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학제개편하면 두 학년 신입생 한해에 몰린다?

입력 2017-04-21 17:12  

[팩트체크] 학제개편하면 두 학년 신입생 한해에 몰린다?

안철수 '5-5-2' 학제개편안 논란…"4년간 연차적용하면 큰 무리없어"

교육계에서도 이미 검토한 안…사회적 합의가 관건

(세종=연합뉴스) 고유선 기자 = 최근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의 학제개편 공약을 둘러싸고 학부모들 사이에서 논란이 일면서 그가 제시한 '5-5-2 학제'와 취학연령 하향조정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 국내 학생들은 만 6세(만 6세가 된 날이 속하는 해의 다음 해 3월 1일)에 초등학교에 입학해 3월 신학기·1년 2학기제와 초등 6년·중등 3년·고등 3년의 6-3-3 학제를 바탕으로 공부한다.

취학연령과 신학기, 초·중·고교 학제 등은 광복 이후 정해진 뒤 현재까지 큰 변화가 없었기 때문에 사회 변화에 알맞게 바꿔야 한다는 논의 역시 수십 년간 이어져왔다.

예를 들면 신학기를 9월로 바꾸는 방안의 경우 문민정부가 1997년 교육 국제화 방안의 하나로 제안했고, 참여정부는 2007년 학제개편안에 9월 학기제 도입을 중장기 과제로 넣었다. 박근혜 정부 역시 대통령직 인수위에서 9월 학기제 도입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안 후보가 제시한 공약은 3월 신학기제 외에 현행 학제의 큰 틀을 이루는 취학연령과 6-3-3 학제 두 가지를 모두 손보겠다는 것이다.






◇ 6-3-3 → 5-5-2 학제·취학연령 만 5세로

안 후보가 제시한 '5-5-2 학제'는 현재 만 6세부터 시작하는 초등학교 6년·중학교 3년·고등학교 3년의 학제를 만 3세부터 시작해 유치원 2년·초등 5년·중등 5년·진로탐색학교 또는 직업학교 2년으로 개편하겠다는 내용이다.

이렇게 되면 아이는 만 3세에 유치원, 5세에 초등학교, 10세에 중등학교에 들어가 15세에 중등학교를 졸업한다. 이때까지는 국가가 비용을 부담하는 의무교육이다.

중학교를 졸업한 아이는 이후 진로탐색학교에 진학해 2년간 학점을 쌓고 대학으로 진학할 것인지, 아니면 직업학교에 가 일찌감치 직업훈련을 받고 직장에 다닐지를 선택하게 된다.

성적순이 아니라 학점이수제도를 바탕으로 공부하기 때문에 과외를 받을 필요가 없고, 자격고사인 대학수학능력시험과 학교생활기록부, 면접 등으로 대학에 입학할 수 있다는 게 안 후보 측의 구상이다.

미국의 일부 주(州)와 캐나다·영국·일본 등은 초등학교가 6년제로 돼 있지만 프랑스(5-4-3 또는 5-3-3제)나 독일(주마다 다르지만 주로 4-6-3제)은 초등학교를 5년제로 정하고 있다.

취학연령 역시 캐나다·프랑스·일본·러시아 등은 만 6세, 영국과 미국·호주의 일부 주는 만 5세로 정하고 있다.






◇ 취학연령 낮추면 초등학교 신입생이 90만명?

하지만 최근 두 차례의 TV토론을 거치면서 취학연령 하향조정에 대한 해묵은 논란이 다시 고개를 들었다.

취학연령을 만 5세로 낮출 경우 제도 시행 직후 초등학교 신입생이 갑자기 늘어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2019학년도부터 새 학제를 적용한다고 가정하면, 기존 학제에 따라 만 6세 입학을 기다렸던 2012년생과, 새 학제에 따라 만 5세 입학 대상이 된 2013년생이 함께 초등학교에 들어가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초등학교 신입생이 배로 늘어난다. 이는 대입과 취업 경쟁률에 영향을 미치게 되고 교원 수와 교육시설 확보 등의 과제도 남긴다.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는 이달 13일 열린 한국기자협회·SBS 주최 토론회에서 "90만명이 12년간 대학도 같이 가고 사회도 같이 나오는데 그 친구들이 무슨 죄인가"라며 이런 문제점을 지적했다.

19일 열린 KBS 주최 토론회에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도 "2개년도 아이들이 함께 초등학교 입학해 대졸까지 12년을 함께 가게 되는데 어떻게 감당하겠는가"라고 물었다.

이에 대해 안 후보는 "지금은 12개월의 학생이 한 학년 입학한다. 만약 학제개편에 따라 1년 더 빨리 입학하게 되면 12개월이 아니라 15개월 학생이 한꺼번에 입학하는 것"이라며 "4년이 지나면 무리 없이 학제개편이 가능하다. 한 학년에 2개 2년 치 학생 수가 한꺼번에 몰리는 일은 없다"고 설명했다.

안 후보의 설명, 즉 4년간 만 5세 아동들을 4분의 1씩 나눠 입학시킴으로써 특정 학년에 학생 수가 급증하는 문제를 막는 방법은 기존에 수차례 논의됐던 취학연령 조정안 가운데 하나다.

예를 들면 2019학년도에는 만 6세인 2012년생과, 새 학제에 따라 입학 대상인 2013년생 가운데 1∼3월생 등 15개월간 태어난 아이들을 함께 입학시킨다. 같은 방식으로 2020학년도에는 2013년 4월∼2014년 6월생, 2021학년도에는 2014년 7월∼2015년 9월생, 2022학년도에는 2015년 10월∼2016년 12월생까지를 입학시킨다.

이렇게 되면 4년 뒤인 2023학년도부터는 만 5세 아동만(2017년생)이 입학할 수 있게 된다.

한국교육개발원은 2007년 내놓은 자료에서 2008학년도에 취학연령을 낮춰 만 6세 아동(약 51만명)과 만 5세 아동(약 48만명)을 함께 입학시킬 경우 이 해 신입생이 99만명에 달할 것으로 분석했다.

이에 비해 4년간 연차적으로 새 학제를 적용하면 2008학년도에는 당초 입학 예정(만 6세)인 51만명보다 약 12만명 많은 63만명이 입학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2007년 초등학교 입학생 59만명과 비교할 때, 약 4만명 늘어난 규모다.

교육계 관계자는 "생일을 기준으로 하는 것 외에도 추첨을 하거나 원하는 아이들부터 입학시키는 방식 등 취학연령을 낮추는 방식은 다양하다"며 "하지만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사회적인 합의다. 학제개편 논의가 수십년간 해결되지 않았던 것은 그간 사회적 공감대가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cind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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