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불참으로 '상영 무산'도…"사드 갈등, 문화계 악영향 우려"
(전주=연합뉴스) 임채두 기자 = 제18회 전주국제영화제에 초청된 중국 영화감독이 내한(來韓)을 거절했다.
주한미군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로 한중 갈등이 고조되자 중국 감독들의 '정부 눈치 보기'가 본격화하는 양상이다.
18일 영화제 조직위에 따르면 중국 영화 '아이들은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다'의 감독 롱 꾸앙롱이 영화제 불참 의사를 밝혔다.
이 영화는 일가족 4명의 집단 자살 소식을 신문 기사로 접한 주인공이 사건이 일어난 마을에 몰래 잠입하는 과정을 그린 작품으로, 중국 정부의 어두운 단면을 드러냈다.
롱 꾸앙롱 감독은 '반체제' 성향의 영화를 제작하면서 공안에 필름을 뺏기고 체포된 경험이 있다.
하지만 그는 영화제 개막을 코앞에 두고 불참 의사를 조직위 측에 알려왔다.
그는 "요즘 한국과 중국 사이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중국 정부의 눈치가 보인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감독이 초청을 거부해 영화 상영이 무산되기도 했다.
중국 최고의 영화학교로 알려진 북경전영학원 출신 주유안쳉 감독의 '목화의 노래'가 당초 전주국제영화제 관객과 만나기로 돼 있었다.
하지만 주유안쳉 감독은 '한중 갈등과 중국 정부의 심기 불편' 등을 거론하며 영화제 참석을 거절했다.
영화제 조직위는 결국 해당 영화를 상영하지 않기로 했다.
한중간 사드 갈등이 양국의 민간교류 중단으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전주국제영화제 관계자는 "유독 이번 영화제에서는 중국 영화와 감독 초청이 어려웠다"며 "중국의 사드 보복이 문화예술계에까지 미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이 든다"고 말했다.
d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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