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금융전쟁] 인터넷은행 '저금리' 대출에 시중은행 '무이자'로 반격

입력 2017-04-09 08:12  

[新금융전쟁] 인터넷은행 '저금리' 대출에 시중은행 '무이자'로 반격

우리·KEB하나 마이너스통장 일부 규모까지 무이자 적용…2%대 예금 상품도 내놔

저축은행, 대출금리 낮추고 비대면 서비스 강화

(서울=연합뉴스) 이상원 송광호 박의래 기자 = "금융시장의 판을 바꿔달라."

지난 3일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케이뱅크 출범식에서 이렇게 말했다.

임 위원장의 말처럼 인터넷 전문은행은 출범과 함께 금융시장의 메기가 돼 판을 흔들고 있다.

케이뱅크는 출범과 함께 최고 연 2.05%의 '플러스K 정기예금'과 최저 연 4.19%의 '슬림K 중금리대출' 등을 내놓았다.

규모 면에서는 기존 시중은행에 비할 바가 안 되는 '새끼 메기'지만 차별화된 서비스와 가격 경쟁력으로 잠잠하던 은행업계를 휘젓고 다니자 은행들의 대응도 빨라지는 모습이다.

여기에 저축은행과 카드업계도 기존 중신용자 대출 고객을 빼앗길까 걱정하면서 잰걸음을 하고 있다.






◇ 은행권 연 2% 예금금리…무이자대출도 확대 검토


시중은행들은 긴장의 끈을 바짝 조여 매고 있다. 케이뱅크가 성공적인 출발을 보인 데다가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한 카카오뱅크의 위력은 더 강할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다.

당장 우리은행은 지난 3일 케이뱅크가 출범하던 날 최대 연 2.1%의 금리를 제공하는 '더드림이벤트 시즌2'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내달 말까지 새로 '더드림 키위정기예금'을 가입하면 최고 0.9%의 우대금리를 제공해 연 2.1%까지 금리를 받을 수 있다.또 정기예금 최고 연 2.0%, 적금 최고 연 2.20%의 금리를 주는 '위비 슈퍼 주거래 패키지2'도 출시했다.

고정금리형은 급여이체와 공과금 납부, 신용카드 결제계좌 등 주거래요건을 충족하고, 6월 말까지 제공하는 '이벤트 우대금리'를 모두 받으면 연 2.0%를 적용받는다.

하나은행은 인터넷은행 출범에 앞서 선제로 대응했던 특판 상품을 좀 더 공격적으로 알린다는 계획이다.

우선 마이너스통장 대출한도의 10%까지 연 0%의 금리를 적용하는 'ZERO 금리 신용대출'을 적극적으로 홍보할 예정이다. 무이자대출로 7월 말까지 판매되는 특판이다.

마이너스통장 한도 약정액의 10%까지, 최대 200만원 한도 내에서 최장 1년간 연 0%의 금리가 적용된다.

하나은행은 인터넷은행 등에 대응하기 위해 이런 무이자대출을 지속해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농협은행은 비대면 채널을 이용한 즉시 대출과 무방문 대출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비대면 채널 고객들을 위한 고객자산관리 강화 등 다른 대응방안도 수립하고 있다.

신한금융지주는 금융위원회가 인터넷은행 도입을 위해 구성했던 태스크포스(TF)에 참여해 인터넷은행의 설계자로 불리던 조영서 전 베인앤드컴퍼니 금융부문 대표를 최근 디지털전략팀 본부장으로 영입하기도 했다.

다른 시중은행들은 인터넷은행의 돌풍을 예의주시하고는 있지만 좀 더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단순한 출혈 경쟁으로 치달을 경우 내상만 입게 돼 리스크관리 부문이 악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 "중금리 대출 시장 뺏길라"…금리 인하에 비대면 서비스 확대



저축은행들은 시중은행보다 마음이 더 급하다.

최근 4∼7등급 중신용자 신용대출을 통해 급성장했는데 인터넷은행이 이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겠다고 밝혀서다.

저축은행 업계에서 최저금리 신용대출 상품인 '사이다'(연 6.9%∼13.5%)를 팔고 있는 SBI 저축은행은 최근 인터넷은행에 맞서기 위해 최저 연 5.9%인 'SBI중금리바빌론'을 출시했다.

웰컴저축은행은 최저 연 5.99%인 사업자전용 비대면 대출 '그날 대출'을 출시했다.

인터넷은행이 아직 진출하지 않은 사업자전용 대출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

또 수신 시장에서도 밀리지 않기 위해 비대면 채널을 늘리고, 인공지능을 활용한 빅데이터 분석 기술 개발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다만 저축은행 업계에서는 인터넷은행이 말처럼 중신용자를 상대로 얼마나 저금리로 대출할 수 있을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한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인터넷은행이 실제로 건전성을 유지하면서 중신용자들에게 한 자릿수로 대출할 수 있을지 보고 있다"며 "빅데이터를 이용한다지만 쉽지는 않으리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카드사들도 아직은 별다른 움직임은 없지만, 인터넷은행의 행보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인터넷은행이 중금리 대출을 한다고 해도 규모가 작아 큰 영향은 미치지 못할 것으로 판단해서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카드론과 현금서비스를 합한 카드 대출 잔액은 34조4천억원이지만, 케이뱅크는 올해 중금리 대출 목표치는 1천200억원 수준이다.

다만 인터넷은행이 커질수록 저축은행이나 카드사의 중금리 대출 시장의 건전성이 악화할 수 있다는 점은 우려하고 있다.

4∼7등급 중신용자 중 상대적으로 우량한 고객들이 인터넷은행 대출로 대환하고 빠져나가면 저축은행이나 카드론 시장에는 상대적으로 비우량 고객들만 남아 건전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카드업계 관계자도 "30조원이 넘는 카드 대출 시장보다 인터넷은행의 중금리 대출 규모가 워낙 작아 지금은 별문제 없지만, 카드 대출 시장 대비 인터넷은행 중금리 대출 규모가 10%를 넘기고 대환도 활발하게 이뤄지면 카드 대출 시장에 건전성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저축은행 관계자도 "인터넷은행이 4∼7등급 시장을 장악하면 저축은행은 저신용자 소액 신용대출이나 담보대출, 중소기업 금융에 집중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laecorp@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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