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사상 첫 완전국민경선제 '성공'…박지원 "安지지,호남의 전략적 선택"
투표자 5만명 넘기자 함성도…세싸움 치열했지만 결국 安 압승
(광주=연합뉴스) 고상민 박수윤 기자 = 광주·전남·제주지역에서 25일 막을 올린 국민의당 첫 순회경선에 6만명이 넘는 투표자가 몰리면서 경선 초반 분위기가 뜨겁게 달아올랐다.
대통령 최종 후보를 뽑는 첫 경선지를 당의 본거지인 호남의 심장부로 택한 데다 우리나라 정당 역사상 처음으로 완전국민경선제를 시행한 것도 흥행의 원동력이 됐다는 평가다.
순회경선의 최대 격전지이자 사실상 결승전으로 불린 이날 '호남 경선'은 예상대로 안철수 전 대표의 승리로 끝났다.
국민의당 박지원 대표는 이날 개표에 앞서 최종 투표수(6만2천389명)가 공개되자 "'광주·전남·제주에서 총선 민심이 아직 국민의당에 있다'라고 했을 때 아무도 믿어주지 않았는데 오늘 웅변으로 증명해 줬다. 눈물이 난다"며 감격했다.
이어 "이것은 호남의 전략적 선택"이라고 평가하면서 "가장 지지율 높은 안철수 후보가 한 번 해보라고 표를 몰아준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안철수 전 대표,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 박주선 국회부의장 등 세 후보의 합동연설회가 열린 이날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는 아침부터 봄비를 뚫고 삼삼오오 몰려든 투표 참여자들로 북적였다.
예비후보등록 기간인 만큼 특정 후보를 상징하는 피켓, 어깨띠, 풍선 등 일체의 소품 사용은 물론 후보 이름을 외치는 '응원전'도 금지돼 투표장 일대는 외견상 차분한 분위기를 보였다.
그러나 국민의당 대선후보 경선에 참여하는 호남 표심은 오후 들어서면서 가늘어지는 빗줄기와 함께 서서히 달아올랐다.
PC 80대, 기표소 27개가 배치된 '거점 투표소' 김대중컨벤션센터에는 정오를 지나면서 인파가 부쩍 몰리면서 한동안 줄지어 서는 광경이 연출됐다.
매 시각 누적 투표 인원이 발표될 때마다 당 관계자들은 놀라는 모습이었다.
함께 모여 웅성거리는가 하면 경쟁 상대인 더불어민주당의 전국 현장투표 규모(5만2천여표)를 추월했다는 소식을 듣고는 함성소리도 새어나왔다.
당에서 이날 예상한 투표 참가인원은 2만~3만명. 그러나 오후 2시께 이미 3만명을 넘겼고 끝내 무려 6만명을 넘겼다.
투표자 연령대는 20대부터 70대까지 다양했다.
한 70대 남성은 "당 경선하는 걸 TV를 보고 알았다"며 "전남 장성에서 친구 3명과 버스를 타고 왔다. 맘에 차는 사람이 한 명 있다"고 말했다.
광주대 재학 중이라는 한 여대생은 "더 좋은 대통령이 나왔으면 하는 마음에, 미래 세대를 대변할 후보 뽑으려고 왔다"고 했다.
몇몇 투표자들은 한 데 모여 '인증샷'을 찍으며 안 전 대표의 이름을 한동안 외치는 바람에 당직자의 제지를 받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안 전 대표는 후보들 가운데 가장 빠른 오후 12시 40분께 부인 김미경 교수와 함께 행사장에 도착, 지지자들과 일일이 악수하며 투표 참여를 호소했다.
합동연설회가 열린 4천석 규모의 다목적홀은 꽉 차지는 않았으나 팽팽한 긴장감이 빈자리를 메우는 듯했다.
가장 먼저 연단에 오른 박 부의장이 '호남 아들론'을 강조한 가운데, 손 전 대표가 연설에 나서자 200여 명의 지지자들은 당의 제지에도 불구하고 수차례 '손학규!'를 외치며 세를 과시했다.
이에 질세라 안 전 대표 지지자들도 안 전 대표가 연단에 서자 다 함께 일어나 "안철수, 안철수"를 외쳤다. 당 관계자들의 만류에도 연설 중간중간 구호를 외쳤고 파랑·초록·노란색 등 다양한 빛깔의 막대모양 풍선도 나부꼈다.
당 관계자는 "특정 후보의 이름을 외치는 집단 응원전을 막으려 애를 썼지만 원천봉쇄하기는 역부족이었다"며 "하지만 '변칙 응원'의 수위가 높지는 않아 문제 삼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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