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 스님이 일제강점기 군용 콘돔 '삿쿠' 역사관에 기증

입력 2017-03-23 16:02  

일본인 스님이 일제강점기 군용 콘돔 '삿쿠' 역사관에 기증

2013년 '조선 침략 참회기' 쓴 이치노헤 쇼코

(부산=연합뉴스) 김재홍 기자 = 일본인 스님이 일제강점기에 사용된 군용 콘돔 '삿쿠'를 23일 부산 일제강제동원역사관에 기증했다.

기증자는 2013년 해외포교란 미명 아래 제국주의의 앞잡이 노릇을 한 일본 불교 종파 조동종의 만행을 적나라하게 파헤친 책 '조선 침략 참회기'의 저자 이치노헤 쇼코 스님이다.




일제강제동원역사관은 고심 끝에 유물 기증을 결심한 스님의 뜻을 기리려고 이날 오후 역사관에서 개관 이후 첫 유물 기증식을 개최했다.

2015년 12월 역사관 개관 이후 유물 기증은 이번이 8번째다.

기증식에는 이치노헤 쇼코 스님을 비롯해 기증을 주선한 한일문화연구소 김문길 소장,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 김용봉 이사장, 역사관 김우림 관장 등이 참석했다.

삿쿠는 일본이 조직적으로 위안소를 운영했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증거 자료다.

삿쿠를 소장한 기관은 경기 광주의 일본군 위안부 역사관, 중국 난징 리지항 위안소 옛터 진열관, 중국 상하이사범대학교 중국 위안부 자료관 등에 불과하다.

스님은 "일본에는 전쟁을 기록한 박물관이 거의 없다"며 "한국에 관련 자료관이 있는 것에 큰 기대를 걸고 있고, 그런 의미에서 자료 기증을 영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스님은 2015년 9월 국내 유일의 일본식 사찰인 전북 군산시 금광동 동국사(1909년 창건)에 위안소 사진을 기증하기도 했다.

역사관에 따르면 이번에 기증된 삿쿠는 1937년부터 1940년까지 '하트미인'이라는 상품명으로 판매된 것이다.

일제는 태평양전쟁 개시를 앞두고 이 제품에 "돌격이 제일이다"라는 의미로 '돌격일번'(突擊一番)이라는 이름을 붙여 각 부대에 군수품으로 보급했다.

역사관 관계자는 "돌격일번은 일제가 전쟁에 동원된 병사에게 심어준 사상"이라며 "콘돔에 이런 이름을 사용한 것은 약자인 여성도 돌격의 대상으로 삼은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역사관에 전시중인 일본군 병사 무토 아키이치의 '종군일지'를 보면 위안소에 강제 동원된 조선과 대만 여성과의 성관계 후 조선과 대만을 정복했다는 내용이 실려 있다.

김용봉 이사장은 "오늘의 유물 기증식이 앞으로 한일간의 밝은 미래를 위한 초석이 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말했다.

스님은 이날 기증식 참석에 앞서 부산영사관 앞에 설치된 소녀상을 방문했다.

스님은 "전쟁의 피해자와 가해자가 역사를 검증해서 후세에 전달하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평화의 소녀상은 한국보다 일본에 설치돼야 한다"고 말했다.

pitbull@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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