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 해외령 기아나 노조대표단, 우주기지 무기한 점거 농성

입력 2017-04-05 23:05  

佛 해외령 기아나 노조대표단, 우주기지 무기한 점거 농성

"본국 지원 없어 빈곤·실업 시달려" 민심 폭발 직전

30여명 아리안 로켓 발사기지 점거농성…佛 정부 "요구액 터무니 없어"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임금인상과 생활환경 개선을 요구하며 총파업을 벌이고 있는 프랑스 해외영토 기아나의 노조 지도자들이 현지의 우주기지를 점거한 채 무기한 농성을 시작했다.

이들은 프랑스 정부가 요구조건을 들어줄 때까지 점거를 풀지 않는다는 방침이어서 아리안 5 로켓에 실려 발사될 예정이었던 한국의 위성 코리아샛 7호기의 발사 계획도 한층 더 불투명한 상황에 놓이게 됐다.

5일(현지시간) 르몽드 등 프랑스 언론에 따르면 남미의 프랑스령 기아나의 노조 지도자와 정치인 등 30여 명은 지난 4일(현지시간) 쿠루우주기지를 방문해 센터장을 면담한 직후 점거 농성에 들어갔다.

기아나 노조들은 임금인상, 의료·교육여건 개선, 사회복지와 인프라 확대, 물가안정, 범죄 대처 등 프랑스 정부를 상대로 다양한 요구조건을 걸고 지난달부터 총파업을 이어오고 있다.

노조 지도자인 마뉘엘 장 밥티스트는 쿠루우주기지의 디디에 패브르 소장과 면담에서 "당신들은 로켓을 쏘아 올리지만, 기아나는 (생활 수준이) 바닥에 머물러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당신들의 얘기에 프랑스 정부의 높은 분들이 귀를 기울인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 "프랑스 정부는 우리의 요구를 즉각 수용해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우주센터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쿠루우주기지는 프랑스의 위성발사 기지로 1968년부터 가동되고 있으며, 프랑스 국가우주연구센터(CNES)와 유럽우주기구(ESA), 아리안 로켓 제조사인 아리안스페이스가 공동운영하고 있다.

프랑스 정부는 기아나 총파업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번지자 최근 마티아스 페클 내무장관과 에리카 바레 해외영토부 장관을 급파해 협상을 시도했으나 난항을 겪고 있다.

프랑스 정부는 기아나의 학교·병원 건설 등 인프라 투자 명목으로 10억 유로(1조2천억원 상당)를 10년에 걸쳐 지급하겠다는 입장이지만, 기아나 주민들은 25억 유로(3조원 상당)를 즉각 지원하라며 맞서고 있다.

베르나르 카즈뇌브 프랑스 총리가 기아나 측의 요구액을 "터무니없는 수준"이라며 거부 의사를 밝히자 기아나의 민심은 더 들끓고 있다.

이날 노조 지도자들의 우주기지 점거농성에 앞서 시위대 수천 명은 쿠루에서 우주센터로 행진했다.





지난달 20일에는 주민들이 프랑스 정부에 항의하며 우주기지 출입문에 바리케이드를 쌓는 등 시위를 벌여 21일 발사될 예정이었던 아리안 5 로켓의 발사가 취소된 바 있다. 아리안 5에는 브라질의 군사위성과 한국의 통신방송위성인 코리아샛 7호기가 탑재돼 있다.

이틀 뒤인 지난달 22일에는 노조 지도자들이 우주기지 소장 면담을 요청하며 진입을 시도했으나 경찰이 최루탄을 쏘며 시위대를 해산, 면담은 불발됐다.

그러나 이날은 경찰과의 시위대의 별다른 충돌 없이 노조 지도자들과 기아나가 지역구인 상·하원의원들과 쿠루시장이 함께 우주센터장을 면담했다.

기아나 사태는 프랑스가 식민지로 획득한 카리브해 등지의 해외영토들의 고질적인 문제가 곪아서 터진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기아나의 실업률은 23%에 이르며 18∼25세 사이 청년실업률은 그 두 배에 이른다. 1인당 소득은 프랑스 본토 평균의 절반에도 못 미치지만, 물가는 더 비싸고 기초적인 학교·병원 시설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거주자들의 프랑스 정부에 대한 불만이 극도로 팽배한 상황이다.

기아나는 18세기 말 프랑스 식민지로 귀속됐으며 프랑스는 1852년부터 2차대전 직후인 1946년까지 기아나에 기결수들을 보내 노역을 시키기도 했다.

프랑스 정부는 계속해서 협상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현재 미국 출장 중인 프랑스 국가우주연구센터(CNES) 장이브 르골 소장이 6일(현지시간) 기아나의 쿠루우주기지를 방문해 사태 해결을 논의할 예정이다.

yongla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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