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일동포 상대 '교육전쟁'서 뒤처진 南, 대응책 마련 부심
"84년 고베에 남한계열 학교 1곳, 총련계 학교 17곳"
(서울=연합뉴스) 조준형 기자 = 남북한이 재일동포 2, 3세들을 자기 진영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치열한 '교육전쟁'을 벌인 정황이 11일 공개된 1986년 외교문서에서 드러났다.
당시 북한 김일성 정권이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선총련)을 통한 재일동포 교육사업에 약 30년에 걸쳐 당시로선 천문학적인 수준의 돈을 송금, 학교 설립 등을 지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북괴, 조총련에 송금한 교육원조비와 장학금'이라는 제목의 외무부(현 외교부) 영사교민국 자료에 의하면 북한은 조선총련에 1957년부터 1984년까지 약 350억 엔(3천 557억 원)을 송금했다.
1950년 9월 김일성이 조선총련 조국 방문단에게 교육 원조금과 장학금을 지원할 것을 약속한 이래 북한은 1957년 2억2천160만 엔을 시작으로 1967년 10억 엔을 초과했고 가장 많았던 1974년 37억1천178억 엔을 조선총련에 쏟아 부었다.
외무부 영사교민국은 이런 자금 용도에 대해 "공산주의 사상 주입을 위한 2세 교육자금으로 사용되는 외에 조선총련 조직의 민단(재일본대한민국민단) 와해 공작 등 정치자금으로 유용되고 있다"고 적었다.
이런 상황에서 남한 진영에 속한 민단 측 학생들 중 적지 않은 이들이 마땅히 한국어 등 민족 교육을 받을 곳이 없어 조선학교에 취학했고, 위기감을 느낀 우리 정부가 일본 각 지역별로 통계를 내고 대책 마련에 나선 사실도 이번에 확인됐다.
1984년 12월 11일자로 외무부가 국가안전기획부장에게 보낸 문서는 "주일 각 공관을 통해 조사한 바에 의하면 민단계 교포자녀 일부가 조총련계 학교에 취학하고 있으며 조총련이 주관하는 각종 규탄집회, 가두시위 등에 이들이 동원되는 사례가 있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문서는 "이들 취학자녀는 대부분 가족이 조총련 조직에 있을 때부터 취학하여 부모 또는 가족의 일부가 최근에 민단으로 전향한 후에도 계속해서 취학하고 있는 경우이며 그중 일부는 우리말 교육 목적으로 조총련 학교에 보내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고 적었다.
이와 관련, 고베(神戶)총영사관은 1984년 7월 26일 외교부로 보낸 전문에서 "당관 관내에는 한국계 학교가 1개교도 없는 반면 조총련은 초중고 17개의 조선학교(교원수 230명, 학생수 3천 300명)가 있으며 고교 졸업생만 매년 210여명을 배출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대책 차원에서 외무부는 관내 민단계 교포 자녀가 조총련 학교에 취학하고 있는 사례를 계속 파악, 수시 동향을 점검하고 본인 또는 보호자를 대상으로 민단계 한국학교 또는 일본학교로의 전학을 설득·권유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jh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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