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생산량이 가격변수…생산통계 불신에 위성사진 분석도
(서울=연합뉴스) 문정식 기자 = 중국의 수요가 글로벌 원자재 가격에 영향을 미치고 있었지만 최근에는 중국의 생산량도 이에 못지 않은 변수로 등장하고 있다고 월 스트리트 저널이 30일 보도했다.
중국이 지난해 국내 탄광산업의 조업일수를 연간 330일에서 276일로 단축한 것이 대표적 실례다. 이로 인해 중국의 수입이 25%나 늘어나면서 자연히 국제 석탄 가격은 급등했다.
중국은 알루미늄과 아연, 납, 석탄 등을 포함한 상당수 원자재의 생산량이 세계 3위 안에 들어가는 광물 자원 부국으로, 이 나라의 생산량 변동은 국제시장으로 파급 효과를 미칠 수 있다.
중국의 납 생산량이 글로벌 생산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5년 전에는 19%였으나 현재는 50%로 늘어났고 석탄의 비중은 같은 기간에 32%에서 48%로 올라갔다.
중국의 생산량 증감은 이 때문에 원자재 시장 투자자들의 비상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미국 듀크대학 푸쿠아 경영대학원의 캠벨 하비 교수는 "우리는 아주 오랫동안 수요 측면, 즉 중국 경제의 성장세만 주목하고 있었지만 이는 한쪽만 바라보는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생산량 통계가 이처럼 중요해지고 있지만 문제는 중국이 발표하는 통계의 신뢰성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애널리스트들은 중국의 통계가 구리와 같은 일부 원자재의 생산량은 과다하게 반영하고 있어 민간 데이터 제공업체들이 수집하는 수치와 큰 편차를 보일 수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많은 투자자들은 이 때문에 위성 사진을 포함한 대안적 정보를 참고하려 하고 있다. 일부 컨설팅 업체들은 이들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광산을 출입하는 트럭이나 노동자 숙소의 숫자를 헤아려보기도 한다.
글로벌 금속 재고 데이터를 제공하는 미국 시카고의 컨설팅 업체 리모트 센싱 메트릭스는 인공위성을 운용하는 회사들로부터 수천장의 흑백 사진을 사들여 분석하고 있다.
지난달 중국이 대기 오염을 이유로 북부 28개 도시에 동절기 알루미늄 생산량을 30% 줄일 것을 지시한 것도 시장에 반향을 일으킨 뉴스였다.
이들 지역이 글로벌 생산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20%다. 골드만삭스는 국제 알루미늄 가격이 연초에 t당 1천700달러를 밑돌고 있었으나 올해 안에 2천달러로 오를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원유 다음으로 거래량이 많은 철광석도 중국의 생산량의 변수로 작용한다. 세계 2위의 광산기업인 리오 틴토에 따르면 중국의 철광석 생산량은 3년 전 4억t에 달했으나 지난해에는 2억5천만~2억7천500만t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의 생산량 감소는 철광석 가격의 하락으로 국내 광산들의 수익성이 떨어진 때문으로 풀이된다. 중국의 광산은 세계 기준으로는 운영비가 가장 높은 그룹에 속한다.
리오 틴토의 장 세바스티앙 자크 CEO는 철광석 가격이 회복된 만큼 앞으로 중국의 생산량이 연간 3억t 이상으로 되돌아갈지 여부가 당면 관심사라고 말했다. 중국의 생산량이 크게 늘어난다면 매출의 상당 부분을 철광석에 의존하는 이 회사의 수익에 타격을 줄 수있다.
한편 중국은 세계 5위의 원유 생산국이지만 유전의 노후화로 생산량은 감소하는 추세다. 이 나라의 산유량은 정점을 지났으며 갈수록 수입 원유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질 수 있다. 중국 정부는 국내 산유량이 2020년에는 2015년 수준보다 7%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jsmoo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