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롯데 자이언츠의 내야수 오승택(26)이 3루수 서바이벌 경쟁에서 한 걸음 앞서나갔다.
오승택은 16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시범경기에 6번 타자 3루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2안타 1타점으로 팀에서 유일하게 멀티 히트(한 경기 안타 2개 이상)를 쳐냈다.
수비에서도 나무랄 데가 없었다.
오승택은 7회초 2사에서 닉 에반스의 까다로운 땅볼 타구를 잘 건져낸 뒤 정확한 송구로 아웃카운트를 만들어 홈팬들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롯데는 2010년 트레이드를 통해 황재균를 데려온 뒤 지난해까지 3루수 포지션에 대해 고민을 할 필요가 없었다.
하지만 3루수 '터줏대감'이었던 황재균이 메이저리그 도전을 위해 떠나면서 '내야 핫코너'에 구멍이 생겼다.
롯데에서 3루수 포지션은 선수들에게는 기회의 땅이자 최대 경합지가 됐다.
롯데는 이날까지 시범경기 3경기에서 선발 3루수로 나선 선수가 총 3명이다. 한 경기에 한 명씩 테스트하고 있는 셈이다.
14일 SK 와이번스전에서는 정훈이 선발 3루수로 나서 1회초 최정의 땅볼 타구를 처리하다 공을 놓치는 실책을 범했다.
15일에는 김상호가 선발로 등장했으나 그 역시 3회초 실책을 저질렀다.
정훈은 지난해까지 2루수 붙박이였고, 김상호는 주로 1루수로 뛰었으나 외국인 선수 앤디 번즈의 입단과 이대호의 복귀로 둘다 자리를 잃게 됐다.
정훈과 김상호는 아직 주인이 정해지지 않은 3루수 자리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지만 익숙하지 않은 포지션인 탓에 불안감을 노출했다.
반면 오승택은 애초 황재균을 대체할 가장 유력한 카드로 꼽혔다.
오승택은 그동안 타격에는 자질이 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수비력, 특히 송구 능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았다.
하지만 이날 경기에서 오승택은 3루수 테스트를 무난하게 소화하며 서바이벌 1라운드에서 조원우 감독에게 눈도장을 확실하게 받았다.
오승택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첫 시합을 잘 시작한 것 같아서 좋다. 더 집중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물론 3루수 경쟁이 끝난 것은 아니다.
문규현을 비롯해 2루수가 유력한 번즈도 남은 시범경기 동안 3루수 테스트를 받을 가능성이 크다.
문규현 역시 주 포지션은 유격수지만 신본기가 지난해 말 경찰야구단에서 돌아오면서 유격수 자리를 보장받지 못하는 상황이다.
조원우 감독은 "오승택이 타격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면서도 "시범경기 기간 여러 부분에서 좋은 조합을 찾아가며 테스트해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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