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밀, 호밀, 보리에 들어있는 글루텐에 면역체계가 과잉반응을 일으키는 자가면역성 알레르기 질환인 셀리악병의 원인이 흔하고 무해한 바이러스인 레오 바이러스(reovirus)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시카고대학 의대 셀리악병 연구실장 바나 자브리 박사는 레오 바이러스가 임상적 증상을 일으키지는 않지만, 면역체계를 자극해 셀리악병 같은 자가면역질환의 원인을 제공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사이언스 데일리가 5일 보도했다.
쥐 실험에서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자브리 박사는 말했다.
인간의 장(腸)에 서식하는 두 종류의 레오 바이러스를 쥐에 감염시킨 결과 이 중 한 레오 바이러스에 감염된 쥐들은 염증성 면역반응을 보이면서 글루텐을 받아들이는 경구 내성(oral tolerance)을 상실했다.
다른 레오 바이러스에 감염된 쥐들은 이러한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셀리악병 환자들은 정상인에 비해 이 특정 레오 바이러스에 대한 항체의 수치가 훨씬 높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셀리악병 환자들은 또 글루텐의 경구 내성 상실에 핵심적 역할을 하는 IRF1 유전자 발현이 매우 강하게 나타났다.
이는 레오 바이러스가 질병은 일으키지 않지만, 면역체계에 영구한 흔적을 남겨 이것이 나중 글루텐에 대한 자가면역반응으로 나타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자브리 박사는 설명했다.
이를테면 신생아가 생후 6개월쯤 젖을 떼면서 때로는 글루텐이 섞인 이유식으로 전환할 때 특정 유전적 배경을 지닌 아기가 이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아직 성숙 과정에 있는 면역체계에 상처를 남기고 이것이 장기간에 걸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셀리악병은 영양소가 흡수되는 소장에서 일어나는 알레르기 질환으로 글루텐 함유 식품이 소장에 들어오면 면역체계가 소장을 공격, 영양소의 흡수장애가 발생한다.
미국에서는 133명에 한 명꼴로 나타난다. 유일한 치료법은 글루텐을 먹지 않는 것이다.
이 연구결과는 과학전문지 '사이언스'(Science) 최신호(4월 7일 자)에 발표됐다.
s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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