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차장 같은 도로…전용차로·인도보수 공사 겹쳐 몸살

입력 2017-04-04 14:35  

주차장 같은 도로…전용차로·인도보수 공사 겹쳐 몸살

해운대·동래 일대 출퇴근 정체 극심…부산, 2020년까지 36.4㎞ 중앙버스전용차로 조성

(부산=연합뉴스) 김재홍 기자 = "안 그래도 엄청나게 막히는 구간인데, 꼼짝을 못 해요."

4일 오전 출근 시간을 조금 넘긴 부산 충렬대로 해운대구 원동IC∼동래구 내성교차로 구간은 주차장을 방불케 했다.




원동IC 인근 왕자맨션에서 택시를 타고 한국전력 동래지사까지 불과 1㎞ 가는 데에 요금이 3천원을 넘고 있었다.

차라리 택시를 타지 않고 걸어서 가는 게 더 빠를 정도였다.

출퇴근 시간 무렵에 이런 정체가 벌어지는 것은 부산시가 진행 중인 내성교차로∼원동IC간 3.7㎞ 구간의 중앙버스전용차로(BRT) 조성 공사 때문이다.

중앙버스전용차로는 도로 중앙에 버스정류장을 설치하고, 버스는 1차로를 전용차로로 운행해 승객들이 편리하게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한 교통체계다.

그러나 기존의 도로 일부를 막고 공사를 벌여야 하기에 완전 개통 이전까지 벌어지는 정체는 불가피한 상황이다.

충렬대로 구간의 경우 원동IC에서 내성교차로 방향으로 이동할 때 편도 4차선이 2차선으로 줄었다가 다시 3차선과 4차선으로 변경된다.

이 때문에 운전자들은 차선 변경을 자주 해야 하고 접촉사고 등에 대한 상당한 스트레스를 호소한다.




자가용을 타고 충렬대로를 거쳐 금정구로 출퇴근하는 조모(31·여) 씨는 "매일 아침과 저녁으로 운전할 생각만 하면 가슴이 답답해진다"고 말했다.

이 일대를 자주 오가는 택시 운전기사들도 비슷한 입장이다.

택시 운전경력 15년 차인 최모(53) 씨는 "정체가 심한 데다 요금도 많이 나와 손님과 얼굴을 붉히는 일이 자주 생긴다"고 말했다.

중앙선 일대에서 공사가 진행되는 것도 모자라 갓길 쪽에 인도 보수 등의 공사도 진행돼 정체 현상을 더 악화시키고 있다.

도로와 접한 병원 등 대형건물 공사도 진행돼 공사 차량이 몰리면 아예 꼼짝도 못 하는 상황이 벌어진다.




일부 구간에서는 아예 건물 입구에서 인도를 막고 중장비를 투입해 자전거는 물론 휠체어를 탄 시민이 어쩔 수 없이 도로 위를 달리는 일도 발생한다.

차량 정체 등 각종 불편에 대한 민원이 잇따르지만 시내버스를 타는 시민들은 대중교통을 우선한 BRT 조성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해운대에서 하루에 두번 이상 시내버스를 타는 배모(52·여) 씨는 "해운대 구간의 BRT 개통 이후 시내버스는 막히지 않고 달려 피로도가 급격하게 줄었다"며 "승용차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할 정도로 시내버스 타는 게 편하다"고 말했다.




부산시는 지난해 12월 30일 부산에서 처음으로 해운대구 원동IC∼올림픽교차로 구간에 BRT를 개통했다.

부산시는 2020년까지 1천100억원을 들여 내성교차로∼원동나들목, 올림픽교차로∼송정삼거리, 내성교차로∼서면교차로, 서면교차로∼충무동사거리, 서면교차로∼사상 등 36.4㎞의 도로를 BRT로 바꿀 계획이다.

부산시 관계자는 "정체에 따른 민원을 최소화하려고 우회도로를 안내하고 있고, 공기를 단축해 시민들의 불편을 최소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최근 해운대구의회 구의원 8명은 심각한 병목 현상과 여름 휴가철 극심한 차량 정체 등을 우려하며 BRT 사업의 철회를 요구하기도 했다.

pitbull@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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