치인 헤이르트 빌더르스 대표가 이끄는 자유당(PVV)은 19석 확보가 예견된다.
10석 이상을 확보하는 정당만 VVD와 PVV를 포함해 6개에 이를 전망이다.
가디언은 4~5월 치러지는 프랑스 대선이야말로 브렉시트나 미 대선처럼 일대일로, 승자가 독식하는 구조이며 국회의원이 아닌 대통령을 선출한다는 점에서 극우 포퓰리즘의 위세를 가늠할 '리트머스지'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마벨 베레진 미 코넬대 사회학과 교수도 로이터통신에 빌더르스 대표의 패배를 유럽 포퓰리즘의 쇠퇴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며 비슷한 견해를 밝혔다.
그는 빌더르스 대표가 포퓰리즘 기조를 대변하지 못한다며 "진짜 전조가 되는 선거는 극우정당 국민전선(FN)의 마린 르펜 대표가 뛰어든 프랑스 대선"이라고 말했다.
마르크 뤼테 네덜란드 총리도 네덜란드 총선이 극우 포퓰리즘에 대한 민심 향배를 보여주는 '준준결승전'이라면 5월 프랑스 대선은 '준결승전', 9월 독일 총선은 '결승전'이라고 비유했다.
현 상황에선 르펜 대표와 중도파 신예 후보인 에마뉘엘 마크롱 후보의 프랑스 대선 결선 진출이 유력하다. 설문조사에선 마크롱 후보의 예상 득표율이 르펜 대표를 앞서지만 르펜의 당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르펜 대표가 대통령으로 당선된다고 해도 그가 주창하는 '프렉시트'(프랑스의 EU 탈퇴) 실현은 어려울 전망이다.
FN은 현재 프랑스 하원 577석 중 단 2석만 확보해 프렉시트 국민투표를 관철하려면 6월 총선에서 287석을 더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네덜란드도 마찬가지로, VVP당과 PVV당 모두 연립정부를 구성하지 않고서는 제대로 정부를 꾸려나갈 수 없는 상황이다.
가디언은 이런 맥락에서 '넥시트'(네덜란드의 EU 탈퇴) 현실화도 요원하며 표결에 부쳐진다고 해도 과반을 확보할지가 불분명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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