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권서 잠수함 전력 확충 경쟁 불붙었다

입력 2017-03-23 11:29  

아시아권서 잠수함 전력 확충 경쟁 불붙었다

호주, 베트남, 말레이시아, 인도 등…對中 견제용

태국은 60년 만에 도입키로, 대만도 자체개발

(서울=연합뉴스) 김선한 기자 = 아시아권에서 잠수함 전력 확충 경쟁이 본격화되기 시작했다.

호주, 베트남, 태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인도, 일본, 대만 등 역내 주요 국가들은 최근 디젤 추진 잠수함을 중심으로 하는 수중 전력 확대에 열을 올리는 형국이다.

남중국해 영유권 강화 행보로 대표되는 중국의 노골적인 해양 패권 시도에 위기감을 느낀 역내 국가들이 전략적 효과가 큰 잠수함 전력 확충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 베트남 '대양의 블랙홀' 잇따라 도입해 중국 겨냥


동남아권 국가 가운데 잠수함 전력 확충 노력에 가장 앞선 것은 베트남이다. 베트남은 2009년 러시아와 체결한 26억 달러 규모의 계약에 따라 모두 6척의 킬로급 공격용 잠수함(636MV) 6척을 도입, 남중국해를 바라보는 중부 전략항 깜라인 만에 작전 배치했다.

러시아 루빈 중앙설계국이 설계한 3세대 기종의 이 잠수함은 배수량 2천300t 규모로 52명의 승조원이 탑승한다. 기동 시 소음이 거의 없어 웬만해서는 탐지가 어려운 특성으로 '대양의 블랙홀'로 불리는 이 잠수함은 최대 작전수심 350m, 작전 반경 6천∼7천500㎞, 533mm 어뢰발사관 6개, 사거리 302㎞의 인도제 브라모스 대함미사일 등으로 무장했다.

장착 무기 가운데 중국에 가장 큰 위협은 브라모스로 300㎏의 고폭탄 탄두로 현존하는 대함 순항미사일 가운데 가장 빠르고 파괴력인 강한 것으로 평가된다.





◇ 인도네시아ㆍ말레이시아ㆍ싱가포르도 경쟁 대열 합류…태국은 60년 만에 보유



남중국해에 접한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도 중국에 맞선 잠수함 전력 확충 대열에 합류했다. 현재 독일과 한국에서 건조한 1천400t급 잠수함 세 척을 운영 중인 인도네시아는 앞으로 잠수함을 7척 도입해 남중국해에 인접한 나투나 제도 등에 배치한다는 계획이다.

인도네시아는 특히 2011년 한국의 대우조선해양과 체결한 세 척의 개량형 '장보고-1급' 잠수함 건조계약(11억 달러)에 따라 두 척을 인수했다. 이 가운데 한 척은 이미 작전 배치했으며, 나머지는 성능시험 등을 거친 후 들여오기로 했다.







말레이시아는 프랑스 국영 방산업체 DCNS와 체결한 건조계약에 따라 기본배수량 1천565t(수중배수량 1천870t)인 '스콜피온 급' 잠수함 두 척을 작전 배치한 데 이어 추가 도입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싱가포르 역시 한국에 장보고급 잠수함 관련 기술을 전수해준 독일 TKMS사와 22억 달러 규모의 최신형 '218SG급' 잠수함 건조계약을 체결, 오는 2020년까지 도입하기로 했다. 싱가포르 해군은 1960년대 제작된 두 척의 '챌린저급' 잠수함을 이 신형잠수함으로 교체한다는 계획이다.

태국 정부는 지난해 보류됐던 중국산 잠수함 구매 예산 135억 바트(약 4천371억 원)를 최근 승인했다. 태국 해군은 이 예산으로 올해 중국산 '유안급'(041형) 잠수함 S26T 한 척을 구매하는 것을 시작으로 총 세 척의 잠수함을 도입할 예정이다.계획대로 진행될 경우 태국은 60여 년 만에 처음으로 잠수함 보유 국가가 된다.



◇ 호주ㆍ인도ㆍ일본도 잇따라 잠수함 전력 강화…대만 자체 건조 추진



잠수함 전력 강화에 가장 야심적으로 나선 것은 호주다. 호주는 지난해 4월 프랑스 DCNS와 43조 원 규모의 차세대 '바라쿠다급'(배수량 4천500t) 차세대 잠수함 12척 건조계약을 맺었다.

맬컴 턴불 호주 총리는 지난해 12월 계약 체결식에서 오는 2022년부터 호주 공업도시 애들레이드에서 시작되는 건조사업과 관련, "전 세계적으로 안보가 불안한 상황을 고려해 호주도 해군력 등 방위력 재건에 나섰다"고 강조했다.

바라쿠다급 잠수함은 원래 원자력을 추진체로 하지만, 호주에 제공되는 '쇼트핀' 바라쿠다 블록 1A형은 디젤 엔진 탑재형으로 개조된다. 미국제 콜린스급 디젤 잠수함 대체용으로 건조하는 쇼트핀 바라쿠다 블록1A 잠수함은 배수량 5천t 규모로 533㎜ 어뢰발사관, 엑조세 SM39 블록 2 대함 미사일, MDCN SCALP 해군용 미사일 등을 장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 역시 2005년 체결한 계약(35억 달러)에 따라 지난해 스콜피온급 잠수함 한 척을 인수한 데 이어 오는 2020년까지 나머지 5척도 순차적으로 들여와 작전 배치하기로 했다.

북한과 중국의 잠수함 전력 증강에 바짝 긴장해온 일본은 강력한 대잠(對潛) 탐지능력과 수심 500m의 잠행능력을 갖춘 최신형 '소류급' 디젤 잠수함 8호함을 이달 13일 취역했다.

수중배수량 4천100t으로 2기의 강력한 가와사키 12V 25/25 디젤 엔진으로 가동되는 소류급 잠수함은 일본 잠수함으로서는 최초로 스웨덴의 코쿰에서 스털링 AIP(공기불요체계)를 장착했으며, 시가모양에 반사재로 된 선체 덕택에 제한적인 스텔스 성도 갖췄다.





소류급 잠수함은 또 74㎞ 떨어진 적 잠수함을 탐지할 수 있는 ZQQ-7 소나와 89식 중어뢰를 발사하는 533㎜ 어뢰발사관 6문, 최대 사거리 140㎞에 221㎏의 고폭탄두로 된 하푼 대함미사일 등도 장착했다.

한편 태평양전쟁 당시 건조된 미국산 두 척과 네덜란드산 두 척 등 모두 네 척의 낡은 잠수함을 운영하는 대만도 중국의 압력으로 해외로부터의 도입이 사실상 불가능해지자 독자적으로 잠수함 개발작업을 추진, 오는 10년 내 실전 배치하기로 했다.

브라이언 클라크 미 전략예산평가센터(CSBA) 선임 연구원 등 잠수함 분야 전문가들은 아시아권 국가들이 잠수함 전력 확충 경쟁에 나선 것은 은밀성, 기동성, 강력한 무장력, 효용성 등 전략적 효과가 크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에서 보듯 중국의 '해양굴기'가 노골화하면서 이에 위기감을 느낀 관련국들이 '최후의 국가 전력'으로 인식되는 잠수함 분야에 대한 투자 확대를 통한 대응책 마련에 나선 것도 경쟁을 부채질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덧붙였다.

shki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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