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국민의당에 손 내미나…다목적 '단일화' 포석인듯

입력 2017-03-30 17:22  

한국당, 국민의당에 손 내미나…다목적 '단일화' 포석인듯

당내 일각 "바른정당, 제풀에 지칠것" 관측…'영·호남 연대론' 부상

홍준표, 박지원에 깍듯하고 호의적 태도…'유승민 고립작전' 해석도

(서울=연합뉴스) 홍정규 배영경 이슬기 기자 = 자유한국당이 대통령 선거 전략으로 구상하는 '후보 단일화'의 공식을 놓고 당내에서 설이 분분하다.

애초 바른정당과 먼저 손을 잡고 국민의당과 단일화를 모색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왔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국민의당과의 연대론이 부쩍 잦아졌다.

당내 유력 대선주자인 홍준표 경상남도지사가 연이틀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를 공격한 게 예사롭지 않다.

홍 지사는 30일 기자회견에서 "(유 후보가) 싸울 상대는 내가 아니고 문재인 후보인데, 왜 내게 자꾸 시비를 거느냐"며 "자꾸 그러면 2012년 대선 때 이정희 의원 역할밖에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전날 기자회견에서도 자신의 대선주자 자격을 유 후보가 문제 삼는 데 대해 "'살인범도 용서하지만, 배신자는 용서하지 않는다'는 게 TK(대구·경북) 정서"라고 꼬집었다.

두 차례 모두 기자들의 질문에 즉석 답변하는 형식이었지만, 홍 지사의 성정상 유 후보를 겨냥한 발언은 이미 준비돼 있었다고 보는 게 '정설'이다.

홍 지사는 유 후보에 대한 공격이 '선공'이 아닌 '반격'이라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지만, 이런 발언은 바른정당과 거리를 두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그러면서 "국민의당과의 연대라면 진정한 영·호남 연대"라고 말했다. 그는 국민의당 박지원 대표에게도 깍듯하고, 박 대표가 한국당을 비판해도 대응하지 않는다.


선거에 잔뼈가 굵은 당내 전략통 의원들도 '선(先) 국민의당, 후(後) 바른정당'에 힘을 싣고 있다.

홍문종 의원은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국민이 '안철수 집권은 정권교체'라고 생각하는 점에서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의 비교 우위가 있다"면서도 "단일화할 때 꼭 안 후보가 된다는 보장은 없다"고 말했다.

홍 의원은 "서로 뿌리 깊게 불신했던 호남과 영남이 손을 잡으면 대한민국 정치사에 새로운 이정표가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상현 의원도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당까지 외연을 확대할 수 있다"는 견해를 보였다.

윤 의원은 "그 방향으로 가야 보수 우파 정권, 심지어 중도의 안철수까지 통합해서 새롭게 정권을 세워야 한다"며 "통 크게 비우고 생각하자"고 말했다.

그는 자신을 포함한 '친박(친박근혜)계 청산'이 단일화의 전제 조건으로 거론되는 데 대해선 "박근혜 정부가 끝나지 않았느냐. 결국 친박의 '물적 기반'이나 논리적 근거는 없어진 것"이라며 "친박은 없다"고 주장했다.

당 지도부에서도 바른정당은 제쳐놓고 국민의당과 연대를 모색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한국당 내에서 거론되는 국민의당과의 연대론은 다목적 포석으로 읽힌다.

우선 이번 대선을 '문재인 대 반(反) 문재인'의 구도로 치러야 승산이 있다는 점에서 '반문 연대'의 구심점에 서겠다는 의도를 엿볼 수 있다.

영남권에서 바른정당을 압도하는 지지율을 바탕으로 호남권 기반의 국민의당과 단일화할 경우 손해 보는 장사가 아닐 것이라는 계산도 선 것으로 보인다.

4당 체제에서 안정적인 국정 운영을 위해선 연립정부 구성이나 헌법 개정이 불가피한 만큼, 국민의당과의 연정으로 난국을 돌파해보자는 셈이다.

국민의당과의 연대론은 바른정당과 유 후보를 고립시키는 효과도 노린 것으로 볼 수 있다.

한국당 지지층 가운데 강경 보수성향의 유권자들이 바른정당과 유 후보에 대해 품은 적대적 감정을 의식할 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 두 당이 다시 합쳐질 때의 지분 다툼이나 지역구 조직까지 염두에 두지 않았겠냐는 것이다.

한 핵심 당직자는 "단일화나 반문 연대에서 바른정당은 고려할 대상조차 되지 않는다"며 "의미 없는 지지율에 허덕이다가 제풀에 지칠 것"이라고 말했다.


zhe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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