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링컨이 앓았던 '마르팡증후군' 환자 7년 새 2.5배로"

입력 2017-03-30 06:13  

"링컨이 앓았던 '마르팡증후군' 환자 7년 새 2.5배로"

삼성서울병원, 2006∼2013년 건보공단 자료 분석

비정상적으로 키 크거나 팔 길이 길다면 의심해봐야

(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 큰 키에 팔·다리가 비정상적으로 긴 '마르팡증후군'(Marfan syndrome) 환자가 7년 새 2.5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말판증후군'으로도 불리는 마르팡증후군은 미국의 제16대 대통령인 에이브러햄 링컨이 앓은 질환으로 잘 알려져 있다. 유전자 돌연변이에 의한 선천성 발육 이상으로 팔이 무릎까지 내려갈 정도로 길어지는 게 특징이다. 좁고 긴 얼굴, 거미처럼 매우 가늘고 긴 손가락과 발가락, 척추 측만증 등도 흔히 볼 수 있는 증상이다. 환자 중에는 농구 등 운동선수가 많은데, 국내에서는 왕년의 농구스타 한기범씨가 이 질환을 앓았다.

30일 삼성서울병원 심장혈관센터 김덕경 교수팀이 대한의학회지(JKMS) 3월호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2006∼2013년 사이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이용해 조사한 결과, 2006년에 인구 10만명 당 0.90명이던 국내 마르팡증후군 유병률이 2013년에는 2.27명으로 2.5배로 증가했다.

연령대별로는 10대의 유병률이 눈에 띄게 높았다.

2006년만 해도 10대 환자는 10만명당 4.8명이었지만, 2013년에는 6.4명으로 늘었다. 5∼9세 사이의 유아기 환자는 같은 시기 10만명당 1.3명에서 2013년 2.7명으로 증가했다. 2013년만 놓고 보면 20∼44세 사이의 환자도 10만명당 2.9명(2006년 1.0명)으로 적지 않았다.

성별로는 여성(10만명당 1.9명)보다 남성(10만명당 2.6명) 환자가 훨씬 많았다. 남성은 15∼19세에서, 여성은 10∼14세에서 각각 환자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마르팡증후군은 심혈관계 이상에 의한 심부전 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 대동맥 관련 질환이 환자의 60~80% 정도에서 관찰되며, 심해지면 매우 위험한 합병증인 대동맥 박리로 이어지기도 한다. 또 수정체 이탈과 이로 인한 탈구, 시력 저하, 망막 박리, 녹내장 등도 마르팡증후군의 합병증이다. 환자의 50% 이상에서 척추의 변형이 동반된다.

이 질환은 1970년대만 해도 치료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평균수명이 32세 정도에 머물렀다. 하지만 90년대 이후 적극적인 검사와 조기 치료 덕분에 지금은 수명이 60세 이상으로 늘었다. 부모가 이 질환을 앓고 있으면 우성 유전으로 인해 자식이 이 질환에 걸릴 확률이 70~80% 정도다.

전문가들은 비정상적으로 키가 크거나 팔 길이가 무릎까지 내려갈 정도로 길다면 몸이 건강한 상태라 하더라도 일단 질환을 의심해 보는 게 좋다고 권고한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마르팡증후군이 10대에서 많은 것은 이 시기에 신체적으로 발달하고 매우 활발하게 성장하기 때문"이라며 "다만, 이번 조사가 국민건강보험 자료를 이용했기 때문에 의료 서비스를 사용하지 않았거나 의료비 보조를 받은 환자들은 제외됐을 수 있는 만큼 병원 기반의 실태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bi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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