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단체 비판 속 메이 英총리, 사우디 첫 방문(종합)

입력 2017-04-05 03:59  

인권단체 비판 속 메이 英총리, 사우디 첫 방문(종합)

사우디 외교부 조언에도 히잡 안 써…"까다로운 현안 피하지 않을것"

(런던·테헤란=연합뉴스) 황정우 강훈상 특파원 =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4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를 정상 방문했다.

메이 총리가 취임한 뒤 사우디를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방문은 무엇보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절차가 본격화한 시점에 이뤄진 것이어서 관심을 끌고 있다. 메이 총리가 세계 최대 산유국이자 중동의 중심국인 사우디를 방문해 독자적으로 활로를 개척하기 위한 행보라는 평가다.

하지만 영국의 인권단체는 사우디가 예멘 내전에 개입해 인도적 상황이 최악의 위기에 처했다면서 메이 총리에 이 문제를 정상회담에서 제기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제러미 코빈 영국 노동당 대표는 "메이 총리는 독재적 사우디 왕정의 충격적인 인권 침해 사례에 대한 우려를 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영국은 사우디의 주요 무기 수출국 중 하나다. 사우디는 지난해 12월 예멘에서 1980년 대 영국에서 수입한 집속탄 'BL-775'를 사용했다고 인정했다. 집속탄은 2008년 국제협약으로 생산이 금지됐다.

메이 총리는 사우디를 방문하기 전 요르단에서 기자들에게 이번 방문의 주 의제는 사우디의 영국에 대한 투자와 같은 경제 문제라면서도 "까다로운 현안을 외면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메이 총리는 4일 사우디 내무장관 겸 제1왕위 계승자인 모하마드 빈 나예프 알사우드 왕자를 만나 테러리즘에 공동 대처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사우디 국영 SPA통신이 보도했다.

살만 사우디 국왕과 정상회담은 5일 예정됐다. 사우디 정부가 지난해 신설한 스포츠청(GAS)의 여성담당 부서를 맡은 리마 빈트반다르 공주도 만난다.

메이 총리는 이날 사우디에 도착해서도 히잡을 쓰지 않았다.

사우디에선 여성이 히잡을 써야 하지만 외국인에겐 관대한 편이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힐러리 클린턴 전 미 국무장관, 콘돌리자 라이스 전 미국 국무장관, 페데리카 모게리니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 미셸 오바마 여사 등도 사우디 방문 시 히잡을 쓰지 않았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메이 총리가 사우디 외무부의 조언에도 히잡을 두르지 않았다고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메이 총리는 이날 오후 정장 바지 차림으로 전용기 계단을 내려와 영접 나온 사우디 관리들과 인사했다.

히잡을 쓰지는 않았지만 종아리가 노출되는 치마 대신 긴 바지를 입어 최소한의 예의를 표시한 것으로 보인다.

사우디에선 외국인이라도 여성은 반소매나 다리가 보이는 길이의 치마를 입어서는 안된다.


텔레그래프는 과거 마거릿 대처 전 총리가 사우디를 공식 방문할 때 예복과 모자를 썼던 것과는 대조된다고 평가했다.

이번 방문에 앞서 메이 총리는 BBC와 인터뷰에서 자신의 방문이 "여성도 사회 어느 분야에서도 중요한 위치에서 성취할 수 있다는 것을 보였으면 한다"고 말했다.


jungwo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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