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갯벌을 살리자]① 망가진 생물자원의 보고 '갯벌'

입력 2017-04-01 07:30   수정 2017-04-01 08:31

[갯벌을 살리자]① 망가진 생물자원의 보고 '갯벌'

난개발로 여의도 면적 250배 사라져…새만금사업, 갯벌 생산성 훼손

[※ 편집자 주 = 대규모 간척과 개발로 사라진 갯벌을 다시 살리려는 시도가 활발히 일어나고 있습니다. 전북도는 고창 곰소만 갯벌 39㏊를 복원해 갯벌 식생을 조성하기로 했고, 부안군 줄포만 갯벌도 되살리는 중입니다. 갯벌을 복원해 생태건강을 회복하고, 생태관광지나 생태연구지 등으로 만들려는 노력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연합뉴스는 갯벌의 가치와 피해 현장 탐방, 복원 움직임, 전문가 의견 등을 3회에 걸쳐 송고합니다.]


(전주=연합뉴스) 최영수 기자 = 바닷물에 하루 두 차례씩 잠기고 드러나는 해안에 있는 넓은 땅. 평탄하면서 다소 질척거리는 땅을 갯벌이라 부른다.

갯벌은 조류가 운반한 미세한 흙이 오랜 세월 쌓여 만들어진다.

우리나라 갯벌은 여의도 1천 배가 넘는 총 2천478㎢로 전체 국토의 2.5%를 차지한다. 갯벌 면적으로만 보면 세계 5위다.


◇ 국내 갯벌 여의도 면적 1천 배…경제적 가치는 무려 16조원

대부분 서·남해권에 분포하는 갯벌의 생태적 가치는 숲의 10배, 농경지 100배가량인 연간 16조원으로 평가받는다.

우리나라 갯벌과 그 일대는 특히 ▲ 꽃게와 새우 등 갑각류 ▲ 주꾸미와 낙지 같은 연체류 ▲ 망둑어와 숭어 등 어류 ▲ 백합과 바지락 등 조개류 ▲ 갯지렁이류와 해초류 등 총 717종의 저서생물이 서식하는 생물자원의 보고(寶庫)로 불린다.

국내 갯벌에 서식하는 717종은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유럽 갯벌의 서식개체수보다 4.3배나 많은 수치다.

이외에도 갯벌에는 몸길이가 1mm 이하인 다수의 미생물이 서식한다.


어민들은 대대로 갯벌에서 이런 저서생물을 잡고 조개를 캐고 해조류를 따고 양식을 하면서 삶을 이어왔다.

갯벌은 해양생물 서식처, 어민 삶의 터전은 물론 연안해역을 깨끗이 해주는 자연 정화조, 철새 도래·서식지, 자연재해를 막는 바다와 육지의 완충지 역할을 하고 있다.

나아가 생태 및 관광자원 등으로도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그러나 갯벌은 한때 '쓸모없는 땅'으로 여겨져 1980년대부터 농업, 산업, 해양수산업 등을 위한 대규모 간척이나 매립사업의 희생양이 됐다.


◇갯벌 효능 다양 불구, 매립 등으로 여의도 250배 규모 갯벌 사라져

이때부터 여의도 250배 정도의 갯벌이 사라졌다. 연간 손실액으로 따지면 4조5천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일제강점기 이후 수많은 간척, 매립, 개발로 서울의 3배가 넘는 갯벌이 사라졌다는 전문가 보고도 있다.

특히 역사상 최대 건설사업으로 알려진 새만금 간척사업 기간(1991∼2015년) 이 일대 어업 생산량은 70%가량 줄어 손실액이 자그마치 15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새만금사업으로 남한 갯벌(2천487㎢)의 8.4%에 해당하는 208㎢(축구장 2만800개)가 사라졌다.

더욱이 방조제 건설로 물길이 막힌 탓에 갯벌이 사라지고 생태 균형이 깨지면서 생태환경도 부정적인 변화가 일어났다.

국립수산연구원 갯벌연구센터 연구자료에 따르면 방조제 건설로 해수 유통이 되지 않아 새만금은 물론 서해안 전체 수산자원까지 감소했다.



김제·부안갯벌을 대표한 백합은 방조제 완공 전인 2004년 6천987t이나 채취됐지만, 완공 후인 2012년 572t으로 급속히 줄더니 지금은 종패조차 찾아보기 어려운 지경이다.



◇갯벌 속 바지락, 맛조개, 패류 감소…어민 삶 황폐화, 어촌 공동화 가속

갯벌 패류인 바지락, 맛조개, 동죽은 물론 숭어, 실뱀장어 등도 줄기는 마찬가지.

이로 인해 어민의 삶이 황폐화하고, 활기 넘치던 어촌은 급속한 공동화 현상을 겪고 있다.

무엇보다 큰 문제는 새만금 주변 갯벌과 연안 바다 환경이 크게 변했다는 점이다.

고운 펄이 쌓여 바지락을 비롯한 패류가 풍부했던 군산 신시도는 배수갑문 완공 후 강한 조류가 유입되면서 고운 펄이 사라지고 지금은 단단한 갯벌만 남았다.

고창, 부안, 서천지역 양식장 패류는 살이 차지 않아 상품가치가 없어진 지 오래다.



갯벌연구센터 한 관계자는 "이들 사례는 새만금과 서해안 갯벌의 생산성이 크게 낮아졌음을 보여준다"며 "강물이 정상적으로 흘러가고 해수가 유통돼 '다양한 생물이 사는 깨끗한 수질환경'이 유지되도록 갯벌을 복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간척으로 갯벌을 없앤 다른 나라들이 다시 갯벌 복원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수산업 기반을 뒤흔든 대규모 간척 사업지에 대한 복원이 더 활발히 전개되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들어 환경단체를 중심으로 갯벌 보존운동이 활발하게 펼쳐지는 것도 갯벌의 가치를 다시 인식한 데 따른 것으로 볼 수 있다.

갯벌 복원은 '자연과 인간이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는 생태운동'을 지향하고 있다.



ka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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