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컴이 촉발한 홍콩 독립론, 중국·홍콩 네티즌 격론

입력 2017-03-27 10:04  

베컴이 촉발한 홍콩 독립론, 중국·홍콩 네티즌 격론

"여기는 홍콩이지 중국 아니다" vs "홍콩 독립 하려는 것이냐"

(상하이=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 영국의 축구스타 데이비드 베컴이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홍콩 방문 소식을 올렸다가 중국과 홍콩 네티즌 사이에서 홍콩 독립논쟁을 촉발했다.

잉글랜드 축구대표팀 간판이었던 베컴이 지난 24일 이틀간 홍콩에 체류한 뒤 자신의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 사진과 함께 "중국에서 즐거웠던 48시간"(Great 48 hours in China)이라는 글을 올린 것이 계기였다.

27일 싱가포르 연합조보 등에 따르면 베컴은 최근 상하이를 거쳐 AIA 보험 홍보대사로 홍콩의 한 행사에 참석한 뒤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과거 '우산혁명' 현장이었던 침사추이 네이던 로드와 빅토리아항 풍경 등이 포함된 동영상을 올렸다.

곧바로 홍콩 네티즌들은 "베컴의 홍콩 방문은 환영하지만 기억해야할 것은 여기는 홍콩이지 중국이 아니다", "중국은 중국이고 홍콩은 홍콩" 등의 2천여건의 댓글을 쏟아냈다.

비난이 쇄도하자 베컴 측은 1시간여만에 사진 캡션을 "상하이와 홍콩에서 즐거웠던 48시간"이라고 고쳤다. 양측 네티즌 사이의 댓글 전쟁이 가라앉기를 바란 것이다.




하지만 댓글 전쟁은 중국 네티즌에게로 확산됐다. 한 홍콩 누리꾼이 "중국 네티즌이 방화벽을 넘지 않는한 댓글을 보지 못할 것"이라고 한 것이 무색하게 중국 네티즌들이 방화벽을 넘어와 홍콩 독립론으로 논쟁을 확산시켰다.

이들은 "홍콩인들이 다시 저렇게 시끄럽게 군다. 홍콩 그 땅은 중국에 속해 있다", "중화인민공화국 홍콩특별행정구", "홍콩독립 조장하지 마라. 홍콩은 감당할 수 없다"고 반격했다.

중국의 암묵적 지지를 받은 친중(親中)파 캐리 람(林鄭月娥·59·여) 전 홍콩 정무사장(총리격)이 26일 홍콩 행정장관에 당선되면서 베컴의 포스트는 홍콩인들의 정체성 논의를 자극할 수 있다.

홍콩의 범민주파와 젊은층을 중심으로 중국에 대한 뿌리깊은 불신을 바탕으로 홍콩을 중국과 구분하려는 급진적 본토주의 단체가 부상하면서 홍콩 독립론이 비등한 상황이다.

특히 올해 홍콩주권 반환 20주년을 앞두고 홍콩에서는 민주화 요구 시위가 이어지면서 중국이 반환 당시 내건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 체제에 대한 회의론도 제기되고 있다.

지난 2014년 홍콩에서는 람 전 사장이 주도했던 행정장관 선거 개혁안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79일간 '우산혁명'이라는 대규모 도심 점거 시위를 벌인 바 있다.

람 전 사장의 당선으로 홍콩에 대한 중국 당국의 간섭이 심화할 것으로 관측되면서 오는 7월 1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되는 홍콩 반환 20주년 행사가 기폭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joo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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