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렘린궁 "한반도 위기 당사자들 자제하고 도발행동 말아야"(종합2보)

입력 2017-04-14 23:19  

크렘린궁 "한반도 위기 당사자들 자제하고 도발행동 말아야"(종합2보)

러 대사 "美 항모전단 한반도 배치는 도발…태양절 전후 北핵실험 가능성"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북한의 6차 핵실험 징후와 미국의 핵항모 한반도 인근 배치 등으로 역내 긴장이 최고 수준으로 고조된 가운데 러시아가 관련 당사국들의 자제를 촉구하고 나섰다.

타스 통신에 따르면 크렘린궁 대변인인 드미트리 페스코프 대통령 공보비서(공보수석)는 14일(현지시간) "러시아는 큰 우려를 갖고 한반도 긴장 고조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면서 우리는 모든 당사자들의 자제를 촉구하면서 도발적 행보가 될 수 있는 어떤 행동도 하지 말 것을 경고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러시아는 아주 일관되게 비확산 체제를 옹호해 왔고 지금도 그렇게 하고 있으며, 북한 문제를 포함한 모든 위기의 정치·외교적 해결을 지지해 왔다"고 강조했다.

알렉산드르 마체고라 북한 주재 러시아 대사는 평양에서 자국 리아노보스티 통신과 한 인터뷰에서 미 칼빈슨 항모 전단의 한반도 배치는 도발이며 한반도 긴장 완화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연례 미군 훈련이 올해는 특히 도발적 성격을 띠고 있다"면서 "이번에 그들(한미)은 실제로 평양 점령 계획과 북한 지도부 제거훈련을 하고 북한 지역에 대한 행정적 통제 훈련도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항모 전단을 한반도로 배치하는 것은 상황 안정화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마체고라는 북한이 105돌째 김일성 주석의 생일인 태양절(4월 15일)을 맞아 새로운 핵실험이나 미사일 발사 실험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했다.

이에 앞서 러시아 외무부는 전날 한반도 문제 해결을 위해 북한을 포함한 관련국들과 긴밀히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한반도 담당인 외무부 제1아주국 국장 안드레이 쿨릭은 이날 모스크바 주재 북한 대사관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해 연설하면서 이같이 밝혔다고 인테르팍스 통신이 전했다.

쿨릭 부국장은 "러시아는 북한을 포함한 역내 모든 국가의 안보가 안전하게 보장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앞서 12일 모스크바를 방문한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과의 회담 뒤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전적으로 평화적인 방법으로 한반도 문제를 해결하려는 열망을 중심으로 힘을 합쳐야 한다"며 협상 재개를 주장했다.

6자회담 참가국 가운데 러시아는 중국과 함께 북한의 입장을 가장 적극적으로 두둔해 왔다.

러시아는 한반도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강조하면서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을 비난함과 동시에 한·미 연합군사훈련과 미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의 한국 배치 등에 강하게 반대해 왔다.


cjyou@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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