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8 점유율 감소할듯…전분기 실적은 예상치 웃돌아
(서울=연합뉴스) 김윤구 기자 = 세계 최대의 스마트폰 칩 메이커인 퀄컴이 애플과의 소송 때문에 아이폰 칩 판매에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아이폰 8 칩의 점유율을 인텔에 빼앗길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19일(현지시간) 인베스터스비즈니스데일리에 따르면 로젠블라트증권의 장쥔 애널리스트는 퀄컴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하향 조정했다.
그는 이날 보고서에서 "애플이 올해 하반기 아이폰 8에서 퀄컴의 모뎀 비중을 60%에서 35%로 줄일 것"이라면서 "애플은 소송 중에 퀄컴을 압박하려 한다"고 말했다.
애플은 지난 1월 낸 소송에서 퀄컴이 과도한 로열티를 받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10억 달러를 요구했다.
장쥔은 퀄컴의 애플에 대한 칩 판매가 지난해 하반기 7천500만∼8천만대에서 올해 하반기 4천500만∼5천만대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애플은 퀄컴 매출에서 약 18∼20%를 차지하므로, 점유율 감소로 퀄컴의 올해 하반기 매출은 분기당 2억 달러(약 2천300억원)가 줄어들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그는 퀄컴이 중국 스마트폰 브랜드의 칩 점유율을 늘리더라도 이를 상쇄하기에 부족할 것이라고 말했다.
모건스탠리 제임스 포셋 애널리스트도 전날 보고서에서 퀄컴이 지난주 애플에 대해 맞소송을 제기한 이후 양사의 법적 다툼은 장기적인 소모전이 될 것으로 본다면서 퀄컴의 아이폰 칩 점유율이 감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두 회사가 금방 화해할 것으로 생각하는 투자자들이 있어 놀랐다"면서 "2∼3년이나 그보다 더 걸릴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퀄컴도 이날 실적 발표에서 애플과의 소송 때문에 다음 분기에 불확실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시장의 우려 속에 퀄컴의 실적은 예상치를 웃돌았다. 삼성의 갤럭시 S8 같은 새 스마트폰 출시에 힘입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 회사 주가는 시간외거래에서 2% 넘게 올랐다.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퀄컴의 전분기(지난달 26일까지 최근 3개월간) 매출은 50억 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10% 감소했다. 하지만 벤처캐피털 투자나 스톡옵션 같은 특정 항목을 조정한 후의 매출은 8% 늘어난 60억 달러로 애널리스트의 예상을 웃돌았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7억 달러로 36% 감소했으나 조정 후에는 28% 증가한 20억 달러에 이른다.
퀄컴은 블랙베리와의 분쟁이 분기 매출에 9억7천400만 달러의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퀄컴이 블랙베리에 로열티 8억1천500만 달러를 돌려주라는 중재 결정이 최근 있었다.
퀄컴은 또 애플의 일부 하청 제조업체가 최근 약 10억 달러의 로열티 지급을 미루고 있다고 밝혔다.
kimy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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