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10년째 한국 청년 채용하는 재미동포 석균욱 회장

입력 2017-03-29 16:56  

[사람들]10년째 한국 청년 채용하는 재미동포 석균욱 회장

뷰티서플라이로 연간 3천500만달러 매출…"세계무대 활약하는 꿈꾸어라"

(창원=연합뉴스) 강성철 기자 = "한국 청년들의 실력은 글로벌 시장에서 충분히 통하는데 너무 현실에 안주하려는 경향이 있어서 안타까워요. 좁은 땅을 벗어나 세계를 무대로 활약하는 큰 꿈을 꾸었으면 좋겠습니다."

미국 워싱턴 D.C에서 뷰티서플라이(미용재료) 매장 12개를 운영하며 연간 매출 3천500만 달러(약 390억2천500만 원)를 올리는 석균욱(65) '뷰티4U' 회장은 고국 청년들을 걱정하며 이같이 당부했다. 그는 28∼29일 경상남도 창원시 창원컨벤션센터에서 재외동포재단이 주최한 '제31차 한상대회 리딩 CEO 포럼'에 참석했다.

석 회장은 29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전 세계에서 활약하는 한상(韓商)들은 대부분 맨주먹으로 시작해 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며 현지화에 성공한 기업인"이라며 "해외에서 꿈을 펼치겠다는 포부가 있는 젊은이라면 한상을 교두보로 활용할 것"도 조언했다.

그는 고국 청년의 해외 진출을 도와 꿈을 키워주는 일을 실천하고 있다. 10년 전부터 매년 고국 청년 2∼3명을 채용하고 있는 것이다. 이들 가운데 지금까지 영주권을 취득한 직원만도 20명이다.

앞으로도 고국 청년들의 미국 무대 진출을 위해 세계한상대회 기간에 진행하는 '한상 청년 인턴십'에 참여할 계획이다.

"요즘은 인재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어요. 사업을 키우려면 우수한 인력이 뒷받침되어야 하기 때문이죠. 그래서 고국 청년 채용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답니다. 젊은이들이 '뷰티4U'를 평생직장으로 생각할 수 있도록 영주권을 취득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석 회장은 지난해 세계한상대회에서 '리딩 CEO'에 발탁됐다. 리딩 CEO는 전 세계에서 활약하는 30여 명의 한상으로 구성됐고, 이 멤버에 가입하려면 연간 매출액 등의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이들은 한상대회 운영위원회 회의와 한상대회 기간에 열리는 포럼에 참가한다.

올해 처음 이 포럼에 참가한 석 회장은 "32년간 지속해온 비즈니스 노하우를 다른 한상과 공유하고 비즈니스를 통해 고국을 돕는 일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게 주어진 역할이라고 생각한다"며 '고국 사랑'을 전했다.

석 회장의 미국행은 유학으로 시작됐다. 1981년 캔자스주립대에서 회계학을 전공한 그는 공인회계사 자격증을 취득해 1985년 회계사무소를 차리며 정착하는가 싶었다. 그러나 동양인 이민자에게 미국 주류사회의 장벽은 높았고, 생계를 잇기가 어려웠다. 과감히 사무소를 접고 친형인 석균쇠 전 미주총연 회장이 하던 뷰티서플라이 사업에 뛰어들었다.

시카고의 22평 매장으로 시작해 첫해 30만 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당시 직장인 평균 연봉이 2만∼3만 달러였기에 대박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는 생활비를 제외한 나머지 수익을 전부 재투자하며 사업을 키워나갔다. 1992년 워싱턴으로 주 무대를 옮기면서 본격적으로 매장을 늘려갔다.

'Beauty4U' 매장에서 주로 다루는 품목은 흑인 헤어와 피부 미용 관련 제품들이다. 취급하는 가짓수만도 4만 개에 달한다.

최근 타 매장에서는 잡화까지 끼워팔면서 품목의 다각화를 추구하고 있지만 그는 고집스럽게 전문성을 강조한다.

"한 가지를 잘해 단골에게 꾸준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추세를 따르지 않고 있는 것이죠. 뷰티서플라이는 불황을 거의 타지 않아요. 흑인은 유전적으로 지독한 곱슬머리여서 먹고 입는 것 다음으로 머리 손질을 중시하기 때문입니다."

그는 매장을 운영하면서 '청결'을 우선으로 꼽는다. 그래서 가장 먼저 둘러보는 곳이 창고, 화장실, 계산대 주변이다. 150여 명의 직원에게 고객이 사랑방처럼 편하게 찾아올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늘 강조한다. 매장 규모가 작게는 200평에서 크게는 700평 규모라서 청결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지만, 미용을 다루는 만큼 양보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10여 년 전부터 세계한상대회에 꾸준히 참석한 그는 "남들은 은퇴할 때라고 하지만 성공한 거상(巨商)들을 만나보면 아직도 할 일이 많다는 자극을 받는다"며 "사업도 더 키워야 하지만 이제는 성공을 나누고 차세대를 육성하는 데도 힘을 보탤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해외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들에게 "전 세계에 3만6천 개의 매장을 가진 맥도날드도 처음에는 일리노이주의 작은 햄버거 가게에서 출발했다"며 "모든 비즈니스는 자기가 키워가기 마련이므로 눈앞의 현실보다는 비전을 보고 회사를 선택하라"고 충고했다.




wakaru@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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