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부문 데뷔 봉준호·4번째 진출 홍상수…칸 황금종려상 품나

입력 2017-04-15 08:00  

경쟁부문 데뷔 봉준호·4번째 진출 홍상수…칸 황금종려상 품나

칸영화제, 넷플릭스에도 문호 넓혀…"영화 개념 넓어졌다"



(서울=연합뉴스) 조재영 기자 = 봉준호·홍상수 감독이 다음 달 17∼28일 열리는 제70회 칸국제영화제 공식 경쟁부문에 진출하면서 수상 가능성에 관심이 쏠린다.

올해 칸 경쟁부문 초청작은 총 18편. 한국의 두 감독은 오스트리아 출신 마하엘 하네케 등 전 세계의 거장들과 영화제 최고 영예인 황금종려상을 놓고 겨룬다.

역대 칸영화제 경쟁부문에서 한국영화는 2002년 '취화선'(임권택)이 감독상, 2004년 '올드보이'(박찬욱)가 심사위원대상, 2007년 '밀양'(이창동)의 전도연이 여우주연상, 2009년 '박쥐'(박찬욱)가 심사위원상을 받았다.


◇'옥자', '그 후' 수상 가능성은

봉준호 감독은 신작 '옥자'로 생애 처음으로 칸영화제 경쟁부문에 입성했다. '옥자'는 강원도 산골 마을에 사는 소녀가 다국적 기업의 유전자 조작으로 탄생한 거대 돼지인 옥자를 구하기 위해 뉴욕으로 가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렸다.

미국의 동영상 스트리밍(재생) 업체 넷플릭스가 560억원을 투자하고, 브래드 피트의 제작사 플랜B가 제작한 미국 영화다. 할리우드 배우 틸다 스윈턴, 제이크 질렌할과 한국의 안서현, 변희봉 등이 출연한다.


홍상수 감독은 21번째 장편영화 '그 후'로 칸 레드카펫을 밟는다. 홍 감독의 칸 경쟁부문 진출은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2004), '극장전'(2005), '다른나라에서'(2012)에 이어 이번이 4번째다.

'그 후'는 칸 초청작 리스트가 발표되기 전까지 국내에 전혀 알려지지 않았던 작품이었다. 현재까지 공개된 내용은 올해 2월 약 3주간 한국에서 찍었고 김민희, 권해효, 조윤희, 김새벽이 출연한다는 정도다. 출연진을 봤을 때 전작 '밤의 해변에서 혼자'의 연장선에 있는 작품일 것이라는 추측이 나온다.

올해 칸 경쟁부문 진출작은 작년의 21편보다 3편 적은 18편인 데다, 봉준호·홍상수 모두 칸의 사랑을 받아온 감독이라는 점에서 수상 가능성이 상당한 것으로 여겨진다.






홍 감독은 이번을 포함해 9차례(총 10편)나 칸의 러브콜을 받았다. 특히 올해는 '그 후' 이외에 특별상영 섹션에 오른 '클레어의 카메라'까지 2편을 초청받았다.

이수향 영화평론가는 "홍상수 감독의 영화는 유럽에서 이미 대가의 반열에 올랐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로 인정받고 있다"면서 "칸이 이번에도 홍 감독의 작품을 주목할 것"이라고 말했다.

봉 감독 역시 2006년 '괴물'(감독주간), 2008년 '도쿄!'(주목할 만한 시선), 2009년 '마더'(주목할만한 시선)에 이어 4번째로 칸영화제의 초청을 받았다. '옥자'는 작가주의 영화 위주인 칸 경쟁부문에서 보기 드문 소재라는 점에서 수상 여부와는 별개로 많은 화제를 모을 것으로 보인다.

오동진 영화평론가는 "봉준호·홍상수는 세계 영화계가 주목하는 감독일 뿐만 아니라 영화제에서 티켓 파워까지 갖춘 감독"이라며 조심스럽게 수상 가능성을 점쳤다.






◇미하엘 하네케 등 거장들의 '귀환'

하지만 올해 칸 영화제에는 쟁쟁한 거장 감독들이 대거 경쟁 부문에 진출했다.

우선 미하엘 하네케 감독이 '해피엔드'로 다시 칸을 찾는다. 그는 2009년 '하얀 리본'과 2012년 '아무르'로 황금종려상을 두 번이나 받았다. 프랑스 배우 이자벨 위페르 등이 주연한 '해피엔드'는 유럽의 난민 문제를 다룬 영화로, 전작들에서 파격적인 주제와 이야기를 펼쳐온 감독이 이번에는 어떤 이야기를 풀어낼지 관심이 쏠린다.

신작 '더 킬링 오브 어 세이크리드 디어'를 들고 칸에 오는 그리스 출신의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도 눈여겨봐야 할 감독이다. 그는 2009년 '송곳니'로 주목할만한 시선 상을, 2015년에는 '더 랍스터'로 심사위원 대상을 받았다. 작품마다 독특한 상상력과 영상미를 보여준 그는 신작에서 외과 의사가 10대 청소년을 집안에 들인 후 벌어지는 일을 그렸다.






'인 더 하우스'(2013), '나의 사적인 여자친구'(2015)를 연출한 프랑스의 대표 감독 프랑수아 오종은 신작 '라망 두블'을 들고 칸에 온다. 2014년 칸영화제 경쟁부문 심사위원이었던 소피아 코폴라 감독은 '매혹당한 사람들'로 경쟁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소피아 코폴라는 '대부'(1972)와 '지옥의 묵시록'(1979)을 연출한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의 딸로도 유명하다.

영국의 여성 감독 린 램지는 '유 워 네버 리얼리 히어'로, '캐롤'의 토드 헤인즈 감독은 '원더스트럭'으로 칸을 찾는다

이외에 파티 아킨 감독('인 더 페이드'), 가와세 나오미 감독('히카리'), 세르게이 로즈니차 감독('젠틀 크리에이쳐'), 코르넬 문드럭초 감독('주피터 문') 등도 신작 경쟁을 벌인다.






◇넷플릭스·TV 시리즈도 칸 입성…"영화 개념 넓힌 것"

올해 칸영화제는 전통적인 할리우드 스튜디오가 아닌 동영상 스트리밍 업체 넷플릭스가 만든 영화에도 문호를 넓혔다.

경쟁부문에는 '옥자'와 노아 바움백 감독의 '메이어로위츠 스토리' 등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2편과 아마존이 제작한 '원더스트럭'이 초청됐다. 아마존과 우디 앨런 감독이 손잡고 만든 영화 '카페 소사이어티'가 지난해 칸 개막작으로 초청된 적이 있지만,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가 칸에 입성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넷플릭스 영화는 전통적인 극장 배급 방식이 아니라 동영상을 통해 서비스된다는 점에서 기존 영화와 확연히 다르다. '옥자'의 경우 오는 6월 한국에서는 극장 상영되지만, 나머지 국가에서는 넷플릭스 서비스로 공개된다.

칸영화제 티에리 프레모 예술감독은 지난 13일 기자회견에서 "넷플릭스의 상황은 우리에게 독특하고 전례가 없는 경우지만, 토론 끝에 우리는 칸영화제가 실험실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김형호 영화시장 분석가는 "전통적인 영화방식을 지향해온 칸영화제가 동영상 스트리밍 영화까지 받아들인 것은 영화의 개념을 한층 넓힌 획기적인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데이비드 린치가 만든 쇼타임 채널 TV드라마 '트윈 픽스' 시즌3와 제인 캠피온 감독의 영국 TV드라마 '탑 오브 더 레이크' 시즌2는 특별상영 섹션에 초청됐다. '트윈 픽스'는 2편의 에피소드가, '탐 오브 더 레이크'는 7편의 에피소드가 선보인다.

fusionjc@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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