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장의 4월…北 핵실험·ICBM 도발 '카운트다운'

입력 2017-04-02 04:30  

긴장의 4월…北 핵실험·ICBM 도발 '카운트다운'

한미 독수리훈련과 겹쳐…일촉즉발 긴장 불가피

美 "모든 역량 사용할 것"…고강도 대응 예고



(서울=연합뉴스) 이영재 기자 = 4월로 접어들면서 북한의 6차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등 대형 도발이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는 관측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2일 미중 정상회담(6∼7일), 북한 최고인민회의(12일), 김일성 생일 105주년(15일), 북한군 창건 85주년(25일) 등을 계기로 핵실험과 ICBM 발사 카드를 꺼내 들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하고 있다.

한미 양국 군이 이달 말까지 북한의 도발을 응징하기 위한 대규모 독수리훈련을 하는 상황에서 북한이 핵실험이나 ICBM 발사에 나설 경우 한반도 정세는 일촉즉발의 위기로 치달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군사 옵션'도 테이블에 올려놓겠다고 공언한 데 이어 북한의 핵실험과 ICBM 도발 가능성에 강력한 경고메시지를 보낸 상태다.


◇ 北 핵실험 임박…"이전과 다른 양상 될 것" = 북한이 이번에 핵실험을 감행하면 6차 핵실험이 된다. 북한은 약 7개월 전인 작년 9월 9일 5차 핵실험을 했다.

김정은 정권 들어 북한은 핵실험 주기를 눈에 띄게 단축하는 추세다. 김정은 집권 이후 첫 핵실험인 3차 핵실험(2013년 2월 12일)부터 4차(2016년 1월 6일)까지 35개월 걸렸지만, 4차부터 5차까지는 불과 8개월에 지나지 않았다.

북한은 핵실험 주기를 줄이면서도 기술 수준은 비약적으로 끌어올렸다.

3차 핵실험은 처음으로 핵물질로 플루토늄 대신 고농축우라늄(HEU)을 쓴 것으로 추정됐고, 4차는 핵융합 물질을 넣어 폭발력을 몇 배로 키운 증폭핵분열탄 시험을 했다.

5차 핵실험 직후 북한은 '핵탄두 폭발시험'을 했다고 주장했다. 과거 핵실험에서 핵폭발 장치를 썼다면 5차에서는 탄도미사일에 장착할 수 있는 핵탄두를 만들어 터뜨렸다는 것이다.

노재천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지난달 30일 브리핑에서 북한의 다음 핵실험에 관해 "이전과는 다른 양상의 핵실험을 할 가능성에 대해서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의 6차 핵실험은 수소폭탄 전(前) 단계인 증폭핵분열탄의 폭발력을 키운 초기 형태의 수소폭탄 시험이 되거나 1998년 파키스탄과 같은 다중 핵폭발 시험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북한이 다중 핵폭발 시험을 할 경우 플루토늄, 고농축우라늄, 증폭핵분열탄 등을 한꺼번에 터뜨림으로써 핵무기 '다종화'를 달성했음을 과시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우리 군은 북한이 김정은의 결심만 내려지면 수 시간 내에 핵실험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은 4∼5차 핵실험 때도 별다른 징후를 보이지 않고 기습적으로 핵실험을 감행해 대외적인 효과를 극대화했다.

그러나 최근 북한은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인력과 장비의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는가 하면 70∼100명을 늘어세우는 등 핵실험을 준비하고 있음을 일부러 보여주는 듯한 양상을 보였다.

이에 따라 북한이 외부에 핵실험 신호를 보내 긴장 수위를 끌어올려 놓고 핵실험을 감행하지는 않을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북한은 2014년 봄에도 '새로운 형태의 핵실험'을 공언하고 준비 정황을 노출하며 긴장을 한껏 고조시켰지만, 결정적 순간에 핵실험 공언에는 '시효'가 없다며 뒤로 미룬 바 있다.

미 국무부는 최근 북한의 6차 핵실험 가능성에 대해 "가용한 모든 역량을 사용할 준비가 돼 있다", "불법적 행동에는 대가가 뒤따를 것" 등 고강도 경고메시지를 내놨다.


◇ 미 본토 타격 ICBM 발사도 초읽기 = 북한이 이달 중 미국 본토를 사정권에 두는 ICBM을 시험 발사할 가능성도 핵실험 못지않게 크다.

김정은은 올해 신년사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 준비사업이 마감 단계"라며 ICBM 발사가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북한 체제의 속성상 올해 안으로 ICBM을 쏴 김정은의 말을 실현할 가능성이 크다. 김일성 생일을 비롯한 여러 계기가 몰린 4월은 첫 고비가 될 수 있다.

북한은 지난 19일 신형 ICBM 엔진 연소시험을 공개하며 ICBM 발사 준비가 마감 단계라는 김정은의 말이 사실임을 보여줬다. 미 CNN 방송은 미 국방부 관리를 인용해 북한이 최근 엔진 연소시험을 2차례 더 했다고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공개한 신형 엔진의 추력이 100tf(톤포스·100t 중량을 밀어올리는 힘)를 넘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 정도 추력의 엔진 2개를 '클러스터링' 기술로 묶으면 사거리 1만㎞ 이상의 ICBM 엔진으로 쓸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사거리 1만㎞ 이상의 ICBM을 북한에서 발사하면 미국 동부 지역 주요 도시까지 타격할 수 있다. 미 본토 전역이 사정권에 들어간다는 얘기다.

북한은 1998년 '대포동 1호'를 시작으로 위성 발사라는 명목 아래 6차례 장거리미사일을 발사했고 이들은 우주 궤도 진입을 목표로 했다.

ICBM은 많은 부분에서 기존 장거리미사일 기술을 공유하지만, 대기권 재진입을 통한 지상 표적 타격이 목표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이 때문에 정밀유도와 재진입(Re-entry)과 같은 고도의 기술이 필요하다.

북한은 기존 장거리미사일을 '서해 위성발사장'(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발사장)의 대형 로켓발사대에서 쐈지만, 현재 보유 중인 ICBM인 KN-08과 KN-14는 이동식발사대(TEL)로 쏠 것으로 보인다.

이동식발사대로 쏘는 탄도미사일은 발사 준비 단계를 포착하기 어려워 선제타격이나 요격 등 대응이 쉽지 않다.

북한이 이번 ICBM 발사에서 주입 시간이 필요 없는 고체연료를 사용할 경우 기습적으로 발사할 수 있는 능력은 그만큼 커진다. 북한은 지난 2월 북극성-2형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 발사에서도 고체연료를 썼다.

북한이 ICBM을 시험 발사하는 것은 핵실험 이상의 전략적 의미를 가질 수 있다. 미 본토에 대한 핵 공격 능력을 과시하는 것으로, 기존 도발과는 위협의 차원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북한이 핵실험과 ICBM 시험발사를 잇달아 감행함으로써 도발 효과를 극대화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북한은 작년에도 1월 6일 핵실험을 한지 한 달 만인 2월 7일 장거리미사일을 쐈다.

ljglor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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