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비례적 대응'이란…"도발한 만큼 고통 준다는 의미"

입력 2017-04-12 16:12   수정 2017-04-12 16:37

트럼프 '비례적 대응'이란…"도발한 만큼 고통 준다는 의미"

전문가 "군사·비군사적 수단 모두 동원해 아픔 주겠단 뜻"

"핵·미사일 위협에 단계적 군사적 대응 의지 내포" 해석

틸러슨 美국무, 시리아 공습 놓고 '비례적' 대응 언급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도발에 대해 '단호하게 비례적으로 대응한다'는 원칙을 밝혀 발언 의미와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은 11일(현지시간) 정례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그런(도발) 행동들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점을 분명히 해 왔다"면서 "기꺼이 행동에 나설 때는 미국의 입장이 무엇인지 분명하게 보여주기 위해 단호하게, 그리고 비례적으로 대응한다"고 밝혔다.

스파이서 대변인은 '중국이 돕지 않는다면 그들의 도움 없이 (북한)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이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느냐는 질문에 이런 답변을 내놨다.

북한이 핵과 미사일 등의 도발을 감행하면 미국은 이에 '비례적(proportional)'으로 대응하겠다는 원칙을 천명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국방부 당국자들과 군사전문가들은 12일 트럼프 대통령의 '비례적 대응' 발언에는 군사적, 비군사적 수단을 모두 동원하겠다는 뜻을 내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북한의 핵과 미사일 등 전략무기 개발에 대해서는 개발 수준에 따라 단계적인 군사적 대응 의지도 내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유엔 결의를 위반하고 핵과 미사일 도발을 감행하면 도발한 만큼 경제적 제재와 군사적 옵션을 포함한 강한 압박으로 도발에 상응한 만큼 '아픔'을 주겠다는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국방부의 한 당국자는 "북한 도발에 비례적으로 대응하겠다고 한 발언은 무심코 나온 얘기는 아닌 것 같다"면서 "어떤 수단을 가지고 비례적으로 대응할 것인지가 관건인 데 트럼프 발언에는 군사적 응징, 제재와 압박을 모두 내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북한이 도발하면 군사적 수단이나 비군사적 수단을 모두 동원해 도발한 만큼 그에 비례해 아픔을 주겠다는 것이 발언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다른 당국자는 "트럼프와 김정은의 본격적인 기 싸움이 시작된 것을 말해주는 발언"이라며 "어떤 레드라인을 정해놓고 레드라인까지 이르는 도발마다 단계적으로 강한 제재와 압박을 가하겠다는 뜻으로 본다"고 주장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6~7일 정상회담에서 북한을 실제 응징할 수 있는 단계의 '레드라인'에 공감했을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군사적 의미로 보면 비례적 대응이란 말은 적이 도발한 수단과 동일하게, 동일한 수량만큼 비례적으로 응징하는 것을 말한다. 한반도에 적용되는 유엔사 교전수칙도 비례적 대응을 하게 되어 있다.

이런 의미로 본다면 북한이 핵과 미사일 도발을 하면 미국도 동일 수준의 전략무기로 북한을 응징할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미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요격할 수 있다고 천명한 상황이다. 미국은 북한이 핵무기를 탑재한 ICBM을 완성하는 것을 '레드라인'으로 보고 있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스파이서 대변인이 "우리가 가장 원치 않는 것이 바로 미국 본토 해안까지 위협하는 핵보유국 북한이다. 우리는 역내 안정이 필요하며 트럼프 대통령은 그런 점을 분명히 경고한 것"이라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한국국방연구원(KIDA)의 김성걸 박사는 "미국은 북한의 핵개발과 함께 투발 수단인 ICBM 개발 진척 상황에 염려하고 있다"면서 "트럼프 발언은 ICBM 개발 과정과 수준에 따라 대응 수준을 단계적으로 높여나가겠다는 의미로도 보인다"고 말했다.

현재 ICBM 개발 중간 단계에 있는 북한에 대해서는 항공모함과 B-1B 폭격기 등 전략무기를 전개해 강하게 압박하고, 실제 ICBM을 개발을 완성한 징후가 뚜렷해지면 SM-3 대공미사일을 갖춘 이지스함과 토마호크 미사일을 탑재한 핵추진 잠수함 등 요격수단을 한반도에 배치하겠다는 의지를 내보인 발언이라는 것이다.

미국은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체계를 이달 중으로 배치 완료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 ICBM이 미국을 공격할 수준이라고 판단되면 주한미군에 전술핵무기 재배치 등을 본격 검토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김 박사는 "북한이 위성 발사를 빌미로 장거리 로켓을 발사하면 우주 상공에서 충분히 요격할 수 있다는 의지를 내포한 발언"이라며 "장거리 로켓은 발사 타이밍이 정해지고, 이미 궤적 정보를 미국이 가지고 있기 충분히 요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이 '비례적 대응'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은 지난 6일(현지시간) 미국의 시리아 공군기지에 대한 토마호크 순항 미사일 공습을 시리아 정권의 화학무기 공격에 대한 '비례적' 대응이었다고 설명했고,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도 다음날 같은 표현을 썼다.

실제 용례를 보면 단어의 뜻은 더 분명해진다.

three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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