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4,090.59
(76.57
1.84%)
코스닥
938.83
(1.49
0.16%)
버튼
가상화폐 시세 관련기사 보기
정보제공 : 빗썸 닫기

수채화처럼 맑은 편지…비구니 스님들 진솔한 삶 만나다

입력 2017-03-28 08:00  

수채화처럼 맑은 편지…비구니 스님들 진솔한 삶 만나다

일초 스님 서한집 '우리가 사랑할 날이 얼마나…' 출간




(서울=연합뉴스) 김기훈 기자 = "지난해 일초 스님께서 학인들과 주고받은 편지를 40년간 간직하고 계시다는 말씀을 들었어요. 출가 뒤 가슴앓이했던 청춘의 아픔과 출가라는 세계를 바라보는 젊은 수도자들의 다양한 생각이 담긴 편지를 만나 보니 이대로 두기엔 아깝다는 생각에 책을 펴내게 됐습니다."

27일 서울 종로구 인사동에서 기자들과 만난 서울 목동 반야사 주지인 원욱 스님은 '우리가 사랑할 날이 얼마나 남았을까'(민족사)의 출간 동기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이날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에는 원욱 스님과 동학사 승가대학장 보련 스님, 동학사 화엄학림 교수 명선 스님 등 일초 스님의 제자들이 자리했다.

'우리가 사랑할 날이 얼마나 남았을까'는 동학사 승가대학원장이자 화엄학림 학장인 일초(一超·75) 스님이 학인 스님을 비롯한 지인들과 주고받은 편지를 모은 책으로 비구니 스님들의 삶과 수행 이야기가 잔잔한 감동을 선사한다. 또 이 책에는 일초 스님이 직접 쓰신 시(詩)도 수록됐다.

계룡산 자락에 자리 잡은 동학사는 한국을 대표하는 비구니 수행도량으로, 1953년 국내 최초로 비구니 전문강원(승가대학)이 설립됐다. 일초 스님은 1980년 동학사 승가대학장에 부임한 이래 현재까지 수많은 후학을 길러왔으며, 동학사 학풍의 기틀을 만든 대강백(大講伯)으로 널리 알려졌다.

보련 스님은 "일초 스님은 가르침에는 매우 엄격하시면서도 늘 서정적이시고 고운 면모가 있으시다"며 "그 곱디고운 면모가 이 책에 고스란히 담겨 기쁘다"라고 말했다.




스님들은 일초 스님의 따뜻한 면모를 가장 잘 보여주는 글로 일초 스님이 쓴 시 '내가 사랑할 날이 얼마나 남았을까'를 꼽았다. 이 시는 서한집의 제목이 되기도 했다.

일초 스님은 이 시에서 "마음의 씨앗을 만들어 고이 간직하는 따뜻함/ 이제 살갗을 스치는 바람의 향기도 맡을 줄 아는데/ 이 좋은 것들을 가슴 가득히/ 기쁨으로 받아들이며/사랑 아님이 없음을 알았는데/ 내가 사랑할 날이 얼마나 남았을까?"라고 노래한다.

원욱 스님은 이 시에 대해 "사랑도 미움도 내려놓고 절대 평등으로 가는 과정을 보여주는 시"라며 "남아 있는 삶을 갈등하지 말고 대자비의 정신으로 모든 것을 품고 살아야 한다는 스님의 가르침으로 다가왔다"고 설명했다.

또 일초 스님은 학인 스님들에게 보낸 편지에서도 자비와 포용의 힘을 강조하고 있다.

일초 스님은 학인 스님들이 보낸 연하장에 답하는 편지에서 "남을 비방하고 욕하는 소리가 넘칠 때 남을 칭찬하고 기뻐하는 소리를 더 많이 해서 기쁨이 가득한 세상을 발원해야 한다"며 "여러분의 자비심과 자비행이 불자들의 가슴에 꽃을 피우고, 불자들이 세상에 계속 퍼뜨려 자비행의 릴레이를 할 수 있는 한 해가 되었으면 한다"고 적었다.

또 학인 스님들이 일초 스님에게 보내는 편지에서는 깨달음을 향한 구도열, 보살행에 대한 소망과 수행자로서의 고민을 읽을 수 있다. 스님들이 쓴 수채화처럼 맑고 순한 편지들은 독자들에게 따뜻한 위로를 건넨다.

명선 스님은 "스트레스도 많고 복잡하고 어려운 세상에 이 책을 통해 스님들의 신선함이 전해졌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일초 스님은 1964년 고암 스님을 계사로 사미니계를, 1968년 자운 스님을 계사로 비구니계를 받았다.

1971년 동학사 전문강원을 수료했으며 1977년 4월 10일 호경 스님으로부터 강맥(講脈) 이어받았다. 대한불교 조계종 단일계단 도감 겸 교수사, 제14대 종회의원, 조계종 고시위원, 중앙선거관리위원 등을 역임했으며 현재 동학사 승가대학원장으로 후학을 양성하며 전법에 힘쓰고 있다.

kihu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