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지중해서 구조된 난민 8천500명 伊 속속 입국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유럽행 난민의 최대 관문이 된 이탈리아의 부담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가운데 반(反) 이민 성향의 이탈리아 극우 정당인 북부동맹이 난민 대량 유입을 방조하는 혐의로 정부를 고소하겠다고 밝혔다.
마테오 살비니 북부동맹 대표는 17일 "정부가 난민의 이탈리아 이주를 은밀하게 장려하고 있다"며 법률팀을 구성해 정부의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난민 이주가 조직적으로 이뤄지고, 자금이 지원되고 있다는 것이 이제 확실해졌다"며 "따라서 우리는 이탈리아 총리와 장관들, 해군과 해안경비대 수장들을 고소해 법정에 세울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살비니 대표의 이 같은 발언은 지난 14∼16일의 부활절 주말 동안 아프리카 난민들을 실은 고무보트, 목선이 리비아에서 이탈리아를 향해 속속 항해에 나서며 지중해에서 난민 8천500명이 구조되고, 13명이 사망한 직후 나온 것이다.
사흘 동안 이렇게 많은 난민이 구조된 것은 유례가 없는 일로, 일부 구조 단체는 40시간 연속으로 구조 작업에 매달리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구조된 난민들이 시칠리아 섬의 항구에 속속 도착함에 따라 이탈리아 정부는 난민들의 분산 수용안을 짜느라 골머리를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탈리아는 작년 3월 유럽연합(EU)과 터키가 맺은 난민 송환협정 이후 터키에서 그리스로 향하는 지중해 동부 뱃길의 이용이 뜸해진 대신 리비아와 이탈리아를 잇는 지중해 중부 뱃길로 난민 행렬이 몰린 탓에 유럽행 난민의 최대 관문이 됐다.
이탈리아에는 작년에 역대 최다인 난민 약 18만명이 들어온 데 이어 올 들어 최근까지도 전년에 비해 약 30% 늘어난 총 2만9천 명의 난민이 유입되는 등 난민 행렬이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으며 사회적·정치적 부담도 커지고 있다.
이탈리아 정부는 올해 난민 수용 센터에 들어가는 비용이 작년에 비해 10억 유로(약 1조2천200억원)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편, 국제이주기구(IOM)는 올 들어 현재까지 지중해에서 구조된 난민이 3만6천명으로 집계돼 작년 같은 기간(2만4천명)에 비해 크게 늘었다고 밝혔다. 이 기간 지중해에서 사망한 난민 수는 900명에 이른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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