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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북한의 교란 전술에 또 넘어가면 안 된다

입력 2017-04-16 19:18  

[연합시론] 북한의 교란 전술에 또 넘어가면 안 된다

(서울=연합뉴스) 북한이 태양절(김일성 생일) 다음 날인 16일 오전 결국 미사일 한 발을 시험 발사했다. 함경남도 신포 일대에서 쏘아진 이 미사일은 '거의 발사 직후' 폭발했다고 한다. 연료가 점화되자마자 폭발해 어떤 기종인지조차 분석이 어렵지만 일단 본격적인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은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이 개발 중인 신형 중·장거리 미사일 '북극성 2호'이거나 스커드-ER일 것이라는 추정이 나온다. 북한은 지난 5일에도 신포 일원에서 같은 종류로 추정되는 미사일을 1발 발사했다. 당시 미사일은 60여Km를 날아가 동해 상에 떨어졌다. 북한이 ICBM 전 단계의 미사일을 테스트하고 있지만 고체 연료 기술이 아직 불완전한 상태인 것 같다는 분석이 유력하다.



북한은 전날 태양절 열병식에서 수상쩍은 미사일을 하나 공개했다. 외관상 신형 ICBM에 쓰일 수도 있는 미사일 발사관과 발사 차량만공개한 것이다. 이 미사일 발사관은 겉보기에 러시아 신형 ICBM '토폴 엠(Topol-M)'과 흡사했지만 그 안에 ICBM 탄체가 들어 있는지는 확인할 수 없었다. 북한이 2012년 태양절 열병식에서 KN-08 미사일을 처음 공개했을 때도 가짜 '모형(MOCK-UP)'이란 분석이 제기됐다. 실제로 북한은 지금까지 사거리 3천여㎞의 무수단급 이상의 미사일은 한 번도 시험 발사한 적이 없다. 사거리 1만Km인 '토폴 엠' 같은 ICBM을 실전 배치하려면 20여 차례의 시험 발사를 거쳐 정밀도와 신뢰성을 90% 이상으로 높여야 한다. 한 번도 시험 발사를 하지 않은 ICBM을 실전에 배치할 수는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일치된 시각이다. 한 미사일 전문가는 "북한이 고체 엔진을 이용한 북극성 3형 ICBM을 개발하려하는 것 같다"면서 "하지만 북한의 ICBM 기술이 아직 구체화되지 않은 건 분명하다"고 말했다. 북한이 이번 열병식에서 마치 ICBM인 것처럼 공개한 발사관이 속임수일 가능성에 주목해야 한다. 북한의 장기인 위장·교란 전술일 수 있기 때문이다.



북한이 이처럼 '전략적 모호성'을 높이는 목적은 무엇보다 미국을 교란하는 데 있을 것이다. 북한의 ICBM 기술이 실제로 어떤 수준인지 추정·분석하기 어렵게 애매한 신호를 계속 내보내고 있다고 볼 여지가 충분하다. 미국 입장에서 북한의 ICBM 기술 수준은 이른바 '선제타격' 등의 전략적 판단을 내리는 데 중요한 기준이 될 수밖에 없다. 북한 핵무기의 미 본토 타격 가능성은 ICBM 기술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이번에 북한은 전략적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미사일 발사 시간도 치밀하게 골랐다. 한국 방문길에 오른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이 앵커리지에서 전용기에 오른 지 1시간 뒤였다. 15일 오후(현지시간) 플로리다의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북한의 미사일 도발을 보고받은 트럼프 대통령은 '평소와 달리'(외신 표현) 아무 말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이 일단 핵실험 카드를 접고, 미사일을 시험 발사함으로써 미국의 입장이 애매해질 수 있다. 연료 점화 직후 폭발한 것으로 관측된 미사일 발사를 놓고 계속 화를 내기도 어색한 게 사실이다. 되짚어보면 열병식에서 ICBM 비슷한 미사일 발사관만 공개되고, 다음 날 발사한 미사일이 제대로 비행하지도 못한 채 폭발한 것은 뭔가 석연찮다. 북한의 교묘한 심리적 교란 전술일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핵실험 카드는 숨겨 놓고, 미사일 카드는 모호하게 꺼내 들어 상대방의 힘을 빼려는 노림수일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북한이 미국의 압박에 굴복하지 않을 것임을 만천하에 밝혔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전날 외무성 부상의 '항전 의지' 표명에 이어 최룡해 당중앙위 부위원장도 열병식 연설에서 미국에 '일전불사'를 외쳤다. 이어 ICBM급 미사일 발사 차량과 발사관을 공개하고, 이튿날 기종 미상의 미사일을 발사했다. 중국 관영 CCTV가 지적했듯이 미국에 대한 '무력시위'가 아닐 수 없다. 이런 맥락에서 미국의 다음 수순이 더할 수 없이 중요하다고 본다. 이젠 짧고 급박한 호흡을 풀고, 중국이 본격적으로 나서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사실 군사적 타격을 빼면 북한의 숨통을 조일 수 있는 결정적 수단은 대부분 중국이 갖고 있다. 물론 중국도 미·중 정상회담 이후 대북 압박 수위를 급격히 높이고 있다. 하지만 무연탄 금수나 북한 관광 중단 정도로는 턱없이 부족하다. 당장 원유공급 중단까지 갈 필요는 없지만, 중국 금융기관 봉쇄나 경공업품 금수와 같이, 더 강력한 대북 압박에 나서야 한다. '계속 도발하다가는 정권 유지 자체가 어렵겠구나' 하는 공포심을 북한 정권에 심어줘야 한다. 그렇지 않고 섣불리 압박을 풀면 북한의 위장·교란 전술에 다시 놀아나는 꼴이 될 공산이 크다.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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