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주기 하루 앞둔 목포신항…차분한 분위기 속 추모 발길

입력 2017-04-15 11:59  

3주기 하루 앞둔 목포신항…차분한 분위기 속 추모 발길

해수부·미수습자 가족, 신항 주변 대규모 추모 행사 자제 당부

(목포=연합뉴스) 장아름 이태수 기자 = "이런 일이 다시는 일어나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아이에게 보여주고 싶어 왔습니다. 직접 눈으로 보니 마음이 너무 아파요."

15일 울산에서 왔다는 변동욱(40)씨 부부는 일곱 살 난 아이의 손을 꼭 잡은 채 목포신항 철조망 너머로 세월호를 바라보며 이같이 말했다.

수백 번·수천 번은 TV나 신문으로 접했을 바로 그 세월호지만, 곳곳에 녹과 진흙으로 범벅된 채 힘없이 누워 있는 모습을 실제로 마주하니 말문이 막힌 듯했다.

전날 울산에서 출발한 변씨 가족은 차를 직접 운전하고 목포에 도착해 1박을 한 뒤 이날 일찍 목포신항을 찾았다.

세월호 참사 3주기를 하루 앞둔 이 날, 목포신항은 차분한 분위기 속에 추모의 발길이 이어졌다.

삼삼오오 목포신항을 찾은 추모객들은 바닷바람에 나부끼는 노란 리본을 마주한 채 처참한 모습의 세월호를 보며 눈시울을 붉혔다.

'세월호 3주기 기억과 다짐의 버스 서울참가단' 소속 120명도 버스 3대에 나눠타고 목포신항을 찾아와 유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냈다.

이들은 자정께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출발해 오전 6시께 목포에 도착한 뒤, 오전 8시 30분께부터 약 1시간 동안 유가족과 간담회를 했다.

이 자리에서 한 희생자 아버지는 참가들에게 "세월호의 처참함과 참담함을 잊으면 안 된다"며 "새롭고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분노, 행동, 기억, 연대, 사랑 등 5가지를 잊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참가자들은 이후 '미수습자 완전 수습과 세월호 진상규명을 위한 기원식'을 갖고 지난 3년간 정부의 미진한 대응을 비판했다.

한성대 1학년 박진원(19)씨는 "국민과 유가족의 목소리를 정부가 외면했다고 생각한다"며 "적절한 응보가 이뤄질 때까지 끝까지 함께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세월호 3주기 기억과 다짐의 버스 서울참가단'에는 대학생으로 이뤄진 '행동하는 학생 공동체 꿈꾸는 고래' 소속 30여명도 함께 했다.

이 단체 대표인 고려대 김현우(21)씨는 "세월호 3주기를 맞아 기억할 수 있는 장소에 모여 연대하자는 취지에서 목포를 찾았다"며 "오는 28∼29일 다시 목포신항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목포신항의 비교적 조용한 분위기는 세월호 참사 3주기 당일인 16일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세월호 3주기 '추모' 행사가 아직 가족을 찾지 못한 미수습자 가족에게는 그 자체로 고통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기 때문이다.

해양수산부는 전날 "미수습자 가족이 목포신항 인근에서 3주기 행사개최를 자제해 달라고 요청했다"며 "관계자 여러분의 이해와 협조를 부탁한다"고 당부한 바 있다.

이에따라 목포신항에서는 종교 행사를 제외하고는 대규모 추모 행사를 자제하는 분위기다.

천주교 광주대교구는 16일 오후 3시 '세월호 참사 3년 미사'를 목포신항에서 봉헌한다.

광주대교구장인 김희중 대주교와 교구 사제단 공동 집전으로 열리는 이날 미사는 미수습자 가족과 유가족들이 슬픔과 고통에서 벗어나길 희망하며 봉헌된다.

이 밖에 광주지역 시민단체 주관으로 '미수습자 온전한 수습! 세월호 진상규명! 황교안·해수부 규탄! 광주전남결의대회'가 예정돼 있다.




tsl@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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