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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시리아 병원에 있다면'…비인도적 공습 고발 VR

입력 2017-03-22 18:04  

'당신이 시리아 병원에 있다면'…비인도적 공습 고발 VR

국경없는의사회, 병원 공격 참상 알리는 가상체험 영상 제작

(제네바=연합뉴스) 이광철 특파원 = 한쪽 다리를 심하게 다친 채 의사, 간호사들에게 둘러싸인 환자가 있다. 잠시 후 폭발이 일어나고 어둠 속에서는 귀를 찢는 비명이 들린다. 그런데 그 환자가 당신이라면 어떨까.

시리아, 아프가니스탄 등 전쟁 지역 병원의 의사와 간호사, 환자들은 언제 닥칠지 모르는 공습 때문에 하루하루 공포와 싸우고 있지만 참호·사무실의 군 지휘관, 정치인들에게 병원 공격은 전쟁의 '옵션'이 된 게 현실이다.

AFP통신은 22일(현지시간) 국경없는의사회(MSF)가 전쟁의 의사 결정권을 지닌 지휘관, 정치인들이 민간인 공격의 참혹함을 느껴볼 수 있도록 제작한 전쟁 지역 병원의 가상현실(VR) 영상을 소개했다.




영상 속의 가상현실은 2015년 10월에 있었던 아프가니스탄 쿤두즈 병원 공습이 모티브가 됐다.

국경없는의사회가 운영하는 쿤두즈 병원은 미군의 공습으로 파괴됐고 의사, 간호사 등 병원 직원 14명을 포함해 42명이 숨졌다. 쿤두즈 병원 공습은 전쟁의 추악한 모습을 드러냈고 국제 사회에서 큰 논란이 됐지만 시리아 전쟁에서도 병원 공격은 계속되고 있다.

가상현실 프로젝트를 계획한 프랑수아 델포스는 "이런 영상은 예를 들어 전투기 조종사들이 (병원 공격 문제와 관련해) 예민하게 생각할 수 있도록 하는데 유용하다"고 말했다.

영상에 폭탄이 떨어지는 장면은 없지만 병원 복도에 누워 있고 부산하게 움직이는 의사와 간호사들, 옆에 누워 있는 부상자들, 피투성이가 된 채 공격을 피해 뛰는 사람들의 참혹한 모습을 볼 수 있다.

가상현실을 체험한 국제적십자사의 이렌느 라시티는 AFP통신에 "내 주변에서 많은 사람이 뛰어다녔고 누군가는 도움을 요청했지만 나는 움직일 수조차 없었다"고 말했다.

이 영상은 지난주 인권 문제에 초점을 맞춘 제네바 필름 페스티벌에서 선보였는데 올해 8월 세계 인도주의의 날에 맞춰 다시 공개될 예정이다.

영상을 제작한 로맹 지라르는 "폭탄이 떨어지는 장면은 없지만 연기와 먼지로 뒤덮인 병원 복도에서 환자, 의사들이 유령처럼 변하는 것을 통해 충격과 공포, 절망 등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며 "이 영상을 본 사람들이 언젠가 '내 결정이 사람들을 살릴 수 있다'라고 생각하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minor@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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