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효석 기자 = 헌정사상 최초로 대통령 파면이 결정된 탄핵심판 재판장을 38일간 맡아 '피청구인 대통령 박근혜를 파면한다'는 주문을 읽었던 이정미(55·사법연수원 16기) 전 헌법재판관이 모교에서 후학을 가르친다.
고려대학교는 이 전 헌법재판관을 법학전문대학원 석좌교수로 임명한다고 23일 밝혔다.
이 전 재판관의 석좌교수 위촉 기간은 올해 4월1일부터 내년 3월31일까지 1년이다.
1987년 판사로 임관한 이 전 재판관은 30년간 공직 생활을 마치고 이달 13일 퇴임했다.
그는 퇴임사에서 "법의 도리는 처음에는 고통이 따르지만, 나중에는 오래도록 이롭다"는 뜻의 중국 고전 '한비자'의 '법지위도전고이장리(法之爲道前苦而長利)'를 인용하며 사회에 화합을 당부하기도 했다.
고려대는 이 전 재판관이 법조인에게 기대되는 '규범적 가치의 실현과 공적 가치의 우선'이라는 품성의 본보기가 될 것으로 판단해 그를 석좌교수로 초빙했다고 설명했다.
또 이 전 재판관이 판사와 헌법재판관을 지낸 경험이 법전원 학생들의 교육뿐 아니라 인성 함양에도 일조하고, 헌법 문제에 관한 연구로도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학교는 말했다.
이 전 재판관은 1980년 고려대 법학과에 입학해 1984년 졸업과 동시에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대전지방법원 판사를 시작으로 서울지방법원·서울고등법원 판사와 울산지방법원 부장판사를 지냈다.
그는 2011년 대전지방법원 부장판사로 재직 중에 여성으로서 두 번째로 헌법재판소 재판관이 됐다. 2014년 12월 선고한 통합진보당 정당 해산 사건의 주심 재판관이었고, '김영란법', 국회 선진화법 등 주요 사건 대부분에 다수 의견을 냈다.
임기 막판에는 박한철 전 헌법재판소장의 권한대행으로 선출돼 대통령 탄핵심판을 주재했다. 재판관 8명 중 가장 젊고 사법연수원 기수도 늦었지만 부드러우면서도 과감한 지휘로 중대하고 어려운 역사적 사건을 이끌었다는 평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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