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安, '네거티브 책임' 놓고 정면충돌…루비콘강 건너나

입력 2017-03-22 10:40   수정 2017-03-22 10:59

文·安, '네거티브 책임' 놓고 정면충돌…루비콘강 건너나

安 "文 이명박 박근혜 정부 닮아, 정떨어져"…文측 일단 대응자제

선두경쟁·2위다툼 영향 촉각…"경선後 화학적 결합 난망" 관측도

(서울=연합뉴스) 임형섭 박경준 기자 =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문재인 전 대표와 안희정 충남지사가 22일 '네거티브 책임'을 놓고 정면으로 충돌했다.

특히 안 지사가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질겁하게 하고 정떨어지게 한다", "이명박 박근혜 정부를 닮아버린 것"이라고 문 전 대표를 강도 높게 비난하면서 당 안팎에서는 두 사람의 관계가 돌이키기 힘든 지경으로 치닫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원팀'을 강조하며 아름다운 경선을 다짐했던 이들이지만, 주자들의 명운을 가를 호남 순회투표가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경선은 점점 이전투구로 흐르는 모양새다.

일각에서는 문 전 대표와 안 지사의 정면충돌이 민주당의 경선판도에 영향을 주는 것은 물론, 경선 이후 캠프간 화학적 결합을 이루는 데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문 전 대표와 안 지사는 경선 초반전에는 '대연정' 제안이나 '선의 발언' 논란 등에서 신경전을 벌이기는 했지만, 서로 수위를 조절하면서 선을 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오히려 같은 친노(친노무현) 뿌리를 가진 만큼 경선 후 함께 정권교체를 이룰 '동지적 관계'를 강조해 왔다.

그러나 최근 문 전 대표의 '전두환 표창' 발언에 대해 안 지사 측이 강력히 비판하고, 이에 대해 문 전 대표와 주변 인사들이 "네거티브를 자제하자"고 응수하면서 양측의 대치 전선이 급격하게 첨예해졌다.

전날 TV 토론에서 문 전 대표는 안 지사에게 "주변에 네거티브를 속삭이는 분이 있다면 멀리하라"고 했고, 안 지사도 "문 전 대표를 지지하는 분들이 말하는 것을 들어보라. 얼굴이 화끈거릴 정도"라고 응수하며 치열한 신경전을 벌였다.

결국 안 지사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문재인 후보와 문재인 캠프의 태도는 타인을 얼마나 질겁하게 만들고 정떨어지게 하는지 아는가"라며 "그런 태도로는 집권세력이 될 수 없고 정권교체도, 성공적인 국정운영도 불가능하다"라고 문 전 대표를 직격했다.

특히 과거 대연정·선의 발언 논란 때 보인 문 전 대표의 태도와 '전두환 표창' 때의 태도를 비교하며 "자신들의 발언은 정책 비판, 타인의 비판은 네거티브인가"라며 이명박 박근혜 정부를 닮아버린 것"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평소의 점잖은 안 지사의 스타일을 생각하면 엄청나게 화를 낸 것"이라며 "오랫동안 누적된 불만이 '네거티브 책임론'을 계기로 폭발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문 전 대표 측은 이번 글에 대해 일절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친노진영이 둘로 갈라질 수 있는 민감한 사안인 만큼 더 큰 싸움으로 번지는 것을 경계하는 분위기다.

한 관계자는 "아직 안 지사의 진의도 모르는 상황"이라며 "이에 대해 언급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 함부로 얘기하면 오히려 서로를 자극하는 결과만 불러올 수 있다"고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다만 문 전 대표 캠프 일각에서는 조심스럽게 안 지사가 호남 순회경선을 앞두고 조급함을 감추지 못하고 '초강수'를 둔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도 흘러나오고 있다.

27일 발표되는 호남 선거 결과에 따라 경선 구도가 막대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만큼, 그 이전에 최대한 판을 흔들어야 한다는 판단을 했다는 분석이다.

당내에서는 이번 논란이 경선판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두고 관측이 엇갈리고 있다.

일부에서는 문 전 대표가 선두를 달리고 안 지사와 이재명 성남시장이 나란히 추격전을 벌이는 상황에서, 이번 논란으로 지지자들에게 문 전 대표의 '맞수'로 안 지사의 이미지가 각인되면서 '문재인-안희정' 대결구도가 부각되리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 경우 안 지사와 이 시장의 2위 싸움에서는 안 지사에게 유리하게 작용하는 셈이다.

그러나 반대편에서는 이전투구 양상이 오히려 안 지사에게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당 관계자는 "결국 당원들에게는 안 지사가 문 전 대표에 '때리기'를 했다는 인상이 강하게 남을 것"이라며 "오히려 '네거티브' 이미지만 강해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든다"고 말했다.







이처럼 주자들간 감정의 골이 깊어진 것이 경선 이후 다시 힘을 모을 때도 껄끄럽게 작용할 수 있다고 당 관계자들은 내다봤다.

결과적으로 정권교체를 지상과제로 삼은 민주당으로서는 가장 경계심이 드는 대목이다.

추미애 대표도 이를 의식한 듯 이날 국회 최고위원회의에서 "구동존이(求同存異·다름을 인정하고 같은 점을 먼저 찾는다)라는 말처럼 서로 다름이 있을지언정 우리는 동일한 목표를 가진 동지"라며 "경계를 넘는 상호비방은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hysup@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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