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희생자 넋 달래는 교사들의 추모시

입력 2017-04-11 17:53  

세월호 희생자 넋 달래는 교사들의 추모시

시집 '세월호는 아직도 항해 중이다'




(서울=연합뉴스) 김계연 기자 = "이 나라 선생님들은 아무도 없는 곳에서 자기와 마주할 때/ 한번쯤은 자문해 보았을 것이다./ 내가 그 배를 타고 아이들 수학여행 인솔하고 있었다면/ 죽었을까…/ 살았을까…// (…)// 선택지가 딱 두 항뿐인 상황이 슬프지만/ 가슴으로, 칼끝이 가을바람처럼/ 훑고 지나간 듯 서늘하다" (배창환 '세월호, 이후' 부분)

전·현직 교사들이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시집 '세월호는 아직도 항해 중이다'(도서출판 b)를 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활동을 하다가 해직된 도종환 시인을 비롯해 교육문예창작회 소속의 교사 문인 26명이 두세 편씩 보탰다.

진도 앞바다에 묻힌 희생자 대부분이 매일 마주하는 제자들과 비슷한 또래인 만큼 교사 문인들의 분노와 애통함은 남다를 수밖에 없다. 팽목항에 갔다가 "하늘에 올라가 별이 되자 라는 말 못하고/ 수천 개의 바람이 되자 라는 말도 못하고"(임덕연 '어디서나 출렁이는 바다') 돌아온다. "목숨을 거는 일은 내가 맨 앞에 서겠다/ 그리고 가장 마지막까지 배에 남겠다/ 이렇게 지휘하는 선장을 우리는 갖지 못했다"(도종환 '캡틴 오 캡틴')라며 울분을 터트리기도 한다.

1989년 창립된 교육문예창작회는 문학을 통해 교육과 사회·역사를 고민하는 교사들의 모임이다. 최근에는 금요일마다 안산 단원고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기억하기 위한 시 낭송행사 '금요일엔 함께하렴'을 진행하고 있다.

교육문예창작회는 시집 앞머리에 "분필을 들던 손으로 촛불을 들고, 촛불을 드는 마음으로 시를 썼다. 그렇게 모인 시들이 여기 오롯하다"며 "세월호는 올라왔지만 아직 인양하지 못한 진실이 바다 저 깊은 곳에 잠겨 있다. 그러므로 우리가 쓰는 시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라고 적었다. 191쪽. 9천원.

dad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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